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詩

도시는 싫다. 도시는
총총한 밤하늘 별을 요리하지 않는다. 도시는
상쾌하고 싱그러운 나무들을 심지 않는다. 도시는
시원한 바람과 청결한 빗줄기를 뿌리지 않는다. 도시는
산뜻한 공기와 따뜻한 햇살을 만들지 않는다. 도시는
화려한 꽃과 광활한 들판을 꾸미지 않는다. 도시는
맛있는 눈송이와 먹음직한 밤송이를 떨구지 않는다. 도시는
붉은 노을과 붉은 단풍을 색칠하지 않는다. 도시는
꼬끼오 수탉과 음머어 암소와 컹컹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다. 도시는
살을 태우는 햇빛을 수많은 빼빼로로 가득 메운다. 도시는
검은 담배연기와 100만 볼트의 전류를 뿜어낸다. 도시는
거리마다 그림자를 드리우고 웃음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도시는
어디를 가도 눈부시고 피로한 빛만 보여줄 뿐이다. 도시는
언제나 밝음만 머금고 있어 따갑고 눈물이 난다. 도시에 있으면
그밖에 아무것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 날
지구만한 운석이 눈부시게 달려오면 쾅, 하고 내 마음도 부서질까
그때가 되면 도시는 산산조각이 나 창문과 전등 파편을 휘날리며
달빛 속으로 부서져 달콤하게 녹아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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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모로님 안녕하세요. 늘 반갑습니다. 시 재미있었는데요, 도시가 반복되는 건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반복을 멈춘 마지막 4행이 가장 좋았어요. 도시란 말이 제목에 나와 있으니까, 본문에는 빼거나 아님 첫 부분에만 써주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 말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리듬이나 의미를 생성해내는 게 아니라면요. 중간에 ‘붉은’ 등의 색채어, ‘꼬끼오’ 등의 의태어는 너무 쉽게 썼다는 인상을 주니 빼도록 해볼까요. 그렇게 차분하게 고쳐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시의 최후에 대해 더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그럼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