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입은 오늘도 고장입니다

번역기는 좋아해를 I love you로 번역하였다
간극을 너는 평생 이해하지 못할 테고

건네는 작별 편지에는 한국어만이 가득
알파벳은 모여들어 메일 주소 하나만을 만들어내는 것에 그쳤다
집에 가서 번역기로 편지를 써 주겠다고 약속하는 너

답장을 위해 translate.google.com
네가 조금 미웠음을 출력은 I hate you
번역기의 선택은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단어들로
십 회의 시도 중에서 십 회 당첨

그 애가 사용하는 영어 앞에서 오늘도 내 문장들은 판정대에 올랐다
거짓말이 익숙한 한국인 A는 조금 더 솔직해져도 괜찮다는 조언을 받고 내려왔다

언어는 구역질이 나

너희는 고백을 어떻게 해 묻고 싶은 하루다
love와 hate는 공존할 수 없고 어중간한 like는 존재만 하는 단어일까
진심은 분명 모순덩어리일 텐데 너희는 괜찮은 것인지
드러나는 우리의 진심이 얼마나 엉망진창일지는 논외의 질문인지

빨강 노랑 초록 파랑 구글의 색깔은 뒤섞인 채 어지럽다 역시 중심을 꿰뚫는 잔인한 문장은 사이트의 오류인 것으로

너는 한국어를 할 줄 모르고 나는 영어에 능숙하지 않은데
우리는 이해도 못할 서로의 언어를 입어보았다

번역된 너의 편지를 읽었다 우리 서로의 나라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막연하게 힐난하는 사람들과 다시 한번 재판장에 오른 나 각자 유죄 판결을 받고 마지막 편지를 부치러 간다

내용 없는 이메일에는 translate.google.com 화면 캡처만이 전부
번역된 문장을 다시 번역기로 돌렸다가 Ctrl+W 창을 닫았다
오늘도 여전히 구글 번역기는 망가진 상태입니다

 


부족함을 알고는 있지만 어느 방향으로 고쳐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조언 부탁드리려 업로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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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안녕하세요, 율오님. 또 뵙네요. 시 잘 읽었어요. 어떻게 조언을 해야 할까요. 일단 무엇에 대한 시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우리의 입”에 대한 것일까, 아니면 “고장” 즉 어긋날 수밖에 없는 소통에 관한 것일까. 입이라면 ‘구글 번역기’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겠지만 그렇다면 당연히 별 의미는 없겠죠. 결국 어긋날 수밖에 없는 소통에 관한 이야기일텐데 그것이 번역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정황을 둘러싼 존재들의 관계에 조금 더 주목해야 할 것 같아요. “거짓말이 익숙한 한국인 A씨”가 매력적인 존재로 시적 화자 내지는 대상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가 쓰는 편지가 구글 번역기에 의해 진실과 거짓이 구분되어 좌충우돌하는 장면은 어떨까 싶기도 하고요. “언어는 구역질이 나” 이후의 문장들은…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