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림에 관하여

당신은 오늘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내 얼굴은 온통 울긋불긋한 채로 줄기를 꺾고야 말겠고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면 충분했다 짧은 단어와 긴 추억이 머리 한쪽에 오래 눌러붙어 있었다

웃음이 점차 나오지 않았다 나는 슬픈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인 채로 눈꼬리를 휘어뜨렸다

(어디로 가자 누구도 내 얼굴을 마주하지 않은 채로 길이 사랑하던 사람들을 아껴둔 채로 어디론가 가자 물론 그건 당신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당신은 태양을 잃었고 나는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다 당신은 심장이 무너지는

하였으나

그것조차 아무런 실체가 되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당신은 실체가 되고 싶었다 손에 쥘 수 있는 경련하는 깨뜨릴 수 있는 미온의 진동체가 되고 싶었다 그런 생각은 덩굴식물처럼 목 뒤를 감고 보라색 꽃을 피웠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절이다 나는 당신이 머리 뒤로 흘러내리는 꽃가루를 눈물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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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주

안녕하세요, 밀밀밀님. 시 잘 읽었어요. 후반부 “당신은 실체가 되고 싶었다 손에 쥘 수 있는 경련하는 깨뜨릴 수 있는 미온의 진동체가 되고 싶었다 그런 생각은 덩굴식물처럼 목 뒤를 감고 보라색 꽃을 피웠다”와 같은 표현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신”과 “나”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될 수 있도록 애써보시면 더욱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