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AYAF작가 조수경 소설 리뷰]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주문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7월의 AYAF 작가 조수경 소설 리뷰]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주문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박선우(문학특!기자단 3기)

 

 

 

    누구나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결핍된 부분을 하나쯤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인간은 자연스레 그 결핍을 극복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 여기에 그러한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극적으로 다뤄낸 여류 작가가 있다. 그녀는 현재 S방송사 라디오 작가로서 일하고 있는 조수경 작가다. 어릴 적부터 사연 있는 범죄, 그리고 범죄 소설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녀의 소설은 다른 문학 작품과 달리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묘사 장면이 많다. 그렇기에 그녀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젤리피시」는 인간의 깊은 내면세계를 주도면밀히 들여다보기 쉽다.
    「젤리피시」의 화자는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다. 그녀의 다리는 길고 곧게 뻗어 있는 것과는 이질적으로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 한 채 그녀의 팔이 이끄는 대로 흔들린다. 여성은 그런 자신의 몸뚱어리를 휠체어 하나에 의지한 채 어느 노부부의 건물에서 성인용품 가게를 운영한다.
    그녀는 집주인인 노인의 도움을 통해 일상생활을 살아간다. 그러나 그 노인은 자신의 부인 몰래 그녀의 가슴을 만지는 등 여성을 욕구 해소 수단으로 이용한다. 노인뿐만이 아니다. 그녀의 가게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손님이 여성을 비슷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그녀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육체적 요소인 다리가 ‘결핍’된 그녀에게는 이미 무감각한 일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다가가게 된 남자가 있다. 자신의 집 건너편에 사는 그 남자는 자동차 수리공이다. 그녀는 그의 실루엣이 차창 너머로 비칠 때마다 처녀처럼 수줍어한다. 그가 여성의 가게에 방문했을 때, 그녀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다가갔다. 밤에 다시 자신의 가게로 찾아와 줄 것을 부탁한 그녀는 온종일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약속시간을 훌쩍 넘긴 밤, 그의 방 안에서 멀쩡한 다리를 가진 여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 여자의 다리는 침대에 누운 그의 허리를 감쌌고 근육이 단단한 그 남자의 몸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 모습을 바라본 여성은 자신의 가게에 있는 포르노 잡지, 실리콘 가슴, 포르노 스타의 외음부를 본뜬 기구, 그리고 여자의 다리를 본뜬 쿠션을 가져다 분절된 몸을 하나로 연결한다. 여자는 그런 신체의 조각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결핍인 다리를 극복하기 위한 주문을 외운다.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한 해파리의 학명이다. 이 해파리는 1cm도 되지 않는 작은 몸을 가졌으나 성장과 퇴행을 반복하며 영원히 죽지 않는다.
    “나는 해파리였다. 뇌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흐물흐물한 두 다리는 내가 해파리의 삶을 살았다는 흔적기관으로 남아 있었다.”
    그런 해파리와 자신의 모습을 대조하는 여성은 자신의 결핍 또한 해파리처럼 극복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침대 모서리 밖으로 하얀 다리가 튀어나왔다. 창틀에 가려져 다리의 일부만 보였지만 그의 것은 아니었다. 나는 황급히 몸을 돌려 벽에 등을 기댔다. 나는 침을 삼켰다. 나는 다시 몸을 낮추고 창밖을 내다봤다. 하얀 다리 사이로 그의 커다란 몸뚱이가 보였다. 하얀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쌌다. 곧은 뼈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탄력 넘치는 근육. 근육이 움직이며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곡선. 관절의 거칠고도 부드러운 움직임. 실리콘도, 비닐 튜브도 아닌 살아 있는 다리. 만져 보고 싶었다.”
    자신에게는 결핍된 것을 가진 여성을 보자 그런 그녀의 염원은 더욱 깊어진다. 그녀는 자신의 소망을 환상이라는 매개를 통해 잠시나마 실현시켜본다. 환상 속에서 멀쩡한 다리를 가진 그녀는 마치 해파리처럼 두 다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바닷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친다.
    「젤리피시」는 조수경 작가의 등단을 도운 영광스러운 작품이다. 성인 용품 가게, 젊은 여자를 성노리개로 활용하는 부정적인 세태 등 자극적인 소재를 활용하여 인간의 욕망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겉은 왜소하고 연약하지만 속으론 독을 품고 사는 해파리처럼 이 글의 여성 또한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보충하여 육체적, 신체적 아름다움을 얻기를 갈망하고 있다.
    이러한 그녀의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들의 결핍된 무언가를 충족시키기 위해 주문을 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핍된 부분을 당장 고칠 수 없다 하더라도, 자신과는 달리 결핍된 무언가를 가진 타인을 마주하게 되더라도, 우리들은 해파리처럼 자신의 결핍을 보완한 완벽한 모습을 상상하며 바다 속에서 헤엄치고 있을 것이다.

 

 

◆ 필자소개 / 박선우

– (잠시 쉬어가는 선우입니다)

 

   《문장웹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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