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

욕조라는 건 사치품 아니겠어요?

온전한 부르주아지들의 세계

일어섰을 때 허리까지 차지 않으면 진정한 욕조가 아니라고

누가 나에게 그러더군요

일자로 누워 다리를 쭉 뻗은 채 몸을 녹일 수 없다면

목욕 같은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더군요

 

그런 연유로 우리에게 욕조라 함은-진정한 욕조라 함은

감히 바라볼 수가 없는 것이고

그 밖에 진정한 욕조가 못 되는-욕조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욕조 언저리의 물웅덩이쯤을 갖고 있는 우리 소시민들은

그 웅덩이에 물을 가득 채워 어느 그리스 철학자와 같이

-과학 역시 철학이라고 소시민의 아비 되는 소시민이 그리 말하더군요-

금덩어리를 담가보기밖엔 할 일이 없는 것인데

금덩어리 가진 사람들은 욕조에서 목욕을 하고

금덩어리 없는 사람들은 할 일이 그것밖엔 없다는 사실이야말로

이 시대 최대의 비극이자 넌센스 아니겠어요?

 

마찬가지인 것이

그리스의 자유시민으로서 진정한 목욕을 즐기고 있던 우리의 철학자가

-그는 철학자라고 어느 소시민이 그러더군요-

목욕의 유흥을 넘어 진정한 깨달음을 얻으시고는

 

유레카!

 

하며 뛰쳐나오다가

그만 발이 미끄러져

욕조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면

그것은 아마 전인류적인 비극이자 희대의 넌센스였을 거예요

만약 정말 그랬다면

철학자를 알몸으로 뛰쳐나오게 했던 깨달음이 무엇이었는지

오늘날까지 침튀기며 토론하고도 답을 찾지 못했을 것이고

어쩌면 그가 마지막으로 외친 말조차 결국엔 잊혀져 버렸을 것이고

교양인이 못 되는 우리들이 욕조가 못 되는 물웅덩이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정말로 존재하지 않았을 터인데

욕조라는 건 이다지도 무섭고 위험한 것 아니겠어요?

 

또한 물웅덩이를 가진 우리들이 진정한 욕조를 가진 사람들을 동경하는 것처럼

욕조가 못 되는 물웅덩이조차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우리 또한 동경할 것인데

당신들이 욕조로 아는 우리 집의 물웅덩이는 사실 욕조가 아니고 하얀색 물웅덩이에 불과하며

허리까지 물이 차고 물 속에서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목욕만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욕조는 가끔씩 놀랄 만큼 무서워진다는 것을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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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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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갖바치님 다시 댓글을 답니다. 시가 재미있네요. 문장이 좀 긴 것만 손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추상어와 한자어는 조금만 더 줄여보시고요. 그 외엔 아르키메데스는 철학자가 아니라는 점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