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을 졸업하며

안녕하세요, 소낙입니다.

 

처음 글틴에 글을 올린 시기가 2017년, 중학교 2학년 때였는데 벌써 5년이 흘러 제가 스물이 되었어요. (제 인생의 4분의 1을 글틴과 함께한 셈이네요!) 글틴을 졸업할 때가 다 되었다니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제게 글틴은 단순한 청소년 문학 사이트 이상의 무게를 가지거든요.

아마 제가 문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대학과 진로를 선택했기 때문에 더 그럴 거에요. 제 목표를 이루려면 글 쓸 틈도 없이, 심지어는 글 쓰는 시간을 아까워하고 죄책감을 가지면서까지 공부에 몰두해야 했어요. (온전히 저의 의지로 선택한 길이니 누구를 원망하거나 억울해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요.) 그래서 백일장에 나가고, 청소년문학상에 투고하고, 글 쓰는 또래들이 모이는 캠프에 가고, 시나 소설 과외를 받으며 문창과 입시를 준비하기도 하는 사람들을 참 많이 부러워했어요. 이렇게 글과는 상관없는 공부만 하다 문학과 영영 단절되면 어떡하지 걱정도 많이 했고요. 글틴은 그런 저를 글 쓰는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유일한 공간이었어요.

 

나름 오랜 기간 활동하며 많은 멘토님과 글티너 분들을 만나고 또 떠나보냈습니다.

시 게시판의 고래바람님, 손미님, 이병국님, 권민경님, 조해주님, 최백규님

수필 게시판의 수요일님, 전성현님, 문부일님

감상&비평 게시판의 오은교님

소설 게시판의 송지현님

멘토님들께 정말 많은 것을 배워 갑니다. 감사하다는 짧은 단어로는 표현하기 부족할 만큼 감사드려요.

항상 다정하게 회원들 대해 주시는 글틴지기님께도 감사했습니다.

추억의 글티너들도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윤별님, 별환님, 멜랑콜리다성님, 여전사캣츠걸님… 제가 글틴에 막 가입해 글을 처음으로 쓰던 시점에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셨던 분들인데, 당시의 저에겐 우와 멋지다, 잘 쓴다를 넘어서서 어떠한 벅차오르는 동경의 감정을 들게 해주셨던 분들이에요.

또 김줄님, 빠알간님, 정님, 은갈치님, 독님, 앉아님, 서 란님, 유란서님, 만취님, 가고일님, 치코님, 버블은거품님. 이 글을 빌어 저의 애정과 감사를 전하고 싶어요. 여러분의 글을 정말 좋아했고 좋아합니다. 기회가 닿아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꼭 알아주세요. 제가 여러분의 글을 읽으며 감명받고, 위로받고, 글을 쓸 힘도 때로는 살아갈 힘도 얻었다는 것을요!

김한세님, 정소랍님, 비행선님, 청울님께도 꼭 따로 인사를 남기고 싶었어요. 저는 아직도 가끔 여러분의 필명을 검색해 글들을 읽곤 합니다. 음침한가요?ㅠ 정말 팬이에요.

현재 글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신 카임님과 우주디님의 글들도 너무 좋아해요. 브라우저를 열면 버릇처럼 글틴에 들어와 보는데, 두 분의 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반갑고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가 읽어봅니다.

이외에도 미처 언급하지 못한 분들. 저를 응원해주시고 제 글이 좋다고 말해주신 고마운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제 근황을 약간 적어볼게요. 저는 1지망했던 대학에 갈 성적을 받지 못해 재수를 결심했다가, 놀랍게도 2지망했던 대학에 논술 전형으로 합격했답니다! 오랜 기간 글을 쓰고 싶어도 입시 공부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는 딜레마에 시달려 왔는데 막상 대학은 글로 가게 되니 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엄청 뿌듯하더라고요. 공부와 글 사이에서 갈팡질팡, 어느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둘 다 참 잘해왔구나 하고 칭찬받은 기분이었어요.

