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어렵다

모든지 잘하고픈 욕심에서 비롯된 건지, 부담감이 있는지 글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 설령 글쓰기를 시작했더라도 몇 줄 쓰고 더 못 쓰겠어서 지우곤 한다.
아직 너무나 부족한 습작생이니 글을 못 쓰는 게 당연한데 왜 나는 당연한 걸 받아들이는 게 힘이 들까.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글을 많이 쓰는 게 기본인데 '기본도 못하면서 어떻게 좋은 글을 쓰고 작품을 만들지.' 라는 생각도 든다.
글은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고 많은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기 힘들어서 글쓰기를 힘들어한다. 나를 드러내는 것쯤이야 정말로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나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위로 받고, 좋은 쪽으로 발전한다면 그것보다 더한 보람은 없으리라. 그럼에도 나를 드러내는 게 힘든 건 내가 나를 아직 모르는 게 아닐까. 모르니까 드러내는 방법도 모르는 것이지.
항상 의문이었다. 왜 내 인생인데 내가 아닌 다른 것들로 구성이 되어있는지. 유년기 때는 부모가, 얼마 전에는 친구가 내 인생의 전부였고 영원할 줄로만 알았다. 우여곡절 끝에 내 인생은 오로지 나로 이루어져야만 하는구나를 깨달았다.
내 속을 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책을 읽는 거였다. 지금 내 글을 읽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을 확률이 높으니 뻔한 클리셰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책을 읽었고 지금도 읽는 중이다. 책이 좋다기 보다는 책을 통하여 내가 느끼고 성장하는 게 뿌듯했다. 단순히 독해력을 늘리기 위해서라면 책에 있는 활자가 중요하지만 나는 책을 통해서 생각하고 주인공의 감정 변화로 인해 내가 간접 경험을 하고 이를 통해 나도 같이 성장할 발판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나를 알게 되었느냐고 물으면 내 대답은 "아니다."이다.
오히려 어려워졌다. 예와 지금은 매우 달라져서 비교 대상에 적절치 않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기 조차 힘들다. 내성적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외향적이기도 하고, 문과 머리인가 싶다가도 이과 머리에 어울리기도 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지만 온전히 혼자인 적이 없어서 외로움을 못 타서 그리 생각하나 싶기도 하다.
필자 자신을 모르는데 소설 속의 주인공 마음을 꿰뚫고 인물들의 감정과 행동을 묘사한다는 건 모순이다. 아직 나는 글을 쓸 깜냥이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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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현

안녕하세요. 이라온님. 반갑습니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글로 올려주셨네요. 이라온님의 여러 고민과 사유들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이야기를 만드는 일부터 문법부터 문장까지 글 쓰는 일은 저에게도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늘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쓰기가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내면을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중이시군요. 저는 자신을 드러낸다고 하기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면화해서 자신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 겪는 과정들은 같을 것 같아요.) 하지만 모두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겠지요? 글쓰기에 대해 각자 자신만의 관점이 있을 거예요. 그래도 분명한 건 글쓰기를 하는 과정에 뒤따르는 이런저런 고민과 생각들이 글을 쓰는 작자를 성숙하게 만든다는…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