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 동창회 참여 후기] 신인류의 파티 적응기

 

[글틴 동창회 참여 후기]

 

 

신인류의 파티 적응기

 

 

 

송근직(문학특!기자단 3기)

 

 

 

    반팔 티를 입고 집을 나섰다. 날이 더웠다. 가방 안에는 검은색 드레스코드를 위한 맨투맨이 있었다. 서울에 도착해서도 더위는 이어졌다. 맨투맨까지 꺼내 입으니 등줄기에 워터파크를 개장할 기세였다. 더군다나 까만색. 손님은 햇볕뿐이었다. 나는 손님들을 피해 지하철역으로 내려갔다. 애석하게도 역에는 진짜 인간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짜증의 강을 건너서 대학로에 도착했다. 이미 점심을 먹고 있던 기자단 친구들과 합류했다. 새까만 태양열 인간들이 인도를 거닐었다. 사실 우리에겐 태양열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이미 몇 주일 전에 파티 아이디어 내는 데 전구를 다 켰으니깐. 펭귄마냥 모여서 피뢰침처럼 열을 다 빨아들였다. 거리에는 우리 빼고 다 시원해 보이는 착각이 들었다. 밥보다 아지랑이를 더 많이 먹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우리만의 방식대로 문명에 이바지하고 있는 동안에도, 파티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막상 날이 닥치니 나도 조금은 긴장이 됐다.
    모이기 힘들었던 기자단은 그동안 ‘카카오톡’만으로 회의를 해왔다. 대면의 중요성이란… 카카오톡으로 진행되는 회의는 혼란 그 자체였다. 혹성탈출에 고릴라 한 마리가 된 기분이었다. 때문에 시작 전에 간단히 회의를 거쳤다. 다들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일이 커졌네.’
    단순히 먹고 즐기는 글틴 동창회로 여겼는데. 일정은 꽤 빡빡했고, 대사도 가득했다. 회의하는 동안 좌뇌가 파업을 선언했다. 멍을 때리다가 내 파트를 번번이 놓쳤다. 다행히도 기자단 선생님의 배려로 파트가 줄었다.
    가져왔던 선글라스를 꺼냈다. 기자단들은 입장권인 머리끈을 묶었다. 남자들 면면이 가관이면서도 어울렸다. 각자가 다른 과일 같았다. 기왕이면 나는 자몽 해야지, 삐죽 솟은 머리카락을 툭툭 치며 생각했다. 기념품으로 나눠줄 보틀과 머리끈을 밖에 전시했다. (이 보틀이 다 나갈 줄 알았더라면, 몰래 하나 챙겨야 했다.)
    한 무리의 태양열 인간들도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협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태양열 인간들은 강렬한 햇빛에서 얻은 힘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하나씩 엮었다. 남자 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줬다. 덕분에 좋은 구경도 했다.
    파티에는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왔다. 준비 기간이 길었기에, 2시간의 일정은 눈 깜빡할 새에 흘렀다. 긴장은 됐지만 떨지 않고, 무사히 내 파트를 마쳤다.

 

    *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묘사는 다른 기자단 후기 참조. 참여해주신 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보람찼다. 반가운 사람들도 꽤 왔다. 기자단과의 추억 또한 많이 쌓였다. 햄버거로 치면 더블 패티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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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 송근직

– (한숨을 먹고 사는 고양이들의 거처를 알아요)

 

   《문장웹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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