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프롤로그

-마피아

 

클로버1, 다이아3 , 하트5, 하트7, 클로버9.. 노페어*다 (포커에서 가장 낮은 패).

노페어가 뜬 우리 보스의 곰 같은 눈은(생긴 것도 곰 같이 생겼다)어색한 시선 처리와 함께 살집이 과다한 앙증맞은 볼따구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누가 봐도 나는 진짜 개좆밥을 뽑았으니 넌 뭘 뽑았든 고 하세요 라고 써있는 거 같았다. 반면에 여유롭게 시가를 태우고 있는 상대 보스는 겁나 거만한 표정으로 하다하다 손까지 떨고 있는 우리 보스를 조롱한다.

“avere paura di, la propria (쫄리면 뒈지시던가)”

저 조롱만 없었다면 뒈졌을.. 아니 보스께선 배팅을 이어나가지 않으셨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 상당한 기분파에 다혈질인 우리 보스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못 먹어도 고를 시전하실 것이다. 저 자식 그걸 노리고 우리 보스를 도발하거면 상당히 똑똑한 놈이다. (근데 원래 성격이 재수없는 놈인 거 같다.) 보스가 쫄리긴 누가 쫄리냐고 혼자 더듬으며 중얼거린다. 곰 보스(우리 보스의 별명이다)는 상대 베팅에 응하고 남은 칩을 두꺼운 팔로 밀며 올인까지 한다. 내 옆에 있는 우리 조직 멤버 안드레와 과르다도도 이 끔찍한 상황을 보고 있을 것이다. 작지만 빠른 손놀림이 예술인 안드레는 옷 재킷 안에 숨겨둔 조그마한 셔터 칼 파편을 옷 위로 어루만지며 곧 있을 피바다를 준비한다. 큰 키의 과르다도는..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나는 목을 가볍게 돌리며 상대 조직 수, 주변 지형을 파악하며 싸움을 ‘계산’한다. 상대 보스 피터, 이번에 미국에서 건너온 놈으로 딱히 정보도 없는 걸로 보아 영향력 있는 놈은 아니다. 즉, 이 자리에서 죽여도 뒷문제는 없다. 우리는 현재 가장 잔인한 조직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나폴리 지역에서도 가장 극악무도하기로 유명한 52년 전통(우리 보스가 그랬다.아마 맞을꺼다.암)마피아 조직 ‘샤키리’다. 그러니 뒷문제는 더욱 걱정 없다. 단지 피터 바로 뒤에 뱃살이 내 옆에 있는 안드레만한, 2m에 몸무게 130kg은 족히 넘길 듯한 저 거구의 돼지가 다소 위협적이다. 하지만 뱃살에 비해 짧은 팔 길이는 위안이 된다. 아마 평생 자기 배꼽 한 번 못 씻어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머지 옆에 있는 두 놈, 문을 지키고 있는 놈 1명, 밖에 있을 놈들 무리는 대략 7명 쯤. 보스가 패를 뒤집는다. 곰 보스의 노페어를 보고 배를 잡고 크게 웃는 피터. 저것은 인생 마지막 웃음이다. 얼굴이 시뻘개진 곰 보스가 팔을 부들부들 떤다.

“dijaibbongdis fware! (야이시불놈아!)

시작이다.. 곰 보스가 피터의 얼굴을 시원하게 쳤다. 웃는 얼굴엔 침 못 뱉는다니.. 아구지는 되나보다. 피터의 부하들이 흥분해 곰 보스에게 달려든다. 당혹감에서 오는 흥분은 싸움에서 적에게 헛점을 노출시킨다. 기본도 안 되있는 하수들이다. 날쌔서 제일 앞에 있던 녀석이 안드레가 손가락으로 튕겨서 던진 셔터칼을 목에 맞고 쓰러진다(안드레는 꼬딱지를 튕기듯 자유재재로 셔터칼을 던지는 작은 재주가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는 먹이를 잡지만, 약한 주제 일찍 일어난 새는 제일 먼저 먹이가 된다. 당황해하고 있는 뒤에 녀석에게 어느 새 과르다도가 다가가 가볍게 팔을 꺽어 제압한다. 그러면서 쓰러진 채 목에 새는 피를 손바닥으로 감싸 막고 있는 앞 녀석을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본다. 자기에게 팔이 꺽이며 이제 다시는 오른 팔을 쓸 수 없을 녀석의 비명은 들리지 않는가 보다. 이때 거구의 돼지가 과르다도에게 황소처럼 돌진한다.

