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랩소디

희고 차가운 밤에 옆집 동생 순이와 함께

이름 모를 슈퍼 앞 평상에 누워

흰 별을 세었던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밤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던 탓이다

방향을 잃은 동공은 머물 곳 없이 떠돌다가

흰 스케치북에 멈췄다 순이의 손은 바쁘게

별의 외곽에 우주를 그려 넣는 일에 집중하고 있었고

순이는 별도 추방당할 곳이 필요하다며

죽은 별들을 소각하지 않고 모아 두고 있었다

별의 뒤편에는 아득한 우주가 있다

아득하게 아득하게 사라져가는 별을 묶어 두는 곳

죽은 별에게는 잠시 주마등이 스칠 시간이 필요하다

그 덕분에 밤의 한순간은 밝고 희다

죽은 별을 기억하기 위해 잠시 투쟁하는 것이다

 

방향을 잃은 동공이 뚜렷해진다

하늘에게로 우주에게로 별의 뒤편에게로

어느새 순이는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러다 눈을 꼭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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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체권민경 Recent comment authors
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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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망상체님 안녕하세요. 처음 만납니다. 반가워요. 시 잘 보았어요. 재미있었어요. 추상적일 수 있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쓰려 한 것 같고,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단 죽은 별이란 말이 세 번 나오는데, 꼭 필요한 반복인지 고민해보세요. 필요하다면 써야겠지요. 제목에 관해서도 한번 고민해보시고요. 지금 제목은 너무 개괄적이라서요. 그럼 다시 만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