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몰아쓰는 6년의 일기-프롤로그

처음으로 글을 쓰고 올려 봅니다. 소설을 쓰면 어지러웠던 생각이 정리되는 거 같아 시원한 느낌이 들어 좋더라고요. 공지사항을 보니 완결된 소설 만을 올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제가 지금 수험생이고 글을 마칠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이렇게 프롤로그만을 올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프롤로그만을 올려 내용도 잘 이해가지않으시겠지만..그래도 일반 학생의 소설을 전문가가 평가해주는 곳은 여기 밖에 없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정말 이런 공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또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소년은 어지러웠고 토할꺼 같았다. 빗물이 소년의 팔을 차갑게 만들었다. 슬리퍼 차림으로 휘청거리며 다급히 편의점 문을 열고 카드대출기를 찾았다. 기계에서 자꾸만 카드를 인식할 수 없다고 메시지가 나왔다. 카드를 넣었다 빼었다를 반복한 후 간신히 돈 30만원을 뽑는다. 돈을 많이 만져보고싶어 전부 만원짜리로 뽑았다. 편의점 알바생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지폐들을 지갑에 넣지도 않은채 편의점 알바생에게 다가가 뒤에 있는 담배를 가리킨다.

"저..저거 주세..요"

"이거요..?"

"아뇨..저거요.."

"이거..?"

"아니..저기 에쎄라고…"

소년은 담배의 종류를 전혀 몰랐지만 웬지 ese뭐라고 써있는 흰 담뱃갑이 꼿혔다. 계산을 하고 편의점 문을 연다. 아차차 소년은 라이터가 없다. 눌러서 불이 나오는 라이터 하나를 사간다. 차도를 건너며 담뱃갑을 만진다. 담뱃갑이 생각보다 얇다. 담배를 꺼냈는데 어디가 앞이고 뒤며 어디다가 불을 지펴야하는지 고민했다. 아니 멍하니 생각했다. 담배에 불이 붙고 담배끝을 수영을 하듯이 크게 들이 마신다. 몇번 아무느낌이 없다니 목구멍에 넘어가는 느낌이 들자 콜록 콜록 기침이 나왔다. 시발 이렇게 맛없는 걸 왜 피는거야… 담배를 잡은 손가락에 뜨거움이 느껴졌다. 담배를 멀리 던져버렸다. 담배갑과 라이터도 차례로 더 멀리 던져버렸다. 멀리 더 쎄게 던질수록 가슴 속 응어리가 풀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기엔 응어리가 너무 크고 깊었다. 아마 썩어문드러져 검해져버린 피가 섞인 응어리일 것이다.

소년은 집으로 향한다. 엘레베이터에 혼자 남자 소년은 괜한 벽을 한번씩 쳐본다. 엘레베이터가 흔들린다. 기분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머리만 더 어지럽다. 소년은 예전에 몇번 술을 마셔본 적이 있었다. 딱 그 기분이었다. 몽롱하고 꿈 같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방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는 '모'와 마루 소파에 앉아 태블릿으로 오목을 두고 있는 '부'를 지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책상에 안쓰는 노트를 급히 찾는다. 빈 노트를 피고 적었다. 아니 소년은 적어야만 했다. 2년 전 그 계단에서의 압박감이 소년의 숨통을 조여왔다.

소년은 높이 떠오른 축구공을 향해 달린다. 중학교 2학년인 소년은 축구공이 좋았다. 동글동글한 걸 모두가 단순하게 쫓는 것이 좋았고 행복했다. 그럼에도 소년의 축구 실력은 탁월하지 못했나보다. 꿈으로 쓰기엔 소년 자신도 무리임을 알고 있었다. 아니 부모가 알려줬다. 소년은 축구공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글자들이 빼곡한 책들은 싫었다. 그나마 보기만 하면 되는 책은 나았다. 온갖 명령이 난무한 교과서와 문제집은 좋은 친구가 못 되었다. 그럼에도 소년은 공부 밖에 자신의 길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아니 교육자인 부모가 알려줬다.

