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서 가장 높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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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바닥에 걸려있는 곳
나는 이곳에 있다
검은 먹구름에 의지해 허공에 떠 있는 나는
온몸이 떨리도록 잔뜩 힘을 준 채
지하로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올라간다면 후에 내려오겠지만
떨어졌다고 끝없이 추락하는 나는
하늘이 택한 낙하 물체인가 보다
나의 밑바닥인지 어디인지
가늠하고 싶은 자의 소행인가 보다
이곳이 끝이라고 여겼음에도
추락의 두려움은 땅 밑까지 파고들며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나는 지옥의 머리 부근에서 죽어가고 있다
매일 떨어질 준비를 한다
부디 하루하루 머리가 곤두박질 쳐서
바닥이 흥건해지길 바랄 뿐이다
붉게 생긴 물결 위로 내 영혼이
이제는 진득하고 자유롭게 다니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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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운

백월14님 시 잘 읽었습니다. "떨어졌다고 끝없이 추락하는 나는 / 하늘이 택한 낙하 물체인가 보다"라는 말이 좋네요. '나'라고 쓰지 말고 '그'라고 써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상황이나 처지가 '나'이더라도 '그'라고 한 번 써보세요. 나를 타자화시켜 바라보면서 써보셔도 좋을 것 같고요. 화이팅. 그리고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당대의 시들을 많이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