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커다일(악어의 눈물 퇴고)

1.

아무도 없는 방 안을 혼자 걷고 있으면

발바닥에선

쩌억, 쩌억 소리가 난다

꼭 악어 소리 같아서

그런 날은 꼭 꿈을 꾼다

 

2.

악어는 내 몸을 먹고 나는

악어의 초상화를 그려요 초록 몸 초록 다리 초록 꼬리를

악어가 내 다리를 우물거리는 동안 나는 그리고

눈을 그리는 순간에 오른팔이 먹힙니다 덕분에 왼팔로 찍은 화룡점정은

눈 아래로 내려가 점이 되고 나는 말해요

그건 미인점이라고 악어는 만족스럽습니다

 

3.

눈을 뜨면 방바닥은 노란색이고 아프고 휘청거려

장판 속으로 발이 푹 빠지고 나는 빼려 하고 다시

빠지고 또 빠지고 빠지고

그러다가 생각해 여기는 늪지대구나

이 집이 이방이 이 바닥이 늪지대구나

나는 탐험가가 아닌데

 

4.

아픈 머리를 감싸고 화장실에 들어간다

화장실 거울은 깨졌다 깨진 거울에서는 얼굴이

일그러져 보이지 일그러진 얼굴에는

눈동자가 없이 미인점만이

찍혀 있었다 만족스러웠다

 

거울 앞에서 나는

웃다가

다시 울었다 우는 게 가짜일까 봐

다시 웃었고

내 얼굴이 무서웠다

악어가 너무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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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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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갖바치님 안녕하세요. 늘 반갑습니다. 시를 수정해서 올려주셨군요. 전보다 살을 잘 붙여주신 느낌입니다. 고칠 부분이라고 한다면 4파트입니다. 결말을 짓기 위해, 앞에 나온 이미지를 이용했는데 좀 부자연스럽네요. 굳이 화장실이란 공간으로 이동하는 이유도 애매하고요. 마지막 문장도 아쉽네요. 돌연하게 끝나는 게 매력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늘 열심히, 좋은 방향으로 전진하고 계십니다. 그런 점이 보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