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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버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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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시험 치다가 본 창문 넘어를 기억해?

몇 주 동안 잠 못 자고 여드름이 나네 마네

새벽에 먹은 라면 때문에 위가 쓰리네 마네

하면서 준비했던 시험,

 

그 시험 못 치면 나 죽어버리네 마네

그 시험 잘 치면 대학을 가네 마네

이 시험만 치고 나면 난 자유네 마네

지금 생각해보면 건방지네 시험 주제에 우리 자유를 논해

 

그 130분동안 63문제를 풀어나갈 때

그 중요한 시험 보는데 폭풍 와서 짜증냈잖아 우리,

빛이 번쩍, 하길래 또 천둥이 치겠지,

필사적으로 바람을 막아내는 창문이 내는 비명소리가 거슬려 째려봤는데

 

근데

근데

너무 아름다웠잖아, 초록색, 아직 추워 보이는 그런 시금치 초록색 바다에

가느다란 나무들이 휩쓸려 춤추는 무도회를 열고

그깟 안개가,

그 안개가 나무들에게 안겨 미소 지을 때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우리는 봤잖아

우린 그 때를 봤잖아

 

그 때 그냥 그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으스러진 뼈랑 피로범벅된 몸 이끌고 산 속으로 들어가 함께 춤출 걸

발가벗은 몸이 선홍빛 피보다 더 붉어질 때까지 풀들은 내 속을 어루어 만지고

갈색 파마머리가 젖어 탐스런 검정색 머리가 될 때까지 비바람은 나를 핥아

잿빛 하늘이 음흉한 눈으로 나를 탐색하지만 그걸 즐겨

번개에 맞아 타버리더라도, 진흙에 몸이 빠져 허우적거리더라도, 천둥에 귀가 멀어 듣게 되지 못하더라도

뜨겁게 사랑을 나눠

내일이면 없어질지도 몰라

오엠알 마킹 몇 개 앞뒀지만 지금 그게 중요하니,

지구가 섹스하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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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이 장(葬)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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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 때 왜 나갔냐구.

음 그게, 그게

내 무덤에 같이 넣을 내 유품 정하러,

그래서 그 날 나갔어.

 

난 가는 날에는 예뻐 보이고 싶었는데, 글쎄

요즘 옷값이 왜이리 비싸니, 숏패딩도 20만원이 넘는거야

그냥 좀 덜 따뜻해도 효녀로 가는 게 더 예쁘지 않을까, 그랬더니

엄마가, 막 나를 따라 울어. 좋은 것만 입혀서 보내고 싶대

근데

근데 엄마는 닳을까봐 손가락에 가락지 하나 못 끼우는데

엄마 옷 중엔 5만원 넘는 게 없는데

막 20년 전 입던 옷 입고 그런말 하니까 내가 화나잖아

나보고 어쩌라고

 

아빠가, 뭐라도 제발 사래, 소비의 목적을 말해주더라

근데, 난 아빠가 대나무 밭에서 혼자 도시락 까먹었던 거 알거든,

나보다 불쌍하게 사는 거 알고 있거든

갑자기 짜증나더라 내가 제일 불행한 게 아니라서

그래서 눈물이 흐르더라, 그래서 그냥 사버렸어, 26만원 짜리 르꼬끄 흰색 숏패딩

 

눈꽃 같은 흰색도 내 위에서는 왜 그냥 씹다 뱉은 껌 같은지

왜 싸구려를 입고 내 장례식에 온 귀족들은 내 죽음보다 숭고해 보이는지

패딩은 팔았어,

눈물 났지만 눈물은 안 묻혔어, 눈물 냄새 나면 안 팔리거든.

내가 가지고 있던 가장 비싼 옷, 나 그거 팔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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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 번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 남겨봅니다.

시를 많이 읽어본 것도 아니고, 글쓰기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지만

가끔 벅차오르는 감정을 표현해내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쓰게 됬습니다

반가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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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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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트인데 이제야 가입했어요.

