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날개> 중에서

 
 이현용

이상의 「날개」는 1936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전통적인 서사 양식의 규범을 벗어난 파격적인 소설로 평가된다.
매춘부인 ‘아내’에 기생해 살아가는 무기력한 화자의 분열된 내면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형상화한 심리주의 소설의 대표작이다.
이상은 자신을 ‘박제(剝製)가 되어 버린 천재’에 비유했다.
오만과 천재성에서 비롯된 섬세한 자의식과, 식민지 근대라는 암울한 현실이 길항(拮抗)하고 있는 이 명제는, 일제강점기를 치열하게 살아간 모더니스트의 절규이기도 하다. ‘현해탄을 건너려던 나비’로 표상되는, 이 오만한 지식인의 비명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바쁜 일상에 쫓겨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이미 박제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저 푸르른 창공을 자유롭게 비상했던 기억은 무의식의 심연(深淵)으로 가라앉고, 이제 그러한 기억이 존재했는지 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을 따름이다.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헤엄쳐 갈 데 없는’,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진 ‘북어(北魚)’ (최승호의 「北魚」에서) 같은 학생들, 사람들….

「날개」의 화자가 ‘정오 싸이렌’을 매개로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를 소환하듯, 우리들도 잠시 잊고 지낸
‘싱싱한 지느러미’를 되찾아 꿈과 희망의 바다로 자맥질해보면 어떨까.
상상의 나래를 펴고 학교와 교실의 울타리를 넘어 저 푸르른 ‘하늘/바다’를 향해 비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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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룡출천

사이트 개통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이히히히!

유동근

아,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