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

소곱창을 시키면 염통까지도 구워준다

왜 염통까지도 구워주는가

 

불에 구워 따뜻하게 만든들

이미 멈춰 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소처럼 일하지도 못한 내가

소를 먹어도 되겠느냐는

다소 상투적인 질문과

 

그렇대도 내가 소처럼 일할 것은

또 무엇이겠느냐 하는

그나마 생경한 물음이

 

위에는 내가 있고

아래는 철판이 있는 그 사이에

공존하였고

곱창은 왜 익지도 않았는데 익은 색인지

알코올을 부어서 번들거렸다

 

그들의 생전 체온보다

훨씬 더 뜨겁게 불을 붙여도

아까 말했듯이

이미 멈춰 버린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나는 타듯이 익은 곱창을 씹으며

곱창이 인간으로 따지면 어느 부위인지

정확히 모른다는 것은

거의 죄악에 가깝지 않겠느냐고

 

그렇게 생각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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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백규 시인

갖바치 학생, 안녕하세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음식들이네요. 코로나라서 슬퍼요. 2연이나 3연처럼 엉뚱한 지점들이 깊은 철학적 물음을 가져오는 순간들이 빛나는 것 같습니다. 일상적 순간에서 평소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들을 짚어내는 것이 시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