 

글을 사랑하지만 그렇기에 쓸 엄두조차 나지 않아요. 아마 이곳에 제 글을 올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시와 소설에 대해 많은 얘기 나누고 싶어요. 제 주위에는 책을 좋아하는 친구도 시를 읽는 친구도 없거든요…

 

잘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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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노랑배 우수거짓말상 [시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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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문]

  1. 이거레알 시 – 백색소음

문학에 앞서 우리는 늘 우리가 하는 것이 정말 문학일까,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그런 고민 속에서 시작되는 문학만을 봐온 우리는 불확신과 자기불신, 그에 기인하는 체념적인 무기력에 익숙해져 있죠. 그러나 여기 그런 문학세계에서의 초월을 꿈꾸는 '시발 점'이 있습니다. '시발'과 '점' 사이의 간극만큼이나 거칠고 이따금 '균형을 잃고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자신에 대해 확신하는 자의 '생얼마냥 가식없는' 모습이죠. 이전의 문학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응 아니야' 하고 단언할 수 있는 확신이 글에 서려 있습니다. 독자들은 도무지 '정신이 멍해'지는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시인은 그저 언젠가는 찾아올 그들의 인정을 기다릴 뿐입니다. 인정? ㅇㅇㅈ

 

2.  불알 – 백색소음

언젠가 닭이 먼저인가 아니면 달걀이 먼저인가에 대한 질문의 누군가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돌연변이를 통한 진화를 하였을테니, 달걀이 먼저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죠. 사람은 어떨까요. 사람은 부모가 먼저일까요, 자식이 먼저일까요. 사람들은 아무래도 부모가 먼저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부모중에서도 어머니 쪽에 중심이 가 있지요. 많은 작품들에서 자궁으로의 회귀를 꿈꾼다는 점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이 시는 그런 그들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하려고 듭니다. 사람은 정자가 먼저라고. 자궁이 아닌 고환, 즉 '불알'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요. 그러나 많은 정자들은 '완성되지 못한' 채 사라져가죠. 마찰 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지만 그곳에 정자가 갈 곳은 없습니다. 즉 시는 우리가 자궁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이유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나의 형제들이 가야했던 곳을 대신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죠. 마찰이라는 수화에 속아 잠시 하얀 모습으로 세상에 나왔던 형제들이 절로 그리워는 시였습니다.

 

3. 난 지금 미쳐가고 있다 – 서윤호

패러디 시로군요. 과거 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며 자신의 모습을 찍어 올렸던 거장의 작품을 패러디한 시입니다. 그러나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그는 법이라는 한계를 초월하지 못한 나약한 하나의 개인이기도 했습니다. 이 시는 바로 그의 그런 지점을 날카롭게 파고 들어가고 있습니다. 음악을 문학으로 바꿈으로써 제한된 '음악'은 무엇으로도 치환될 수 있는, 즉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지요. 과연 타당한 의견이라 생각됩니다. 시인의 다음 시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무언가가 아닐까요. 그의 미래가 기대되는 시였습니다.

 

4.  난 ㄱ ㅏ 끔…. – 윤별

직전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패러디 시입니다. 그러나 앞선 작품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인 것 같군요. 시인은 '시를 사랑해서 가끔 소리를' 치는 사람입니다. 눈물을 흘리기도 하하고 술을 마시며 마감을 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시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고통이 같은 말처럼 느껴지는 건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사랑의 과정이 고통 뿐이지만 시인은 계속해서 사랑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그것이 '슬픔'은 아니니까요. 시인은 시로 인해 고통스럽지만 자신이 슬프지 않음을 강조하며 'ㅁ ㅓ 리가 ㅇ ㅏ닌…. 맘으로…..우는 ㄴ ㅐ ㄱ ㅏ 좋 ㄷ ㅏ'고 말합니다. 사랑에 한해 머리를 거쳐 계산적으로 굴면 그곳에 있는 것은 고통뿐이라는 시인의 충고가 돋보이는 시였습니다.

 

5. 강박 – 김줄

시를 펼치면 가장 먼저 무수히 많은 쉼표들이 보입니다. 현대사회는 개인에게 충분히 일하고 충분히 쉬라며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인질로 강요에 가까운 충고를 하지만 그것은 형식적인 말 뿐입니다. 쉴 시간이 거의 없는 가운데, 쉼을 강요받는 우리들은 억지로 휴식을 하지만 휴식 뒤에 찾아올 밀린 업무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죠. 시는 그 지점을 무수히 많은 심표들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밀크티를 먹으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영화표를 집으면서도 우리는 이 짧은 휴식 뒤에 찾아올 업무에 대해 생각하죠. 결국 '휴식'마저 일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자기학대와 무수히 많은 쉼표들의 연속, 현대인의 모습을 적확하게 집어낸 시였습니다.

