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런 종류의 사람

너는

내가 꽃이 예쁘다고 말하면

꽃은 식물의 생식기라고 얘기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었다

 

나는

그런 너의 핀잔을 들으면

눈을 살짝 흘기면서 슬그머니

꽃을 내려놓곤 했다

꽃향기를 맡거나 얼굴을 부비거나 하면

네가 비웃을 것 같아서

 

네가 비웃으면

너는 나랑 꽃길을 함께 걸어도

나에게 우스움 그 이상은 느끼지 못한다는 걸

새삼스럽게 다시 확인하게 될 것 같아서

 

네가 떠난 날 밤에 나는

공원으로 곧장 달려가서

실컷 꽃냄새를 맡았다

꽃에 얼굴을 부볐다

 

신축 공원이 보통 그렇듯이

색색의 장미가 가득했다 그중

노란 장미는 꽃말이 이별

하지만 너는

꽃말 따위엔 관심 두지 않는

그런 종류의 사람

갑자기 콧물이 잔뜩 나와서

장미 향기가 맡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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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규 시인

갖바치 학생, 안녕하세요. '꽃'이라는 상관물을 통해 너의 성격을 포함해 나와의 관계까지 표현한 점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크게 손댈 부분은 없었고, '갑자기' 이후의 마지막 두 행은 없는 편이 전체의 완성도를 높일 것 같습니다. 웬만하면 시에서 '갑자기' 같은 표현은 쓰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