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무사
어른 [1]

밀물이 차오른다 건조한 바닥 갈라진 틈에 숨어 두려움에 밖을 보지 못했다 점점 들려오는 파도소리 내 발끝에 느껴지는 진동 크고 두려운 것들이 온다 이리저리 더 깊이 숨으려해도 말라버린 진흙은 돌만치 딱딱했다 난 그것들과 마주치기 싫다 파도에 휩쓸리기 싫다 지금이곳 좁디좁은 이틈 언제 내쫒길까 너무 무섭다 이대로 난 어리고 싶다

어른
/ 2020-10-23
청무사
문상 [2]

오늘 친구의 버팀목 하나가 불타버렸다 이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장난치지 마라며 성을 내다 슬픔 참으며 삼키는 그 녀석 코맹맹이 소리에 급히 집을 나서 택시를 잡았다 가는 길 미터기에 오르는 숫자처럼 그 녀석 걱정도 더해졌다 도착해 온 몸에 숯칠한 사람들 사이에 입술 물며 슬픔 참는 너를 보았다 아직 나이테도 보이지 않는 어린 나무가 삼십년된 소나무처럼 의젓히 사람들을 맞았다 녀석 앞에 서서 서로 마주보며 내게 "왔어?" 소리없이 전하는 인사에 내 두번의 절에 눈물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내게 콧물 가득한 울음소리로 "괜찮아?" 하고 전하자 이내 어린 나무는 줄기에 담아둔 물을 쏟아냈다 언젠가는 떨어질[…]

문상
/ 2020-09-28
청무사
낙태 [1]

어둡고 좁은 이곳 기지개 한번 펴지못하고 웅크려선 배에 달린 생명줄 의지하며 빛을 기다린다 난 아직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만 하나는 느낀다 연결된 줄을 타고 배에 도달해 온몸에 퍼지는 감정의 전류 그 전류는 항상 차갑다 내몸을 데우는 따뜻한 혈액과 달리 그것은 슬픔,절망,치욕으로 나를 짓눌렀다 하루에도 수십번 흐르는 전류의 압박에 발길질 한번 못하고 겁먹어 움츠렸다 점점 내 배의 생명줄은 가늘어지고 교감이 뒤틀리는 것이 끝없이 날 괴롭혔지만 난 버텼다 더욱 웅크려 단단히 관철했고 악착 같이 버티다 어느덧 몸을 감싸던 뜨거운 바깥열기 가고 어제 생겨난 손가락끝을 차갑게하던 날도 가며 봄을 보겠다는 봄의 빛을 보겠다는 부푼[…]

낙태
/ 2020-09-18
청무사
남은 베터리 [1]

남은 잔량 5% 경고가 울린다 금방 꺼질듯 했지만 갤러리 너의 사진을 바라본다 내일 웹툰 미리 볼수 있었지만 내일 볼수 있으니 너를 봤다 점점 시간아 지나면서 4.3.2.1 남은건 1% 핸드폰 꺼지면 이맘도 꺼질듯해 오래 눈에 담는다 이 기분 이 마음 충전 할수없으니

남은 베터리
/ 2020-09-07
청무사
아픔을 원한다 [1]

다시 내게 돌아오지 않는다 그 차가움,외로움 밤마다 내게 휘두르던 몽둥이는 너무 오래된 탓인가 부셔졌고 이제 아프지 않아 좋은것인데 아프지않아 괴롭다 아프지않아 매일보던 새벽의 별 보이지않고 깜깜한 하늘만 그 아픔 널 향한 끈기 였을까

아픔을 원한다
/ 2020-08-13
청무사
그리움 [1]

난 네가 그립지 않아 뭐..눈오는 날 한번 쌓이고 또..비오는 날 한번 고여도 가끔 생각 날 뿐이지 너보고 싶은 맘은 없어 아마도…

그리움
/ 2020-08-05
청무사
고라니 [1]

사슴 같이 생겨선 하는짓 못난 그녀석 멧돼지 따라한듯 우스꽝스러운 검니 달고서 1년 열심히 지어놓은 농사 다 망쳐 놓는 나쁜놈 꼭 잠잘때 내 근처에서 울고 난리인 이따금 너무 미워 혼내주려 밤에 나서면 그놈 빛나는 두눈 무서워 아침을 기약한다 그런데 이놈 아침에는 이산저산 쏘다니며 저산 멀리서 나 조롱하듯 울어댄다 내 이놈 혼내주려 작정하고 찾아내도 이놈 하는 것 보면 애잔해서 관둔다 이녀석 아주 미련한것이 매섭게 차 달려와도 멀뚱멀뚱 서서 니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 겨루고 있으니 내가 어찌 이놈을 혼내겠냐?

고라니
/ 2020-07-28
청무사
미련(2) [1]

툭 튀어올라 네게 안긴다 어제 떨쳐낸 이녀석 모질게 대해도 실없이 웃는다 그 실없는 모습이 너도 마냥 싫진 않았는지 보답을 해주듯 내게 마음 사무치게 하는 웃음을 가끔 지쳐 떨어져도 그 웃음 때문에 다시 네게 달려 간다

미련(2)
/ 2020-07-26
청무사
미련

축축한 바닥 차가운 바닥 점점 밀려오는 썰물이 이제 내 목까지 덮쳐서 이젠 떠나려고 했지만 그때의 온기 약간이라도 아니 조금이라도 느끼고파 죽을둥 살둥 헤엄쳐 봐도 등대위의 너에겐 가지 못했다 만약 내가 조금 더 갔다면 내게 그 웃음을 지어주겠지

미련
/ 2020-07-26
청무사
뽀삐 [1]

나 3살때부터 함께자라 어느덧 14년 항상 집에오면 짖으며 반겨주던 넌 이젠 몸이 빳빳하게 굳어 날 반겨주지 못하고 바라보기만 마지막인듯 내게 안긴 너는 어제의 온기 어디도 없고 항상 날 안심 시켜주던 그 심장 고동소리는 금방이라도 꺼질듯해 불안함과 알수없는 감정이 내게 네게 덜덜 떠는 너 덜덜 떠는 목소리로 건네는 마지막 사랑한다는 말

뽀삐
/ 2020-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