아쿠아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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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집에 왔다. 툭하면 끊는 조퇴에 담임이 미심쩍은 듯 봤지만 이내 “열 오르는 것 같네”하며 보내줬다.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운동화를 주어서 옆으로 치웠다. 제대로 세워지지 않아 밑창을 보니 이상하게 닳아 있다.
“학교는.”
신발을 벗으며 뱉지만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는다.
“학교 또 안 갔어?”
상담 의자 위에 패딩을 벗어놓으며 평이하게 말한다.
“더 안 가면 유급 아니야? 중졸은 해야지.”
대답할 거라곤 기대도 안 했지만 연극배우처럼 착실히 말을 끝낸다.
이불을 펴기도 귀찮아서 바닥에 바로 누웠다. 아프다 한 건 거짓말인데 이상하게 머리가 무거웠다. 눈꺼풀이 천천히 오르내려 어룽어룽한 시야 사이로 검은 인영이 성큼 지나간다.
“김우진, 있으면서 답도 안 하고.”
우진인 거친 걸음걸이 그대로 엄마의 책상을 마구잡이로 헤집었다. 제 것인 양 탈탈 털어도 찾는 건 없는지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형, 돈.”
“모르지.”
우진이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나는 우진이의 말끝을 물고 잽싸게 대답한다. 매번 이런 식이다. 우진이는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나는 말끔한 척 판에 박힌 말만 한다. 우진이도 내 말 끝과 동시에 책장을 찬다. 다 낡은 책장은 더 가라앉을 것도 없어 소리만 요란하다. 걷어찬 발보다 뒷발목에 시선이 말린다. 검붉은 딱지 몇 줄이 길게 자리 잡았다.
“돈 찾으면 밴드라도 사.”
우진이는 나를 한참 노려보더니 “네가 다 쓰잖아”하고는 패딩을 들고 나가버렸다. 문이 덜 닫혔는지 그 뒤로 “추워 뒤지겠는데 학교는 무슨”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따 나갈 생각이었는데 꼼짝없이 기다리게 생겼다.

 

우진이는 한밤중에 들어왔고 도어락소리랑 맞물려 악쓰는 소리가 한참이나 이어지는 걸 보니 엄마한테 들킨 모양이었다. 엄마가 무어라 소리를 치면 우진이도 무어라 소리를 질렀다. 나중에는 소리가 섞여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를 날카로운 언어들이 쩌렁쩌렁 벽을 울려댔다. 다현이 잠기운인지 몇 번 움찔거리다가 이불을 당겨 둘둘 만다. 그 탓에 이불을 빼앗긴 수연이 “성다현, 가만히 있어”하고 잠꼬대처럼 속삭인다. 나는 가운데서 빠져 다현이 말고 있는 이불을 적당히 끌어당겨 수연이 위로 덮는다. 온 지 얼마 안 됐을 땐 매번 자다 깨어 울더니 지금은 익숙해졌는지 무감해졌는지 둘 다 새근새근 고르게 숨을 쉰다.
머리는 계속 멍하고 잠이라도 푹 자고 싶은데 이불을 주고 나니 잠이 쉬이 안 왔다. 곧 적응할까 싶었지만 갈수록 추위는 더 느껴졌다. 거실로 나가려 문을 여는데 비틀린 나무틀이 긁어내리는 소리를 냈다. 이 정도는 시끄러운 축에도 못 들어서 개의치 않았다. 우진이는 어디 갔는지 안 보이고 엄마로 보이는 형체는 거실에 드러누워 있다. 발에 걸린 유리병이 쓰러지며 요란한 소리를 낸다. 알코올향이 확 올라온다. 마찬가지로 나뒹구는 패딩을 주워서 창고로 갔다. 여기서 적당히 시간을 때워서 학교를 간 척 해야겠다. 오늘은 내가 패딩을 입었으니 내일은 우진이 차례지만, 모르겠다.

