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자호란의 치욕을 풀다

조선시대 인조가 청나라의 왕 앞에서 머리를 조아렸던 아주 치욕스러운 사건, 병자호란. 병자호란은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입힌 아주 큰 역사적인 사건이다. 오늘은 이 사건을 바탕으로 써진 소설 ‘박씨전’을 오늘 소개해주려고 한다.

박씨 부인이라는 아주 못생긴 부인이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마치 두꺼비의 등껍질과 같았다. 그런 얼굴 때문에 신랑과 시어머니는 박씨 부인을 미워하고 오직 시아버지인 이득춘만이 그녀가 큰일을 할 것이라 믿었다. 어느 날 그녀의 남편이 급제를 하고 며칠 뒤, 그녀는 허물을 벗고 아리따운 여인으로 바뀌었다. 집안의 모든 사람은 놀라고, 박씨 부인과 그녀의 남편은 그 후로 조선 제일가는 금슬 좋은 부부가 되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병자호란이 일어나니, 나라는 아수라장이 되고 피로 물들었다. 이때 박씨 부인이 자신의 능력으로 청나라 오랑캐들을 무찌르니, 오랑캐들은 싹싹 빌려 살려달라고 박씨 부인에게 매달렸다. 박씨 부인이 오랑캐를 무찌르고 돌아오니 인조는 기뻐하며 ‘정렬부인’이라는 칭호를 내리고 만금을 주었다. 그 후 박씨 부인은 평범한 삶을 살다가 80세에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났다.

‘박씨전’은 실제 일어난 사건인 병자호란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조선시대 인조가 나라를 다스리던 시절에 중국 청나라 오랑캐들이 조선으로 쳐들어와 우리 백성들을 잔인하게 죽이고, 재물을 빼앗았다. 그때 조선은 크게 패하여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소설에서는 박씨 부인이라는 한 여자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신비한 능력으로 오랑캐들을 죽여 청나라가 크게 패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어져 있다. 아마 청나라에게 패함으로 인하여 인조가 겪은 치욕스러움과 조선이 입은 크나큰 상처를 이 소설에서라도 청나라와의 싸움에서 이겨 극복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소설을 읽다보면 당시 백성들이 병자호란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고 청나라에 대한 복수심에 불탔는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박씨전에서 주인공은 고전 소설에서는 드물게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있다. 옛날 우리나라 여자들의 사회적 위치를 생각해보면 지식을 쌓고 관리가 되어 출세하기는커녕 맨날 남자들의 그늘 밑에 가려지기만 했으니 당시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영웅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그동안 남자 밑에서 가려지기만 했던 여자들이 청나라 오랑캐들을 물리칠 만큼 오랑캐를 업신여겼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글을 아는 여성들도 점점 늘게 되어 여성 독자가 꽤 생기게 되니 작가가 여성 독자들도 의식하며 소설을 지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박씨전은 백성들의 청나라에 대한 억울함과 여성들의 그동안 남성들에게 눌려왔던 마음을 한꺼번에 풀 수 있는 소설이 되는 셈이다.

이 소설은 내가 어릴 적에도 서너 번 정도 읽어보았던 책이다. 그때는 아직 병자호란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나는 그저 박씨 부인이 조선에 침범하는 청나라 오랑캐들을 물리쳐 나라에 인정을 받고 영웅이 되는 이야기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병자호란에 대해 잘 알게 된 후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으니 그때의 시대상이나 당시 여성에 대한 차별 등 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는 게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한 가지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이 소설의 작가가 미상이라는 것이다. 언뜻 보면 이게 왜 놀라운 사실인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가 미상이라는 것은 곧 이 이야기가 백성들 사이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데도 다른 출판사의 박씨전을 읽어본 결과 다른 점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이 소설이 백성들에게 엄청난 인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만큼 백성들이 청나라에 얼마나 굴욕이 쌓였고 이 소설을 통해 그 굴욕을 해소하고자 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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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은실

안녕하세요. 네일아트님! 에 대해 써주셨네요. 오랜만에 고전 소설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새롭네요^^ 네일아트님의 글에서 포인트를 잡아 좀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을 부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해볼게요. -먼저 네일아트님이 이 작품을 선정한 이유가 더 잘 드러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큰 역사적 사건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네일아트님 자신에게 이 글이 어떠한 의미로 다가와서 소개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글 전반적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용 정리와 거시적 차원의 의미를 전달하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인 구조로 이해되었어요. 여기에서, '여성'의 위치를 보다 줌인하여서 네일아트님의 의견을 얹고자 하였다고 느껴졌어요. 이 부분에서 네일아트 님 개인의 독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소설의 역사적 의의라는 것은 이것을 읽는 '보편 정서'의 차원에서 중요한 측면이 있어요.…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