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읽고

나는 김영민이라는 분을 모른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를 들어본 적도 없고 읽어본 적도 없다. 그런데도 내가 이 책을 읽게 된건 제목 때문이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나는 끌려가듯 책을 집었다. 근데 제목이랑 연관된 내용은 몇 없었다. 그래도 이 책을 다 읽었다. 다 읽고 나서 '제목과 연관된 내용이 없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았다. 처음으로 '이런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걸 좋다라는 감정으로 다 설명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좀 충격을 받았다. 내가 봤던 책들은 머리를 때릴 뿐이었는데 이 책은 머리를 날려버렸다. 솔직히 중학생의 수준으로 정치에 대해서는 이해가 안가기도 했고 가독성이 딸리는 부분들도 있었다. 그래도 충격이 사그라지진 않았다. 그 충격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소개하겠다.

첫번째 '새해에 향복해지겠다는 계획은 없다'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것도, 열두 달이 지나면 한 해가 넘어간다는 것도 그리고 새로운 해를 마지하는 것도 모두 인간이 삶을 견디기 위해 창안해낸 가상현실이다. 인간은 그 가상현실 속에서, 그렇지 않으면 누릴 수 없었던 질서와 생존의 에너지를 얻는다.'

두번째 '성장이란 무엇인가'
'이 부고의 체험은 다른 성장의 체험과는 다르다
그것은 알것만 삶과 세계를 갑자기 불가사의한 것으로 만든다. – 이 세계는 결코 전체가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어떤 불가해한 흐름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일, 우리의 삶이란 불가해한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위태로운 선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일, 이 모든 것이 성장의 일이다.'

세번째 '설거지의 이론과 실천'
'사실 인간 자체가 설거짓거리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인간의 육체는 땀과 침과 피지를 분비하고 -한달 멀다 하고, 타성, 나쁜 습관, 부질없는 권력에 대한 집착을 만들어냅니다. 그런 면에서 성장과 노화란 곧 썩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설거지 없이 깔끔하게 살아 있을 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앞에서 말했던 충격말고도 얻은게 있다면 인류의 삶과 사회가 싫어진다. 그렇기에 혹시 나의 리뷰를 보고 이 책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인류애가 가득한 책을 옆에 두고 읽길 바란다. 그럼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싫어지면 안 읽으면 되지 왜 읽는냐"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이 책에 거짓은 없다. 그래서 살다가보면 언젠가는 알게 될거다. 그러니 몰매 맞는다 생각하고 지금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내가 위에 적은 세가지는 26~42쪽에 연달아 나온다. 시간이 없거나 읽기 싫으신 분은 26~42쪽만이라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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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은실

이실 님 안녕하세요. 김영민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읽고 독후감을 남겨주셨네요. 이 저자가 쓴 칼럼 '추석인가 무엇인가'는 저도 신문을 통해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실 님은 그 글을 어떻게 읽으셨을지 궁금하네요. 이실 님이 요약 정리해서 제시해 준 내용은 어떤 점에서 충격적이었나요? 그것은 가령 기존에 읽었던 어떤 것과 비교가 될 수도 있겠고, 또는 독자의 인식 자체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소개해 준 내용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이에 대한 이실 님의 구체적인 코멘트가 있을 때 그 '충격'의 정체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 번에는 제목을 '~을 읽고' 이외에 이실 님이 추출한 키워드를 통해 구성해보면 어떨까…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