 

깜빡 잠들었다 깼다. 몇 시간이 지났는지 몰라 문을 벌컥 열지 못했다. 숨을 참고 가만히 있어도 밖에 들리는 소리는 없다. 나와서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였다. 생각보다 좀 늦긴 했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이번엔 우진이도 학교를 갔는지 아무도 없었다. 이쑤시개로 엄마 방문 손잡이를 쑤시고 문을 열었다. 나갈 때마다 문은 꼬박꼬박 잠그면서 정작 이렇게 허술하게 해놓은 건 정작 엄마가 생각할 때 중요한 건 이 안에 없기 때문이다. 침대 매트리스를 들고 커버 지퍼를 열어 잡히는 건 몽땅 꺼냈다. 몇 번이고 더듬어 확인도 했다. 엄마는 자신의 공간에 이럴 줄은 몰랐을 것이다. 모두 얼마인지는 제대로 세어보지 못해 모른다. 이번에도 셀 여유 같은 건 없이 가방에다 다 털어 넣는다. 카드는 추적이 가능해서 현금으로만 모아야 했다. 쓸어 담을 가방이 있는 게 다행이었다. 엄마는 날 고등학교에 보내고 싶지 않아 했다. 의무교육은 진작 끝났는데 왜 아직도 욕심을 부리냐고 달래다가 나중엔 돈이 없는데 어떻게 보내느냐고 화를 냈다. 나는 내려온 지원금에 대해 말했고 그러자 엄마는 그냥 고등학교에 보내줬다. 학교 핑계로 어떻게 가방이라도 구하지 못하면 동생들 것 하나를 들고 가야 했는데 미안할 일이 또 생길 뻔했다.

 

그대로 향한 곳은 지역에 위치한 커다란 아쿠아리움이었다. 큰 가방에서 정리하지 못한 돈을 주섬주섬 꺼내자 매표소 직원이 잠시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그게 다였다. 원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없다.
사방이 푸른 아쿠아리움의 파란 창을 한참 보고 있으면 조명이 차례로 내려가고 투명한 공간에 인어가 와 무어라 말을 건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딱지가 붙어 있는 문을 열고 연결된 계단을 오르면 인어가 물을 튕기며 나를 반긴다. 인어는 파닥파닥 계속 물을 뿌리고 나는 마음이 불편해진다. “나 이제 안 와.” 늦을수록 꺼내기 힘들 것이 뻔해 부러 빨리 뱉어버린다. 인어는 수족관 창에 팔을 올리곤 “음”했다. 집을 나오는 것보다 인어에게 이 말을 하는 게 더 힘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하게 “그렇구나”하고 수긍해버리니 허무했다. “그게 끝이야?” 인어는 음, 하며 약간 고민하더니 “그냥, 그럴 것 같았어”한다.

 