정말 많이 고민한 끝에 후회 없는 1년을 보내보고자 반수를 결정했어요. (솔직히 후회 없는 고3을 보내지 못했거든요..ㅠ) 4월에 있는 생일이 지나기 전에 글을 더 올리고 싶었는데 재수학원을 다니며 대학 수업까지 챙기려다 보니 정말 도저히 시간이 안 나서, 아마 이 글이 제가 글틴 졸업 전에 올리는 마지막 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정말 정말 너무! 아쉬워요. 특히 소설과 비평은 이제 막 써보기 시작해서 여러분과 나누고 멘토님께 평도 받고 싶은 것들이 한가득인데 이대로 졸업해야 한다니요. 시도 이제야 아주 조금 무언가 알듯말듯한데 졸업이라니요. 앞으로 또 어디서 이런 사람들과 공간을 만날 수 있을까, 제가 애정하는 글틴과는 영영 안녕인 걸까 걱정되기도 하고요.

그래도 우리 모두 글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이니까, 언젠가 글로 닿아서 다시 만날 기회가 있으리라 믿어요. 5년간 글을 나눌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제겐 정말 값진 경험이었어요.

저는 이제 졸업생으로 간간히 글틴 들르도록 할게요. 그럼 모두 안녕히!

 

+) 혹시 저와 연락을 이어가고 싶으신 분들은 댓글로 말해주시면 블로그 링크 드릴게요. 요샌 글을 자주 못 올리지만 그래도 가끔 들러서 근황 적고 간답니다

kakao
....

6
댓글남기기

로그인 후 사용해주세요.
5 Comment threads
1 Thread replies
0 Followers
 
Most reacted comment
Hottest comment thread
6 Comment authors
송지현김줄글틴지기소낙문부일 Recent comment authors
카임
Member
카임

비밀댓글입니다.

문부일
Member
문부일

소낙 님 안녕하세요. 작별 인사 고마워요.
5년간 자주 찾았던 공간을 떠나 어른이 된다고 하니 이 글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합니다.
소낙 님의 청소년기를 글틴에서 보내셨으니, 더욱 소중할 텐데, 오랫동안 기억해주십시오. 누군가의 삶의 흔적이 삼는다고 하니 멘토로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지금은 바빠서 글을 쓰시기 힘드실 테지만 훗날 글을 쓰시겠죠. 좋은 작품 많이 쓰시고 늘 건강하세요.
살아보니, 건강이 가장 중요합니다. 건강해야 좋은 작품도 쓰실 수 있습니다.

원하시는 일 다 이루시고, 멋진 성인이 되십시오. 아쉽지만 글틴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글틴지기
Admin
글틴지기

안녕하세요 소낙님.
제가 글틴을 담당한 것보다 더 이전부터 글틴 활동을 해 주셨네요 ㅎㅎ

소낙님이 얘기해 주신 것처럼, 그리고 아래 댓글의 다른 글티너분이 말해준 거처럼
소낙님이 다른 분의 글을 보고 위안을 얻었듯 많은 분들이 소낙님의 글을 보고 위안과 힘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글틴에서 좋은 추억 얻어가 주셔서, 그리고 다른 글티너분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이십 대..라는 게 제일 부럽습니다 🙂 다시 오지 않을 스무 살이니 후회없이 재밌게 열심히 스무 살의 하루하루를 채워가시길 바랄게요!

글틴 졸업 그리고 새로운 시작 축하드립니다 ♥

김줄
Member
김줄

소낙님 너무 오랜만이에요 !
블로그로 간간히 소식을 듣고 있었지만, 우리가 처음 알았던 글틴에서 만나다니 너무 반가워요.
다시 글로 언젠가 만나길 빌어요!!
그땐 소낙님도 저도 많이 성장해있을테고..
아주 두근두근 기대가 되네요!
그럼 안녕히!

송지현
Member
송지현

이제야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글틴 활동해 주셔서 덕분에 게시판이 풍성해진 것 같습니다.
좋은 곳에서 또 만나길 바라며, 봄 만끽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