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네 발신지를 보기 전에
나의 심장은 늘 진동 모드였다.
이젠 손목에 박힌 핏줄을 지그시 누르면
가느다란 울림이,
여러 겹의 음으로 변해 몸을 두들긴다.

막 켜진 라디오처럼 귀에 걸린 박동을
두꺼운 피부까지 뚫어 너에게 전송한다.
수 십억 개의 신호와 낯선 두근거림이 들리는데
아무래도 이것은 심장의 울음인가 보다.

나는 얼마나 서럽게 찾았던가
그 잃어버린 소리를

느린 전파 너머에 번쩍이던 태양이 식고
내 두 눈동자에 검은 하늘이 들러붙는다.
이 가슴의 파장은, 어둠의 벽이 막아서도
지평선을 더듬어 네게 기어갈 테니

마침내 주파수가 닿으면
너는 내 손목을 짚어보지 않아도 된다.

우리의 삶은 두 개의 채널이 되어
밤낮없이 노래하는 라디오 방송국처럼,
오늘도 난 찾고 있다. 너의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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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또 뵙습니다. 반가워요. 시 잘 읽었어요. 주파수-관계의 설정이라는 측면이 재미있어요. 정서가 풍부한 점도 좋았고요. 하지만 구성을 조금 신경 썼으면 해요. “네 발신지를 보기 전에”라는 말로 시작하는데 이 말은 발신지를 보았다는 말이 되겠죠. 즉 접속이 되었다는 것인데 6연에 “마침내 주파수가 닿으면”이라고 나오거든요. 그렇다면 그 이전까지는 접속이 되지 못한 상황이 되어버리잖아요. “나는 얼마나 서럽게 찾았던가”를 봐도 접속된 상황에서 과거의 서러움을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니 결국 이 시는 접속이 된 이후 접속되지 않았던 때를 돌아보는 것처럼 읽혀요. 그러고 나서 7연에 “오늘도 난 찾고 있다”라고 하면서 앞의 것들을 부정하고 있죠. 상당히 혼란스러웠어요. 주파수가 닿는 접속의 순간을 어느 연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그 흐름을 좀 더…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