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뭐길래, 그까이거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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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했는데, 잘 안 된 것 같다.”

힘없이 말하니 친구가 등을 툭툭 두드렸다. 고등학교에 올라와 매일같이 함께 다니는 단짝이었다. 대학이 인생의 전부냐, 떨어져도 뭐 어떠니, 다른 일 하다보면 금방 잊어버릴 거라고 위로했지만 한순간 그 말이 들릴 리 없었다. 뒤풀이라도 하러 가자는 손을 뿌리치고 집에 돌아왔다. 가방을 내려두고 침대에 누우니 눈물이 나왔다. 참았던 설움이 터진 거다.

3년간 학급 반장 동아리 부장을 도맡아 했고, 성적 관리하랴 수업 시간에 발표하랴 대회 나가서 상 타오랴 학생부 관리도 뼈 빠지게 했다. 이 모든 건 결국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것, 그동안 아들 뒷바라지 하며 고생하신 부모님 얼굴에 미소 한 번 번지게 해 드리기 위한 것이었다.

착실하게 해온 학교생활을 증명해주는 건 열댓 장의 생활기록부였다. 이 종이쪼가리가 학생들의 남은 인생을 좌우한다는 사실이 씁쓸했지만, 대학교를 알아보며 원서를 쓰고 있자니 고3이라는 게, 나아가 이제 대학생이라는 게 실감났다.

1차 발표가 서서히 시작되었고 친구들 사이에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리기 시작했다. 곧 내가 지원한 대학교들의 발표순서도 다가왔다. 첫 번째 대학교에서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다 붙는 건 애초 기대도 안 했다고 스스로 위로했다. 그렇게 맞이한 두 번째, 세 번째, 결국 다섯 번째까지, 좋은 소식은 없었다.

여섯 개의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우리나라 입시 체계에서 학생부 위주로 준비한 나는 딱 하나 남은 기회가 절실해질 수밖에 없었다. 간신히 1차에 합격했고, 면접도 잘 봤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열심히 쌓아 온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 다른 세상에 있는 듯 억울한 기분이었다. 원망의 화살은 괜히 친구들이나 선생님에게 향했고, 입시 지원 전략을 잘못 계획한 나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머릿속이 너무 어지러웠고, 그 어지러움은 곧 우울함으로 번졌다.

그런 와중 날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친구는 이 녀석 하나뿐이었다. 매정하게 손을 뿌리치듯 나왔는데도 그날 밤 내 휴대전화에 도착한 건 힘내라는 긴 내용의 문자였다. 먼 지역에서 전학 온 친구, 반장이었던 내가 여러 가지 알려주며 친한 사이로 발전해 지금까지 여러 문제가 있어도 잘 헤쳐 왔었다.

“지금은 내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이것만 알아둬. 이 일을 발판 삼아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정말로 고생 많이 했어.”

문자에는 상심한 날 위해 좋은 말을 해주려고 노력하는 친구의 의지가 가득했다. 크게 싸워 별거하시는 부모님이라는 좋지만은 않는 가정환경에서 어린 나이부터 자라왔고, 대학 또한 일찌감치 포기한 채 3학년이 되자마자 실업계로 빠진 친구. 그런 녀석도 풀죽은 나를 위해 이런 문자를 보내오고 있었다.

계속 우울하게 있어봤자 이미 돌아간 시곗바늘이었다. 너무 답답했고, 처음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끝내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게 내 인생에서 진정 처음으로 느끼는 ‘실패’라고 말이다.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긍정적인 생각들을 떠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괜히 한숨 섞인 웃음이 나왔다. 그래,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이랬던 순간도 안주 삼아 이야기하겠지. 가슴 깊은 곳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조용하게 마음을 울렸다.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아. 이번 일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야. 앞으로도 그 교훈을 잊지 말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알고 있었다. 실망에 빠져 있는 나를 위로해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었다. 친구를 불러 평소 둘이 자주 가던 식당으로 향했다. 웃고 있는 내 모습에 의외라는 눈치였다.

“오늘은 내가 산다.”

“웬일이야? 이제 좀 진정이 됐어?”

음식을 주문한 뒤 컵에 물을 따르고, 친구 앞에 수저를 놓아주며 말했다.

“제멋대로 굴어서 미안. 앞으로는 상심 같은 거 안 할게. 내 할 일 열심히 잘 하면 대학보다 더 갚진 게 찾아오겠지.”

친구는 괜히 민망한지 호탕하게 하하 웃더니 내 마음에 평안을 되찾아 주었다.

“그래, 잘 먹을게.”

부른 배를 이끌고 집에 돌아왔다. 단순히 밥을 먹어서가 아닌, 더 가치 있는 소중한 무언가가 더해져 부른 배였다. 개운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몸을 크게 벌렸다. 이번 일을 내 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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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현

안녕하세요. 토모야님. 첫 만남 반갑습니다. 삼 년간의 노력과 수고가 아쉽게도 대학입학이라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네요. 열심히 준비했던 만큼 혼란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힘이 되어 준 친구가 옆에 있어 그나마 많은 위로가 되었겠어요. 고3 생활 동안 대입을 준비하고 지원했던 과정, 결과를 함께 지켜봐 준 친구와의 관계 등이 잘 그려졌네요. 대입을 준비했던 작자와는 달리 취업을 선택한 친구의 처지가 대비되어 친구의 위로가 더 값있게 느껴졌습니다. 친구로 인해 ‘대입 실패를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결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글의 주제를 좀 더 확실하게 잡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야기가 ‘대입에 실패했지만 이 경험이 전환점이 되어 더 멋진 삶을 살아가는데 토대가 될 것이다.’와 ‘대입에 실패한 나를 위로해…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