소년은 거만했다. 자기가 뭘 모르는지도 모를 정도로 어렸다. 그래도 괜찮았다. 소년은 그럼에도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중산층의 부모의 그늘과 소년의 낙천적인 성격 때문이었다. 그 낙천적임 뒤에는 자신에 대한 오만함과 과대평가도 있음을 소년은 알지 못했지만.

어느 날부터 소년의 모는 소년에게 윽박을 지르는 횟수가 많아졌다. 소년은 좋아하는 아침잠과 모의 기대에 점점 못 미치는 자신의 성적, 그리고 요즘 가정에 잘 들어오지 않는 부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받을 줄만 아는 자신의 이기적인 어림 때문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자신이 나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것은 어린 소년에겐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년은 모가 미웠다. 아니 모의 윽박이 미웠다.  조금씩 모의 윽박이 거칠어진다. 소년은 조금씩 겁에 질린다. 하지만 발전적인 성격과는 거리가 먼 소년은 오히려 더더욱 반항한다. 하루이틀 점 점 모와 소년은 사이가 나빠진다. 모는 참 말을 잘했다. 아마 국어선생이라는 그의 직업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소년은 그런 유식한 모를 친구들에게 은근슬쩍 자랑하는 등 꽤 자랑스워했고 다른 어른들의 말보다 모의 말을 믿었다. 그래서 모의 말은 낙천적이고 남의 말을 무시하는 소년에게도 꽤 송곳같았다. 소년은 어쩌면 저 말들이 진실일지도 모른다고 점점 두려움이 깊어갔다. 모는 그걸 잔소리라고 불렀다. 하지만 소년에겐 '잔'소리가 아니였다. 언제부턴가 모의 잔소리가 소년의 귓가에 메아리가 되어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 옮겨가며 공명했다. 소년은 귀를 막았다. 귀를 막아도 안에서 들리는 소리는 막을 수가 없었다. 드디어 소년이 잔소리를 들을 동안 노려보기만 했던 유리잔을 바닥에 힘껏 던져 깨버렸다.

깽끄랑

미친새끼 정신병자새끼 사이코새끼 부모가 잔소리 좀 했다고 유리컵을 던져? 미친새끼

소년은 처음 보는 자신의 폭력성에 놀라 방으로 들어가 숨는다. 좋아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잠이 든다.

밤늦게 요즘 통 보기가 힘들었던 부가 들어왔다. 미친새끼는 오늘 자신이 들었던 극악무도한 그 얘기들을 고발하려 부에게 간다. 하지만 부가 먼저 불렀다. 깨진 유리컵을 보며 윽박지른다.

불효자 새끼 괴물같은 새끼

부는 미친새끼를 야단내고 상황을 정리하기에 바빠 미친새끼의 말을 들을 여유는 없어 보였다. 미친새끼는 '입'을 다문다. 미친새끼는 그 날 처음으로 인생에 돌이킬 수 없는 결단을 한다. 가족에게 마음의 문을 닫은 것이다. 그때는 전부 부모의 탓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소년의 타고난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외'자식인 소년은 그렇게 홀로 어둠에 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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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은 어지러웠고 토할꺼 같았다." – "소년은 어지러워서 토할 거 같았다." * "소년은 담배의 종류를 전혀 몰랐지만 웬지 ese뭐라고 써있는 흰 담뱃갑이 꼿혔다." – "~꽂혔다." * "담배에 불이 붙고 담배끝을 수영을 하듯이 크게 들이 마신다." – "담배에 불을 붙이고 담배 끝을 힘차게 빤다." : "담배에 불이 붙고" 이 문장의 주체는 '담배'고 "담배끝을 수영을 하듯이 크게 들이 마신다"의 주체는 '나'입니다. 서로 다른 주체를 가진 문장이 한 문장으로 쓰일 수는 없겠죠. 또한 수영을 하듯 크게 들이 마신다는 표현도 어딘가 어색합니다. 담배 끝을 들이 마실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굳이 풀어 쓰자면 수영을 할 때 숨을 크게 들이 마시듯 숨을 힘차게 들이 마신다는 표현으로…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