“Gwaldado! Blangkka! (과르다도! 피해!)”

과르다도는 피할려 했지만 조금 늦었다. 과르다도가 돼지의 주먹에 나가 떨어진다. 그래도 치명상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돼지에게 틈이 보인다. 나는 과감하게 몸을 날려 돼지의 얼굴에 돌려차기를 꼿는다. 동작이 큰 기술이라 리스크가 크지만 팔이 짧은 돼지는 막을 수 없었다.

돼지가 기절해 바닥에 쓰러진다. 안드레가 겁에 질린 피터의 목에 셔터칼을 겨눠 인질로 잡은 채 과르다도와 나는 곰 보스를 호위하며 밖에 있는 놈들 무리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간다. 기다리고 있던 우리 조직의 상징 ‘붉은 늑대’ 마크가 달린 검은색 리무진 차에 보스를 먼저 태우고 나, 과르라도, 그리고 안드레가 인질 피터를 자신의 몸을 가리는 용도로 같이 탑승한 후 출발하는 차에서 피터를 바깥으로 발로 차 밀어내고 재빨리 문을 닫는다.

“Bo..boss….!”

피터의 부하들이 피터를 부축하러 뛰어오기도 하고, 몇 놈은 우리 차 창문을 향해 권총을 쏘기도 한다.

“Pepedanyo oggi è kkk, ssantamaria~ kkk (이거 방탄유리야ㅋㅋㅋ이 개색히들아ㅋㅋㅋ)”

안드레가 창문에 대고 손가락 욕을 하며 깐족댄다.

‘그거 선팅유리기도 해. 멍청한 시키야’

“Blaffe boosse ssangkali da?(정리할까요?)”

운전석에 앉아 있는 점잖으면서도 세련된 노신사 티아고가 물었다.

“Certo. Joldima ulma ga di ana…(당연하죠. 한 놈도 빠짐없이 담궈요…)”

“si (넵)”

티아고가 휴대폰으로 어디론가 간단하게 연락한다. 맨 뒷자리(우리 차 리무진은 자리가 세 줄이다)의 과르다도는 자신의 머리를 잡고 인상을 찌뿌린다.

"아아,머리야… 돼지새키… 주먹하난 장난아니구만"

"쯧쯧, 그러게 누가 전투 중에 한 눈을 팔래. 그리고 그 돼지는 좆도 잘못없어. 자기 보스가 판 좀 이겼다고 얼굴에 어퍼컷이 꼿히는데…참 나… 그걸 누가 가만히 있겠어? ”

나는 은근슬쩍 옆자리에 앉은 곰보스를 흘겨 쳐다본다. 곰 보스가 헛기침을 하며 내 눈치를 살핀다.

“크..크흠…아니 항상 지니깐 열받자나..!”

“그니깐요. 그렇게 맨날 지면서 왜 계속 도박판에 가는 거에요? 예전엔 손도 안 대셨잖아요. 도박 같은거. 지는 걸 즐겨요? 마조에요? 제가 엉덩이에 손 좀 대줘요?”

“하하 이해해주세요. 넘버 투. 원래 나이가 들면 안 해봤던 걸 해보고싶어지는겁니다.”

점잖은 티아고가 점잖게 흥분한 나를 말렸다.

