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눈 속에는 분명

눈이 있겠지

하얀 소복눈 위에는 분명

눈이 있겠지

차가운 차가운 가운데에는 분명

검정이 있겠지 검정 안 검정이 있겠지

참 신기하지 않을까 흰 눈에 검정 있으면

그대 눈은 하얀데 널 보는 눈은 하얀데

검정이 있음은 무슨 까닭일까

하얀 위에 검정을 파고들면 하얀이 있을까

그대 하얀 가운데에는

검정 눈이 있을까 하얀 눈이 있을까

하얀눈 검정눈 소복이 쌓이면

널 보는 눈이 있겠지

날 보는 눈이 있겠지

하얀 가운데 널 보고

검정 가운데 널 보겠지

 

봄이 가면 눈을 본다

아니 겨울 가면 눈을 감나

눈썹을 치켜뜨고 하늘을 보면 검정이나

눈꺼풀 띄우면 하얀이 널 볼까

흰구석에 눈 쌓아두고

검은색에 널 밀어두면

어느 날 제설차가 괴물처럼 몰려와

하얀눈 검정눈 모두모두 가져간다

하얀눈의 너는 검정의 나를 본다

나는 검정을 감고 너는 하얀을 싣고가는

제설차 보며 눈을 본다 눈을 감는다

 

하얀 눈 감으면 검정을 볼까

검정 눈 감으면 하얀 눈 볼까

너는 하얗게 하얗게 간다 너의 눈은 제설차를 좇는다

그제야 비로소

나는 눈을 뜨고 검정 눈을 뜨고

하얀 눈 소복한 하얀 눈

괴물처럼 좇아가 너를 밟는다

검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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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일찍 시를 올릴 줄은 몰랐습니다. 시 게시판은 한 몇 년 뒤에야 이용할 줄 알았거든요. 그동안 시를 한 편도 쓰지 않고(제가 제대로된 시를 쓴 적이 있겠냐마는) 소설만 썼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제 글에 달린 댓글을 보게 되었지요. 그 댓글은 다름아닌 저를 기다리는 사람의 응원이었습니다. 저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제 시를 기다리는 분이 계시더군요. 물론 제가 올리지 않으면 잊혀지겠지만… 최근들어 시를 쓰고 싶어하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느 날 시를 읽는 내 모습이 보이더군요. 저는 시에 관심이 많았던 걸까요? 급한 마음에 시를 올리지 않겠다는 글을 올린지 일 년도 되지 않아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이 시는(시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으나) 예전에 쓴 '눈 속의 눈'을… 더보기 »

고래바람

정말 오랜만에 시를 올렸군요. 폭발하듯 시를 퍼붓던 모습이 사라지고 차분히 내리는 눈처럼 느껴집니다. '눈 속의 눈'을 회고해 새로 썼다고 하는데요. '퇴고'했다는 말이겠죠. 초고보다 길어졌으나 언어의 반복, 이미지의 반복이 아쉬움을 남겨요. 자칫 시의 의미가 축소되고 말장난으로 보여질 가능성이 있답니다. 보다 간결하게 시를 퇴고를 하면 어떨까 싶어요.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미지로 응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태양은 만인의 것이고 바다는 즐기는 자의 것이듯 시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시 많이 읽고 좋은 시 쓰길 응원하고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