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내음

똑.
또독.
토도독.

빗물이 삼킨 날.

나를 가두던 창문을 열면
바람이 실어주는 빗물 냄새.

흔들리던 나무 냄새.
풀 냄새.

차갑고 무게있는 공기가
나 대신 울어주던 냄새.

숲 내음.

빗물이 모든걸 삼킨 날
바람따라 흘러오는 빗물 냄새.

상쾌하지만
울적하던 냄새.

맘이 시려 닫아버릴 수 밖에 없던
속 깊은 냄새.

푸른 하늘을 닮은 향.

빗물 냄새.

빗물 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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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국

안녕하세요, 루시엔 티누비엘님. 시 잘 읽었어요. 후각적 심상이 주가 되는 시네요. 그런 만큼 창문을 열어 내리는 비를 감각하는 화자의 모습이 잘 그려지네요. 다만, “차갑고 무게있는 공기가/ 나 대신 울어주던”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화자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은 어떤 부정적 상황일 텐데, 그런 상황을 야기하는 어떠한 정황도 보이지 않아 아쉬웠어요. “맘이 시려 닫아버릴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맘이 시리다고 이야기할 만한 정황이 필요한 것이죠. 그 구체적 정황이 없으면 이 시는 그저 감정적인 차원에 머무를 위험이 있어요. 비에 울적함을 투영할 만한 화자의 상황을 어떻게 넣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