감사가 내려온다나. 엄마가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엄마 책상에 잔뜩 쌓인 서류에 엄마가 조만간 무언가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 알게 되었다. 가을 누나는 엄마가 그래서 답잖은 일을 하는 거랬다. 우리한테 내려온 돈을 이제야 급하게 쓰는 것이라고 했다. 욕조 수천 개가 모여 물고기가 떠다니는 곳. 아쿠아리움에선 시야가 푸른색으로 먹먹하게 먹혔다. 다들 멍하게 발걸음을 옮겼고 처음 보는 장황한 광경에 어딜 가든 투덜대던 우진이조차 조용히 이곳저곳을 오갔다. 우리는 둥둥 유영하는 물고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데 가을 누나는 앞으로 걸어가기만 했다. “누나는 왜 안 봐?” 우진이 못 참고 물었을 때 누나는 “나도 물고기 같다, 그치”하고 계속 걸었다. 물이 출렁거릴 때마다 푸른빛이 복도에서 일렁였다. 그 사이 서 있는 가을 누나는 꼭 물속에 있는 것 같아 그 뜬금없는 소리에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창밖이 짙은 남빛이었다. 아직도 아쿠아리움에 있는 꿈을 꾸는가보다 했는데 누가 손을 뻗어 내 앞에서 휘저었다. 가을 누나였다. “정신차려.” 가을 누나는 짧게 말했다. “나 갈 거야.” “어디로?” “어쨌든 공부를 해야 해, 알겠지?” 누나는 묻는 말엔 대답도 안 하고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거실에 서서 그 현실감 없는 장면만 곱씹는데 그제야 알았다. 엄마 방에서 여태껏 노란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누나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엄마는 찾지 않았다. 누나의 행방을 알려고 뒤진 서류속의 누나는 독립처리만 되어 있었다. 얼마 후 엄마의 통화로 엄마를 신고한 사람이 누나인 걸 알았다.
엄마한테서 알바비를 빼돌렸다. 최저시급이 올랐지만 나는 그 전부터 일을 하고 있어 적용이 안 된다고 둘러댄 말이 먹혔다. 두 달 정도 그 차액을 모으면 겨우 한 번 아쿠아리움을 갈까 말까 한 돈이 생겼다. 나중엔 심심찮게 돈을 훔치는 우진이에게 묻어가기도 했다. 정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누나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의무감으로 아쿠아리움을 다녔다.
인어를 처음 본 날도 그런 날이었다. 일렁이는 유리창을 끼고 있는 물속에서 앞만 보고 걷고 있는데 옆에서 둔탁한 소리가 났다. 옆을 보니 웬 사람이었다. 그냥 지나가려는데 다시금 똑똑, 하고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뭔가 싶다가 몸이 식었다. 사람이 왜 저기 있지? 생각까지 파랗게 멈추는 아쿠아리움에서 난 내가 물속에 있는지 저 사람이 물속에 있는지 생각해봐야 했다. 잠시 후에 사람이 물에 빠진 것이라는 결론이 났고 도움을 청하려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제야 이 공간에 나만 있는 걸 알아챘다. 잠시 물위로 고개를 내민 사람이 다시 들어와 내게 손짓했다. 홀린 듯 가까이 가니 열린 문 사이 계단을 가리키더니 멀어졌다. 괴기하게 마른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폐장시간 가까이 느적거리면 그 사람은 날 찾았고 거기서 개장시간까지 눌러앉아 있기도 했다. 처음엔 눈치를 살폈지만 사람은커녕 CCTV도 없었고 그 사람은 내가 무엇에 눈치 보는지조차 모르는 듯했다. 대화를 할 때도 고개만 내놓는 그 사람은 물속이 더 편한 것 같았다. 몸이 기괴하게 느껴지는 건 균형 잡히지 않은 발달 때문이었다. 묘하게 뒤틀린 몸이었다. 다리 같은 경우엔 땅 위에서 걸을 힘이 없었다. 항상 물속에서 살고 숨만 요령껏 쉬며 자유로이 유영하는 모습은 정말 인어 같았다. 그쯤 돼서 물속에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다리도 아름다워 보였다.
아쿠아리움은 환상적인 공간이니까 실은 정말 인어라고 믿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 한다는 인어쇼에 출연하는 그 사람을 봤을 때 첫만남에 사람이 물에 빠진 줄 알았을 때보다 더 놀랐다.
인어꼬리에서 빼낸 하체가 다시금 볼품없어졌다. 아쿠아리움 직원이냐고 묻는 말에 그 사람은 대답하기 꺼려했다. 굴하지 않고 일할 때만 있는 게 아니라 왜 항상 물속에서 사느냐 하니 곧장 불편함을 내비쳤다. 사장이 안 꺼내주는 거야? 이쯤 했을 때 그 사람은 내가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멀리 가버렸고 그 뒤부터 나는 그냥 그 사람을 인어라고 칭했다. 뭔가 맞지 않다는 생각은 했지만 적어도 인어는 인어라는 호칭을 불편해하지는 않았다.

 

인어가 오늘따라 희게 질렸다. “맞았어?” 인어는 웃으면서 도리질을 친다. “부었는데”하고 물으니 “있잖아, 나는 바다에서 왔어”하고 말을 가르고 들어온다. 갑작스런 말에 고개만 주억였다. 그냥,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던 것이었다. 인어든 인어가 아니든 일단 아쿠아리움 태생은 아닐 테니.“바다는 물이 짜.” 인어는 내가 듣고 있는 걸 확인이라도 하는 양 눈을 마주쳤다. “여기는, 싱거워. 물이. 그래서 그런 거야.” 인어는 손짓으로 물방울을 만들어낸다. 거짓말, 속삭이려는데 인어의 말이 빨랐다. “그러니까 와서 같이 울어줄래?”
적보랏빛 뺨에 손을 얹으니 뜨뜻하다. 물안에 계속 있었음에도. 그래서 나온 충동적인 말이었다. 남의 인생에 관여하기엔 버거우면서도 “바다로 갈래?”라고 물었고 인어는 이제껏 물어보지 않은 내가 무색하게 그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긍정의 대답을 했다.

