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고인돌이 발견되었다
책상 위에 지우개로 만들어진
기초조차 외우지 못한 원시인이 만들었다

그 원시인은 청동 볼펜을 손에 들고
녹이 슬었다고 소리치며 다녔는데
글씨 몇 자를 남기곤 사라져버렸다

‘아주 오래전 불씨를 피우려는 이들이 있었다’

여러 번 그 글귀를 지워버리려고
고인돌을 주워들어 문질렀는데
돌 가장자리는 흰색으로 빛만 났다

사람들은 늘 빛을 보려 제사를 지냈다
내일의 태양은 더 많은 심장을 원했다
태양을 위해 모두가 함께 숨을 죽였다

피는 바닥으로 물들었고
얼룩진 바닥을 구분하려
사람은 고인돌을 세웠다

녹슨 청동에선 항상 피맛이 났다

이 모든 기초를 외우지 못한
그 원시인은 모든 일을 적어나가는 자
청동 볼펜을 손에 쥔 우리처럼 말이다

그는 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차마 고개조차 떨구지 못할 때면
내일은 더 많은 고인돌이 발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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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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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한바지님 안녕하세요. 늘 반갑습니다. 시 잘 보았어요. 도입이 참 좋았습니다. 다만 뒤로 갈수록 너무 큰 개념과 내용으로 전개되어, 오히려 흥미가 깨졌어요. 사용하는 단어도 그렇고, 추상적이란 느낌이 강해서요. 일단 문명인이 아닌 ‘원시인’이 글씨를 쓴다는 내용은 재미있었는데, 그게 납득될 만큼 설명이 되면 좋을 것 같고요, 추상적인 부분은 제거하고 현실의 우리와 원시인이 어떻게 대비되거나 치환되는지 보여주는 게 훨씬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한번 고쳐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