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 위의 참새들은 황혼이 저물어도 날개를 펴지 못한다 (퇴고)

줄 위를 건너가던 자전거의 냄새를 아세요

옆에서 줄을 묶던 그가 날 노려보았다

자이트가이스트, 자이트가이스트*

 

너무 쉽게 놓여있는 전깃줄이

모두의 꿈을 비루하게 만든다

살갗이 간지러웠다

 

흔들리는 줄이 저마다 전봇대와 입을 맞출 때 둥글어지는 우리들 전봇대는 줄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둥글어진 우리들은 제 줄의 순번도 까먹은 채 남의 줄을 묶겠지 다시 줄을 묶었다 타들어가는 태양의 장례식, 황혼이 저물어도 아무도 떠나가지 않았다 더운 숨을 내쉬던 참새들이 모여든다 참새가 모여 손금의 모양을 만들었다 한동안 멍하니 놓여있던 손바닥에서 다시 꿈들이 흘러 넘친다

 

새들의 날갯짓이 숨쉬고있는 손바닥으로

공중에 떠다니는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손잡이를 잡아 바퀴를 굴려야 하고

굴러가는 바퀴로 건너편에 도착해야 하고

한 뼘 먼저 도착한 자전거가 전봇대를 가지는거야

 

주인이 뒤바뀐 줄들과 흔들리는 자전거의 냄새

저마다의 참새들이 시끄럽게 내뱉던

꿈의 소리는 바람과 함께 자부라지고

자이트가이스트, 자이트가이스트

 

도선의 윗편으로 아찔하게 뻗어나가던 소리가 더 이상 내가 모르는 소리가 될 때

바큇살이 느릿하게 부서지고 있었다

 

공중에서 위태롭게 흔들릴 때마다 가루가 되는

나의 줄

아니 너의 줄

이 아닌 누군가의 줄

 

조각난 꿈은 더이상 줍지 않았다

 

벗겨진 피복에 발을 헛디딘 참새들이

검게 타버린 몸과 함께 떨어질 때

전깃줄의 건너편에서는 어제까지의 내가 숨을 거두고 있었다

 

*자이트가이스트 :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되는 인간의 정신적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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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비산님 안녕하세요. 장원 작품을 수정해주셨군요. 언제나 수정은 환영입니다. 일단 이병국 멘토님이 말씀해주신 내용은 충실히 반영된 것 같고요, 문장이 길어지는 부분, 앞과 뒤로 중언부언이 나오는 부분들을 좀 수정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용이 아니라 문장 위주로 꼼꼼히 들여다보세요. 최종 퇴고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