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바다(퇴고)

그녀는 궁상맞게 울어대기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삼키고, 그걸 고스란히 뱃속에 흘렸습니다

강이요 호수요 그녀만의 바다였지요

 

바다는 때때로 깊어졌습니다

그녀가 목구멍 안쪽을 향해 눈물을 흘릴 때였죠

이따금씩 바다의 어둠 아래에서는 심해어들이 다퉜습니다

그럴 때면 울렁거리는 속을 붙잡고 화장실로 달려갔지만,

나오는 건 언제나 시큼한 냄새가 나는 바닷물뿐.

그러고 나면 심해어들은 어느새 조용해지곤 했어요

 

바다는 착실히 깊어졌습니다

어느 날, 해수면이 위험할 정도로 높아졌을 때-

그녀는 턱끝까지 차오른 눈물을 모조리 게워내었습니다

지진해일이었죠.

바깥으로 꺼내진 심해어들이 요란하게 팔딱거렸고,

눈 앞에 쏟아진 바닷물에선 시큼함이 섞인 물비린내가 났습니다

그건 어쩌면 그녀 자신의 냄새였으며,

그녀는 그걸 잠시 동안 가만히 바라보다가-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배가 고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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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주

안녕하세요, 갖바치님. 시 잘 읽었습니다. 삼킨 눈물이 뱃속으로 흘러가는 도입부가 인상적입니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마무리가 심심한 듯 하면서도 매력적입니다. 뱃속에 바다가 있다는 감각을 더 구체적인 장면을 통해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대로도 좋게 읽힙니다. 제목은 바꾸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