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진혼곡

기억해야 해
지쳐도 고개를 숙이면 안 돼

고개를 숙였다
보이는 건 다리에 그어진
붉은 줄과 붉은 구슬
깨진 채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이단줄넘기를 하겠다고 한 후 시간만 지나갔다
13개월을 더 살았다
한 번의 도약으로 하나의 위기는 넘을 수 있었지만
두 번은 없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두 번 세 번
넘어오는 줄도 겹쳐오는 슬픔도 잘만 넘는데
그들의 줄을 보았다 구슬은 깨끗했다

운동은 재능이라고 하지
절망을 넘을 줄 아는 것도 재능일까
아니 새 것 같은 구슬을 봐 저들에게 절망은 오지 않아
저것이 바로 재능

너의 재능은 무엇이니 나는 절망切望을 절망絶望으로 바꾸는 것
그렇다면 이번 생에는 너 줄을
넘길 수만 있겠네

넘는 것은 못하고

넘고 걸리고 넘고 걸리고 딱 그 횟수만큼
수명이 연장되었다 이상하게도
비참해지는 만큼 살고 싶어졌다 이대로는 억울해서

야 넌 줄이 끊어지거나 구슬이 전부 깨진다면 그 줄넘기 어떡할 거야 버릴 거지

줄넘기와 나의 수명은 반비례하는 듯 했지만
그것은 버려지는 순간 나를 같이 끌고 내려가 버릴 것이다
사회는 우리 같은 것들에게는 잔인해 말하면서

붉은 줄과 붉은 구슬에 이은 마지막 붉은색은 나로
점찍었다 누가
몰라
나의 미래는 그들처럼

지워지거나 치워지거나 둘 중 하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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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이 시도 잘 읽었지만 앞의 시와는 달리 구체적 장면을 개인적 상징으로 덮어씌우는 느낌이 강하네요. 1연과 2연의 연결을 보았을 때, 1연이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물론 2연과 3연을 연결지을 때는 2연이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고요. 3연으로 시작해도 될 듯해요. 줄넘기와 구슬이 연결될 만한 지점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시에서는 나타나지 않네요. 도약의 실패가 주는 감정이 과잉되어 있어요. 관념적인 시어들은 다 빼고 시를 전개해 나갔으면 해요. 시가 감정적 토로로 그칠 위험이 다분하네요. 힘겨운 삶, 도전하고 실패하는 지금의 처지가 줄넘기로 비유한 그 부분에 집중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