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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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새해가 된지도 어느덧 열흘이 넘었어요. 12월 말에 A형 독감에 걸려 앓았었는데, 역시 건강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틴 친구들은 새해 계획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여러가지 계획을 세웠지만 벌써 몇 개는 실패했답니다. 올해도 잘 쓰고 잘 놀고 잘 공부하는 해가 되길 바랍니다. 방학도 중간으로 접어들고 있는데 써낸 결과물은 꼭 업로드해 주시길. 독감도 조심하시길 바래요.

 

  이번에는 새로 온 회원 분들이 다양하고 이채로운 글들을 보여주었어요. 계속 활동하시던 분들 또한 언제나처럼 자신만의 스타일과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글들을 업로드해 주셨습니다. 게시판 운영과 관련한 몇 가지 사항을 말씀드릴게요.

 

  1. 이 게시판에서 월장원 심사 대상이 되는 글들은 일정한 분량이 넘은 소설들입니다. 꽁트의 경우 최소한 원고지 15매 이상, 단편소설의 경우 원고지 40매 이상이 되는 글들을 업로드해 주세요. 이 형식은 소설 편당의 완성도, 그리고 그것이 독립된 작품으로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또 작가가 자신의 문학작품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퇴고 전 작품과 퇴고 후 작품을 모두 올려주시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만약 퇴고 이후 작품이 일정 상태 이상 변했다면, 이전 달에 올린 소설을 다음 달에 다시 업로드하는 것도 무방해요. 작품의 질이 퇴고 전보다 좋아졌을 경우 월장원 심사 대상에도 포함이 되며, 다시 한번 평가 및 조언을 드릴 거에요. 이 게시판의 주인은 소설을 쓰는 글틴 회원 분들입니다. 다양하게 사용해주셨으면 좋겠어요.

  3.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 게시판에 활동하며 소설을 올린 분들의 경우 보다 상세한 조언이 가능할 것 같아요. 작품 편당으로 조언을 드리는 것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여러 차례 소설을 올려주셨던 회원 분들은 이전까지 제가 보아 왔던 작품 세계와 스타일, 천착하고 있는 주제를 고려하여 더 긴밀하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소설을 업로드해 주시길 바래요.

 

  이번 달 총평을 말씀드릴게요.

 

  이번 달에는 유독 자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는 소설들이 많았어요. 살인이나 죽음, 자살과도 같은 극단적인 정황은 그것 자체로 “사건”이 되며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문학은 끔찍한 사건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죽음은 실제로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고, 우리 주변에 있는 참혹하며 설명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 언급하며 그것을 들여다보는 일, 그들을 애도하는 작업은 문학의 주된 기능 중 하나이지요. 그러나 죽음에 대해 쓰는 일은 신중함과 성실함을 요구하기도 해요. 충격적인 드라마나 감정의 단순한 분출을 위해 죽음과 살인과 같은 자극적인 정황이 소비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죽음과 살인과 같은 사건을 다룰 경우 작가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그것이 자극이나 감정을 보충하기 위한 매개로만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죽음을 응시하는 “나”의 시선과 태도는 어떤 것인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번 달도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글이 올라왔어요. 문학은 어떤 스타일이든 허용하는 체계입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지길 희망해요.

 

  이번 달 월장원 후보를 발표하겠습니다.

 

  연진수 님의 <안녕, 좀비>는 라이트노벨적인 스타일로 사회적인 메시지를 다루고 있는 독특한 소설입니다. 상자와 슈레딩거의 비유 또한 일본 라이트노벨에 가까운 문체와 섞여 참신하게 읽혔고, 상자를 환상적으로 사용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중층해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메시지는 직접적이고 우직하며, 환상을 전개할 때는 또 능청스러워지는 전개가 좋았네요. 설정을 풀어 놓는 부분에서 다소 납득되지 않거나 장황해지는 부분이 있었고, 몇몇 에피소드나 “슈레딩거” 캐릭터가 일본 애니매이션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상황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다음 소설이 궁금해지는 작품이에요.

  열서 님의 <고설산>은 아름다움을 찾아 고설산에 오른 인물의 하룻밤을 다룬 소설이에요. 눈의 이미지와 “그녀”와의 몽환적인 대화와 그 장면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둘러싸고 있는 “나”의 생각이 다소 관념적이고 작위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었고, 그녀의 이야기가 드러나지 않아 그녀의 죽음이 막연해 보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퇴고를 한 버전을 다시 읽고 싶은 작품입니다. 퇴고한 버전에서는 “나”나 “아름다움”에 대한 관념을 줄이고 하룻밤의 이미지에 더 천착하는 것이 어떨까요.

  비룡 님의 <존재>는 안정감과 완성도가 있는 소설이었어요. 몸이 투명해지는 환상적인 정황과 인턴 사원 간의 에피소드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 개인의 소외를 알레고리적으로 감각화한 소설입니다. 투명해지는 몸과 인물이 느끼는 신체 감각들의 서술이 인물의 내면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해요. 만일 이 소설을 확장시킬 수 있다면 “수현 씨”와의 관계나 회식 정황을 늘려서 보다 다양한 긴장감을 전달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추상적인 제목과 짧은 분량이 아쉬웠어요.

  필심 님의 <남겨진 사람>은 따뜻하기도, 서정적이기도, 서글프기도 한 소설입니다. 문장이 정갈하고 그 나이와 시절에 느낄 수 있는 일상적 감정이 잘 전달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짧은 분량의 꽁트보다 단편소설로 늘릴 단초가 많은 소설이에요. 미진의 소외나 세실에게 갖는 감정의 변화, 환상적 존재인 세실의 사연 같은 것들을 추가해 소설의 분량을 늘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몇몇 시적인 문장이 좋지만 아이디어 단계에 있는 소설처럼도 보인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서윤호 님의 <스트레이트>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적 디테일과 함께 "나"와 "아버지"가 처한 서글프고 고립된 상황이 전해지는 소설입니다. 주제의식 또한 지난번 소설보다 견고해진 느낌, 이야기를 펼쳐놓는 솜씨 또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빽빽한 문장들 때문에 가독성이 부족해 숨구멍이 필요해 보였고, 인물들 사이의 갈등이나 서사가 다 전개되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이 아쉬웠어요. 퇴고 후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이번에는 소설이 많이 올라왔고, 월장원 후보 또한 각축전을 벌였어요. 저 또한 어떤 작품을 선정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다섯 작품 다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었어요.

  다른 소설들의 퇴고한 버전을 기다리며, 이번 월장원은 연진수 님의 <안녕, 좀비>로 정하겠습니다. 이 소설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순수문학"에 전혀 가깝지 않고(그러지 않아도 되지만요) 슈레딩거 캐릭터나 일본 애니매이션적으로 과장된 몇몇 상황, 문체가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스타일적으로 참신한 시도였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더 주었습니다. 다음 소설들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곧 다시 뵈어요. 옷 따뜻하게 여미고 다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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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진수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우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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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도 다음달쯤 한 편 올릴 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