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작곡가의 이야기

매일 밤 오선지 위를 위태로이 헤매는 이가 있다고 하던가.

휘청거리는 음표와 위 아래로 분주히 움직이는 선율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는 그이.

일파만파 퍼진 그의 소문을 듣던 사람들의 안일한 말들이 그의 외마디 비명을 은폐하였다고 하지.  정작 그들은 무능력한 청자일 뿐인데.

그는 결국 자신의 한낮도 모두 캄캄한 밤에게 바쳐 영영 햇빛을 볼 수 없었고, 마침내 오선지 마지막 마디의 끝 음은 그이의 영혼으로 마무리 되었어.

세기가 지날수록 그의 작품은 걸작으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오선지 안의 그는 처절한 피눈물만 애끓고 있다는 사실을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못했지.

그의 음악을 들으며 흘린 모든 이들의 눈물이 오선지를 적셔 그를 침몰 시키고 있다는 것, 그는 이런 허무한 죽음을 달가워나 할까.

가시 돋은 비난에 일그러져 거짓의 가면만 대중에게 비춰졌던 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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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주

안녕하세요, 고요한님. 집중력이 느껴지는 시 잘 읽었어요. “작곡가”와 거리둔 것도 잘하셨고요. 한 가지만 제안 드리고 싶어요. 5연 “세기가 지날수록 그의 작품은 걸작으로 거듭났지만,” 이후의 문장들을 다시 고민해보세요. 고요한님만이 알고 있는 “작곡가”의 ‘아무도 몰랐던 비밀’을 상상해보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