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구경

바깥에 눈이 내리길래

우리도 방구석에서 눈 관찰을 했다

네가 먼저 돋보기로 내 눈을 들여다보곤

정말 까맣다고 예쁘게 웃었다

 

돋보기 속 네 눈은 갈색이었고

몇 배로 커진 만큼 몇 배로 이뻤다

돋보기를 사이에 두고 내 눈과 만난 네

속눈썹이 엷게 떨렸다

내가 말했다

 

네 눈은 다른 눈들과 달리 흰색의

육각형 결정이 아니구나

그러므로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특별하다

내가 너를 가장 먼저 발견했으니

너의 학명은 사랑스러움이다

 

네가 살풋 눈을 감았고

밖엔 계속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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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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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경

갖바치님 다시 댓글을 답니다. 그야말로 사랑스러운 시네요. ‘내가 말했다’란 문장은 빼도 좋겠습니다. 시의 공간이 조금 더 담겼으면 좋겠습니다. 방구석이 따스했는지, 밝았는지 어두웠는지,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는지, 시의 분위기에 도움이 되는 배경이 적절히 나온다면 시가 더 단단하고 풍부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