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열기로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 신호등이 깜빡 거리면

잠시 잠들었다 깨어났을 뿐이라고

구도심 이면 도로에는 여전히 전봇대가 잠들어 있다던데

전선 위에 참새들은 우기의 영향으로 잘 수 없었다

​우리는 빗속에서 투명해지기를 원했지

방울과 방울이 하나 되는 걸 가만 바라보면

어쩐지 거대한 세계를 원하는 것도 같았다

그건 우리를 닮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조용히 세어볼까

휘파람 부는 법을 몰랐던 어린아이처럼

눈을 꼭 감고 엇갈린 숫자를 뱉어내면

전선도, 참새도, 우기 같은 것도

전부 아스팔트의 열기에 녹아 숨어버릴까

영영 보이지 않는 것이 될까

나는 빗속에서 숫자를 셀 수 없었다

​어쩌면 증발해 버렸을 지도 모르는

또 하나의 세계

하나,

둘,,

셋,,,

찾는다

​외쳐도 꼭꼭 숨어버려

보이지 않는 것들

아스팔트 도로에 들러붙은 열기는

숨지 않고 살아났고

영영 투명해져버린 너를

숨죽인 허공에서 더듬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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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주

안녕하세요, 우주디님. 시 잘 읽었습니다.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습니다. 디테일한 부분에 조금 더 신경을 쓰셔야 할 듯 해요. 이를테면 “전선” “참새” “우기” 와 같은 단어들이 반복되면서 중요한 시어로 읽히는데 이 단어들 사이에 어떤 맥락이 있는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가 잘 드러나 있지 않네요. “영영 투명해져버린 너를 숨죽인 허공에서 더듬을 뿐이었다”의 경우에도 왜 “너”가 투명해졌는지에 대해 조금 더 보충이 필요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