“이…이 내가 노망이라도 났다는거야…!? 네가 더 나빠…!티아고”

“하하 보스 제가 언제 노망…”

“그리고 제발 그 자기 뜻대로 안되면 팔 덜덜 떠는 버릇 좀 없애요. 학교에 있는 지체 반 애들 짱이세요? 아주 꼴사납다고요…”

지금도 조금씩 팔을 떨고 있는 곰 보스가 콧물을 팽 삼킨다.

“크응..팽..! 학교 담벼락도 못 넘어본 녀석이 무슨 학교 타령이야..!”

윽. 그렇다. 5살때 조직의 일원이었던 한국인 부모님을 모두 잃고부터 조직이 집이자 학교인듯 1대1다이다이, 다구빨싸움, 갱끼리의 말싸움 등 주요과목(?)들을 우수하게 수려하여 18살 이제 조직의 행동대장 자리 ‘넘버 투’까지 올라온 나는 내 나이 또래 애들이 다니는 진짜 학교에는 가보지 못했다. 고로 할 말을 잃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안드레가 어색해진 분위기를 살려 보려 했다.

“ㅋㅋㅋ여기 학교 나온 사람이 몇 명이나 있어요?ㅋㅋㅋ뭐”

“나”

“ㅋㅋㅋㅋ중학교중퇴는 안껴져욬ㅋㅋㅋ과르다도”

“이 싸가지없는 시키가”

과르다도가 안드레의 뒤통수를 장난치고 꽤 쎄게 쳤다. 하지만 안드레는 깔깔 거리기만 한다. 머리에 든 게 없어 머리에는 데미지가 없나 보다.

“처리 끝났답니다. 넘버 투”

핸드폰을 가볍게 확인하며 티아고가 말했다. 주위에 대기하고 있던 수십명의 우리 패밀리 말단들이 피터네 일당을 모조리 담궜다. ‘후환을 남기지 않는다.’가 ‘샤키리’의 철칙이며, 적에 대한 일말의 동정이 나 자신 뿐 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화를 불러온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워온 나는 그런 철칙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ok.상황종료.”

창문을 열고 시가를 문다. 하아…또 하루 무사히 살아남았구나…신호에 걸려 잠시 멈춘 리무진 창 밖, 져물어가는 나폴리의 노을 아래 가방을 메고 정답게 어울려 집으로 가는 학생들… 이 나를 야렸다.

"뭘 봐? 안 꺼져?"

쟤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며 뛰어간다. 학교…내 또래 아이들에겐 당연한 곳… 하지만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곳…

나도 만약 평범한 가정에 태어나 평범하게 자랐다면 지금쯤 양복 대신 교복을 입고 학교친구들과 하교길을 걷고 있었을까… 아님 나는 원래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 ‘괴물’로 태어난 것일까…헷갈렸다. 그저 하루하루의 목숨을 건 생활 만이 이런 잡념에서 나를 구출할 뿐이었다. 후우… 담배연기를 깊게 뱉었다. 아뿔싸 갑자기 역바람이 불어 리무진 안으로 담배 연기가 들어왔다. 곰 보스가 인생에서 구출당하고 싶냐고 한다. 그건 싫다. 서둘러 담배불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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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페어가 뜬 우리 보스의 곰 같은 눈은(생긴 것도 곰 같이 생겼다)어색한 시선 처리와 함께 살집이 과다한 앙증맞은 볼따구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누가 봐도 나는 진짜 개좆밥을 뽑았으니 넌 뭘 뽑았든 고 하세요 라고 써있는 거 같았다." – "노페어가 뜬 우리 보스는 곰 같은 눈을 어색하게 내리 깔았다. 두둑한 볼따구에서 흘러내리는 그의 땀방울로 보아 개좆밥 같은 패를 뽑은 게 분명했다. : 문장이 너무 길어요. 이런 경우 비문이 되기 쉽죠. 실제로 위의 문장은 주어가 뭔지 알 수가 없네요. '눈'도 주어 같고 '땀방울'도 주어 같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땀방울에 뭐가 써 있을 수는 없습니다. 그의 볼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로 그가 "개좆밥을 뽑았으니 넌 뭘 뽑았든…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