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고동 소리는 침묵했다.

푸른 고래는 바다를 떠났다.

은색의 물고기는 드러나는 바다 바닥을 피해 날았다.

파도에 밀려 여행을 가던 몽돌은 한 곳에 정착했다.

바다가 있던 곳에 발을 담구면 까칠한 모래알만이 발목을 간지럽히는데, 이 곳이 어찌 바다이고 파도가 있던 곳이랴.

 

유유히 높게 일렁이던 바닷물은 배를 태울 수 없고

먼 파도 위에서 울리던 우렁찬 뱃고동 소리는 들을 수 없다.

하루에 두어 번 들리던 뱃고동 소리마저 이제는 말라버려서

이 땅 위에 가장 자연스럽고 웅장하던 음은 사라졌다.

 

기억 속에서도 천천히 바래지고 바래진다.

그 소리의 결은 삭아서 투둑- 투둑- 끊어지고

점점 더 썩어 들어가다 결국 가벼운 바람에 쓸려갈 것이다.

그 옛날 파도에 쓸려가던 모래 조각처럼.

언젠가 들었던 거대한 소리에 묻힌 말소리처럼.

허약한 가을바람에도 휘둘리는 저 낡은 낙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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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안녕하세요, 김서인님. 시 잘 읽었어요. 시적 대상이 무엇인지 좀 혼란스러워요. 특히 첫 연 주어에 해당하는 대상들이 고정되지 않아 집중해야 할 방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이는 2연으로도 이어져요.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분명하게 잡고 그것을 중심으로 시의 내용이 모일 수 있었으면 해요. 일단 거기에서부터 다시 출발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