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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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지난 해보다는 따뜻한 겨울이에요. 그래도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네요. 글틴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이번 달에도 새로운 회원들이 많이 유입되었고, 기존 회원들 중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여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올해가 지나고 어떤 작가로 성장하게 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아침마다 미세먼지 수치 체크 꼭 하고, 마스크도 꼭 쓰고 다니시길 바래요.

 

이번 달 총평을 말씀드릴게요.

 

이번 달엔 짧은 꽁트들이 많이 올라왔어요. 꽁트에 다 표현되지 않은 갈등과 사연들, 꽁트 속에 드러났던 장면과 인물에 대한 애정이 단편소설로 연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설은 일단 나아가는 일이에요. 이야기의 공간으로 첫 발을 들여놓았다면 자신이 모르는 먼 장소와 이야기를 향해 두려움 없이 항해해 보는 것도 좋은 글쓰기의 경험이 됩니다. 또 1인칭 시점으로 쓰여진 소설이 많았어요. 1인칭 인물은 서술자를 화자나 주인물로 내세우기에 소설을 전개하기에 유리할 수도 있는데요. 그러나 1인칭 "나" 또한 서술자가 아니라 소설 속에 포함된 하나의 인물에 가깝습니다. 미학적 거리가 필요해요. 소설에 등장하는 "나"가 감정이나 생각들을 여과기 없이 꺼내놓을 경우 소설의 객관성을 해칠 수도 있구요. 또 서사의 전개가 "나"의 머릿속에서만 맴돌면 내용이 자의적이 될 수도 있지요. 1인칭을 쓸 경우에도 3인칭 시점과 유사한 거리감을 가지고 인물과 배경과 사건을 천천히 설득하고 보여주며 숨기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1월 월장원 후보를 발표할게요.

 

성현 님의 3편의 꽁트(헌책방, 환생은 실형입니다, 휴게소)를 먼저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소설들은 각자의 장점을 지니고 있는 꽁트들이었어요. 헌책방 같은 경우 공간의 서정성이 잘 전달되고, 환생은 실형입니다는 아이디어가 재밌습니다. 휴게소는 인물 사이에 교환되는 대화가 탄력적이고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성현 님의 단편소설이 궁금해집니다. <밤비 신드롬>은 조금 아쉬웠어요.

이꼴 님의 <아쿠아리움>은 인어를 아쿠아리움에서 바다까지 데리고 가는 환상성 짙은 이야기, 그리고 다인가족이라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뒤섞여 있었어요. 인어와의 대화나 "패딩을 던져"주는 장면에서 잔잔한 시적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어와의 에피소드(대화)나 다인가족 에피소드가 충분히 진척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웠고, 문단과 문단 사이의 공백이 크다는 느낌 또한 지적할 부분이에요. 중간부에 더 쓰여질 부분이 많은 소설입니다.

최이수안 님의 <아라베스크>는 발레로 인해 갈등을 겪는 어머니와의 공감과 화해를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인물의 내면성이 서정적이고 차분하게 전달되어요. 특히 창미와의 관계가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우정이나 인물이 가진 상처에 대한 세부를 포착하고 그것을 문장으로 옮기는 솜씨가 일상적이기도 하면서 구체적이기도 해서 자연스레 독자를 설득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소설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나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의 단초나 그 화해가 도식적이고 평면적이었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서윤호 님의 <운전의 기술>은 두달 쯤 전에 게시한 적이 있는, 그리고 한 차례 퇴고를 거친 작품입니다. 후반부의 아쉬움이 많이 만회되어 있었습니다. 완성도가 높았고, 역시 어떤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운전을 매개로 차분하고 또박또박 전달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서술적 디테일 또한 빛나네요. 인물들 또한 이전 버전보다 구체적이 되었습니다. 집요하게 자신의 소설을 설득시키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외에도 장아연 님의 <파란 곡>의 발랄한 전개, 랑뚜 님의 <Last Mother>에서의 "들을 수가 없어요"고 되뇌이며 밤마다 편지를 쓰는 소년의 모습, 멜론소다 님의 <색깔>의 아름다운 문장, 빛낢 님의 <주제는 만남입니다>에 표현된 문학의 위안, 환월 님의 <교실 밖 풍경>에서 표현된 바깥으로 나아가려는 인물의 신실한 의지 등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분들의 소설들도 모두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점을 저울해본 결과, 이번 월장원은 최이수안 님의 <아라베스크>서윤호 님의 <운전의 기술>입니다. 다른 분들도 퇴고한 버전을 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잠깐, 그리고 이번엔 중등부에도 월장원이 있어요. 멜론소다 님의 <색깔>입니다.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소설인데, 눈여겨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곧 다시 뵙겠습니다. 건강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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