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과

사랑
특별한 색의 실로
손목 묶인 우리

난 너와 함께하기를
넌 나를 삼키기를
바라고 바라며

빛 바랜 시곗바늘
깊고 깊은 도시 가리키며
그렇게 우리는
하늘을 등진 채로
태양을 등진 채로

넌 나를 안고
나는 너에게 안긴 채

무르익은 어둠 속으로

그리고
어른 하나 없는 골목길

무뎌진 칼끝은
여전히도 날 찌르고

터지는 과즙은
너를
배불리 할테니

우리는 그렇게 언젠가는
서로 썩어 문드러져
한 줌의 흙으로

푸득
부스러져

결국 파묻히겠지

그것이
우리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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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규 시인

다중 우주론 학생, 안녕하세요. '선악과' 이미지를 중심으로 '너'와 '나'의 관계에 대해 적절히 그려낸 시네요. 초반부부터 사과의 이미지를 조금 더 차용하면 중후반부로 가면서 나오는 내용들이 훨씬 설득력을 얻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