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고리

 

토성은 고리를 쌓았다
허물없음이 상처입히고 마니까
가장 쓸모없는 존재도
제일 아름다운 형상을 지으면
누구든 직공을 칭찬하고 마니까
또한 흉을 지으게 되니까

 

토성은 고리를 녹인다
허물이 사람을 외롭게 하니까
가장 많은 고리로 치장했음에도
제일 작은 먼지 덩어리는
꾸준히 남아 폐 한 구석을
어지럽히고 마니까

 

사실 내가 배우고 싶었던 것은
우주의 티끌이 되는 법
티끌이 모여 별을 이루는 것
토성에 섞이지 않는 법을 알고
또 다른 고리를 만드는 법
베틀을 다룰 줄 알아야
망가뜨리기에 쉬우니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우리는 어쩌면 잘도 알아서 매여 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우리는 제법 얽혀 있다

 

토성은 물 위에서도 뜬다는데
뭍에서도 가라앉는 우리는
날 적부터 고리를 절렁이던 우리는
퍽 불쌍한 처지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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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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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운

광원님 시 잘 읽었습니다. 토성-허물-관계… 그런 시군요. 뭔가 정직한 시라서 눈을 오래 붙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기에 우리는 제법 얽혀 있다" 이런 문장도 좋았구요. 이 시를 산문으로 쓸 수 있을까요? 그러면 좀더 질서정연하게 읽힐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꼭 시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시가 잘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