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이 오늘도 우리에게 왔다

칠월이 왔다

양팔을 내밀고 다녀야 하는 계절이라서
더위는 겉옷을 붙잡아 팔 부분을 서걱서걱 잘랐다
비린내 나는 온기가 손목에 묻고는 했지만
이번에는 흉터만 고요히 앉아있었다

반창고를 한 움큼 챙기고
너덜거리는 옷을 바느질하고
계절은 점점 두꺼워져 갔다

매달린 채로 밧줄이 팽팽해지는 잡음
육교에서 도로와 줄다리기하다 들리는 경적
몸통이 불길에 묶여 멀어지는 유성우와
아파트에서 추락하던 몸이 궤도를 스치는 소리
간혹 여름의 중간에 서서 귓불을 접으면
쓰러진 매미의 울음과 함께 들리는 것들이었다

칠월을 대충 발음하면 춥다
귓속에 강한 발음이 침과 함께 들어왔다
침은 이미 숨을 끊어버린 사람의 것이라 서늘했다

아직도 꽃이 머무는가 보다
취준생이 문을 잠그고 옷걸이를 바라보았던 것도
노숙자가 손부채를 휘저으며 계단을 올랐던 것도
학생의 풋풋한 두 눈동자에 주차장이 담겼던 것도
여름은 언제나 밝아서 은하수를 마주할 수 없었다

칠월이 왔다
겉옷을 입고 숨어 다니며
하루도 빠짐없이 죽는 그대에게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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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주

안녕하세요, 사랑하마님. 시 잘 읽었습니다. 좋네요. “칠월”의 풍경이 강렬하게 그려지고 있군요. “간혹 여름의 중간에 서서 귓불을 접으면 쓰러진 매미의 울음과 함께 들리는 것들이었다 칠월을 대충 발음하면 춥다 귓속에 강한 발음이 침과 함께 들어왔다 침은 이미 숨을 끊어버린 사람의 것이라 서늘했다”와 같은 부분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시에 긴장을 부여하되 긴장을 부여하려는 흔적은 남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를테면, “더위는 겉옷을 붙잡아 팔 부분을 서걱서걱 잘랐다”의 경우 표현이 다소 인위적인 감이 있어 아쉬웠습니다. “계절은 점점 두꺼워져 갔다 매달린 채로 밧줄이 팽팽해지는 잡음”“아파트에서 추락하던 몸이 궤도를 스치는 소리”의 경우에도 막연한 감이 있으므로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