 

가방은 앞으로 메고 패딩으로 인어의 다리를 감싸고 그대로 업었다. 직원 중에서 인어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사실상 없어 누가 제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모든 게 충동적이었다. 가까운 바다로 가는 버스를 끊고 기다리는데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문득 인어가 공기에 노출되어 바짝 말라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었다. 돌아본 인어는 새카만 눈으로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구경만 할 뿐 아무 이상 없어 보였다.
버스를 타고 얼마 안 있어 어둑해지더니 갑자기 비가 내렸다. 이렇게 추운데 눈도 아니고 비라니 좀 난데없었다. 버스기사가 통로 불까지 끄자 세상이 새까맣게 변해버렸다. 암흑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슬쩍슬쩍 내리치던 번개가 이제는 아주 요란했다. 수연이는 번개를 무서워한다. 다현이도. 우진이는 비를 정말 싫어한다. 그리고 오늘 너무 추운데. 아까부터 애써 하지 않고 있던 생각들이 번개 하나에 물꼬가 트여 줄줄이 이어져 나온다. 가을 누나가 사라졌을 때 아무도 섭섭함을 표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결국 그냥 나만 도망치는 거 아닐까? 조만간 정말 독립을 해야 했고 돈도 사실상 내 몫인 걸 챙겨 나온 것뿐이다. 우진이랑 같이 쓰는 패딩을 들고 나와버린 건 미안하지만…… 잘 모르겠다.

 

축축한 바깥만 보다가 언젠가부터 자고 있는 인어의 얼굴을 봤는데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 “바다야?” 나는 도리질을 쳤다. “저기 초롱아귀도 있는데.” 가리키는 손끝엔 빠르게 지나가는 가로등이 있었다. “아니잖아.”하니 번개가 치길 기다렸다가 하는 말이 “전기뱀장어도 있어”다. 그것도 아니라하니 “그럼 여긴 아쿠아리움이야? 저기 상어도 있고.”하고 새로이 묻는다. “너 진짜 바다로 가면 되는 거 맞아?” 바다가 뭔 줄 알아? 인어가 고개를 급하게 끄덕여 뒷말은 내뱉지 않고 삼켰다. “농담이지.” 인어가 푸스스 웃으면서 말했다. “너는 항상 여기 살았어?”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땅 위겠거니 미루어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너는 얼굴이 왜 부었지.” 대답이 없자 인어는 조그맣게 덧붙인다. “너도 사실 바다에서 왔나봐.”

 

비는 갈수록 거세졌고 바닷가까지 왔는데도 인어를 쉬이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빨리, 얼른.” 몇 번이고 보채는 소리를 듣고서야 인어를 다 젖은 모래사장 위에 내려놨다. “늦었다, 빨리 가봐.” 인어는 패딩 지퍼를 내리며 말했다. 말라비틀어진 다리를 내놓은 인어와 몰아치는 바다가 비현실적이었다. 인어가 슬금슬금 뒤로 몸을 뺐다. 좀 더 가면 바다였다. 나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따라가니 인어가 저리가라며 내 뒤로 고갯짓했다. 그러니까, 말려야 되는 걸 아는데 그럴 수 없는 건 무엇 때문이지? 등부터 물에 빠지는 인어에게 나는 패딩을 던져줬다. 인어는 거절하지 않고 패딩을 껴안은 채 물속에 잠긴다, 잠겼다.
버스터미널에 들어가자 인어를 업고 있을 때도 시선 한 번 안 주던 사람들이 일제히 쳐다본다. 편의점에 들어가자 계산기를 쥔 사람이 “손님, 물…….”하며 바닥을 가리킨다. 그제야 제대로 젖은 걸 안다. 그 순간에도 돈 걱정을 했다가, 이내 돈은 종이가 아니니까 괜찮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고 멍청하게 안심한다. 밴드 한 통을 샀다. 주인은 우산을 권했지만 이미 다 맞은 게 뭔 소용인가 싶었다. 버스기사한테 사정을 해 옷을 다 짜내고 좌석에 앉는 걸 조건으로 겨우 버스를 탔다. 돌아가는 버스는 아까만큼 요란하진 않았다. 창밖만 봤다. 인어가 존재하긴 했는지 헷갈렸다. 모든 게 상상 같았다. 창에 맺힌 물방울에 산란되는 빛들에 얼핏 보면 바닷속 같기도 했다. 창 안에 있으니 아쿠아리움일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문 앞에 서서 잠시 망설였다. 말도 안 된다는 거 알지만 문을 열었을 때 전기뱀장어가, 인어가, 바다가 날 맞이하길. 이 시간이면 잠금쇠를 삼중으로 걸었을 게 뻔해 다 얼어붙어 무감한 손으로 문을 두드린다. 문은 신경질적으로 벌컥 열리고 내뻗치는 건 아귀가 아닌 손아귀지만 인어도 한 번의 두드림으로 바다에 간 건 아니니까, 문은 쾅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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