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하군요. 그 눈이. (퇴고)

.
눈이 하늘로부터
떨어집니다.

그리곤 내 이마에
눈꺼풀에
콧잔등에
윗입술에
목덜미에 그 몸을 눕히곤

열을 달라고
구걸합니다.

아이고, 제게
(더 가져갈)
마음이 어디에 있다고.

겨울에 메마른 제 눈물샘에다가
갈구합니다.
떠난 사람들의 진심을 갈구합니다.

음,
저기 먼발치에서 절 노려보는 옛 애인에게 묻는 건 어떻습니까?
그녀 속 제가 너무 낡아서 아깝다며 주지 않을 수도 있다만.
혹은,
제 속을 파고드는 단도(短刀) 같은 척애의 그녀는 어떻습니까.
작은 그녀의 큰 그림자에 가려진 제가 안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거뭇거뭇하고 쿰쿰한 기억 속 옛친구는 어떻습니까.
이빨 꽉 깨물고 앞으로, 그러다가 서로 밟아버리긴 했지만.

달아난 것은,
내가 어서 가라고 손에 다른 것들도 쥐여준
마음은
돌아올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어지간히도 그곳이 좋았나 봅니다.

나한테 이제 없는데.
차가운 손은 집주인이 죽은 줄도 모르고
내 안에 자릴 잡고 앉아
기다린다고 떵떵거립니다.

안 돌아온다고요. 멍청한
나를 닮은 눈송이들아.
차가운 손가락으로 내 옆구리를 쿡쿡 찔러도
저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니까요.

피어오르는 비릿한
기분이 끔찍해요.
이 미련한 성격 어디 갑니까.
죽치고 앉아서 기다리면
어느새

당신들조차도 다른 곳으로 팔려 갈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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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안녕하세요, 장는개님. 퇴고시를 올려주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바뀐 것 같진 않아요. 여전히 감상적인 단어들이 남아 있습니다. 췌언도 불필요하고요. 아이고, 음, 혹은, 같은 단어들이나 메마른, 갈구, 너무, 이빨 꽉 깨물고, 죽치고, 단도 같은 척애, 멍청한 등등. ‘불쾌’라는 감정을 야기하는 상황에 관해 조금 더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시적 대상을 분명히 할 필요도 있어요. 내가 누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가. 마지막 연에 갑자기 제시된 청자 “당신들”이 이 시에 필요할까요. 필요하다면 이 시는 “당신들”에게 무엇을 만류하기 위한 것일까요. 시에 대한 전반적 구조를 고민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