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너를 쓴다

너를 뒤로 한 채

모니터 화면으로 내 눈을 가렸다

이어폰으로 내 귀를 막았다

심장을 마취하는

LED조명과 음악소리

 

네가 나를 찾아올 때도

나는 너를 외면했었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요동치는 것처럼

네가 내 안에서 꿈틀거려도

나는 너를 꺼내지 않았다

 

너를 안아보려 손을 뻗어보지만

너를 보지도 듣지도 않는 나의 모습에

너는 나를 뒤로 한 채 사라져갔다

 

모니터를 끄고 이어폰을 벗어던졌지만

발자국도 남기지 않은 너만이 자리 잡았다

나는 마취된 심장을 어루만졌다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감각이 사라져갈 때

모니터의 잔상 속에서

이어폰의 잔상 속에서

또 다른 너를 보았다

 

푸른 빛 잉크 되어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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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안녕하세요, perphilo님.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시 잘 읽었는데요. 좀 급하게 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1연에서 시가 막혔어요. 상황 설정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구절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이어지는 연들은 나와 너를 반복해서 서술되는데 구체적 상황을 결여한 채로 진술되다보니 – 좋게 보자면 – 환각처럼도 느껴졌어요. 일종의 상상적 존재로 너를 설정하고 이를 풀어나가려는 걸까, 어쩌면 ‘모니터’와 ‘이어폰’ 때문일 수도 있는데 VR도 아니고 평범한 진술 속에서 의미를 확정하기가 어려웠어요. 상황을 구축하고 그 상황 속에서 어떤 장면을 포착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떠한 방법으로 표현해 낼 것인지에 대해 천천히 고민해보았으면 해요. “너를 보지도 듣지도 않는 나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그려내보고…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