 

6. 새벽 2시에 나는 자주 죽었는가 – 별환

과거 극단주의적 선전처럼 유행했던 글귀가 생각납니다.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라는 감옥에 갇혀…' 시는 그 글귀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7살이 넘어 학생이 되는 순간 우리는 '나'의 정체성을 잃은 채 한 명의 '학생'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나는 네게 닿을 수 없는 운명' 즉 '나'를 잃어버린 나는 '나'를 너라고 부를 수밖에 없어질 때, 우리는 거기에 부당함을 느끼죠. 그런 학교에서 멀어지는 찰나 같은 하교 이후에 담배를 피우며 '너'를 그리워하는 일탈을 하지만 실존하는 어른들이라는 '신'이 존재하는 이상 '우리의 신앙은 뿌옇게 흩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성인이 된 시인은 그 때를 회상하며 시를 쓴 것처럼 보입니다. 청소년기의 종말에 대한 '편지보다 유언'에 가까운 시를 쓰며 아직 '나'를 그리워하는 학생들을 보기 위해 '자주 이곳을 맴돌 것이다'라는 선언합니다. 동시에 그런 시를 성인이 글틴에 올리는 것으로 행동함을 보여주는 시인의 자세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7. 글스타그램적 감성 – 청울

다른 반려동물에 비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 이유는 현재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사람은 술을 마실 때 고양이의 뇌와 비슷하게 미래와 과거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비활성화 됩니다. 시는 그 지점에서 영감을 얻어 쓰여진 것처럼 보이는군요. '품빠이는 다음에 하지 뭐'라는 부분과 '그러니까 오늘은 / 적셔' 라는 부분에서 시인은 현재만 생각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그것은 지속성이 떨어지는 찰나의 감성일 뿐이죠. 우리가 마셨던 것이 사실 물이었다는 부분에서 시인은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와인을 마시자며, 지금의 행복조차 내일로 미루는 모습이 절로 안타까워지는 시였군요. 시가 SNS의 형식을 빌렸다는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행복한 장면만을 편집한 인생이 곧 SNS에서 개인의 모습일테니까요. 어쩌면 우리는 모두 고양이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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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숲 동물들의 자유와 해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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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겁쟁이에다가, 연약하고 순딩순딩해서 이용당하기 싫어 혼자 다니는 도마뱀 소녀가 살았어요. 사실 그 도마뱀은 평범했어요. 남들보다 잘날 것도 못날 것도 없었는데, 타고난 성격이랄까 자라온 환경이랄까 여러 이유로 마음을 못 열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살던 '작은 숲' 동물들 사이에 소문이 퍼졌어요. 소문에 따르면, 신이 발 달린 육상동물들에게 마라톤을 주최했다는거에요.

이 마라톤에서 도착점에 도착하는 동물들은, 순위에 상관없이 해방감과 자유를 선물로 맛볼 수 있다는거였어요. 다만, 빨리 도착한 순서대로 영웅대접을 받을 분위기였죠.

도착점은 '작은 숲'과 아주아주 멀리 떨어진 '큰 숲'이었어요. 작은 동물들에게 이 거리는 유럽배낭여행 수준이었죠.

다만, 신이 여는 거라 그런지 어떻게 가든, 상관 없었어요.

동물들은 어떻게 하면 빨리 도달할까 고민하며 지름길을 설정했어요. 그들은 마라톤 초중반은 같이 도우면서 달리자고 했어요.

서로가 협동하면서 새들에게 물어봐서 지도도 만들고, 지름길도 짜보고, 작전을 세우고 끝나면 뒷풀이도 했어요. 그들은 행복했지요. 점점 마라톤이 아니라 거주지 이주가 되어가고 있었어요.

그 때, 작은 숲 동물들과 동떨어진 이 소녀 도마뱀은 마라톤에 참가할지 말지도 고민했어요.

하찮은 자신이 참가하면 동물들이 자신을 놀릴것 같다는 아무 근거 없는 생각으로 지레 겁을 먹었거든요. 그래도 소녀는 신이 생각하는 자유와 해방감이 굉장히 궁금했어요. 그래서 참가하기로 마음먹었지요.

바닷가를 거닐던 중이었어요. 누가 민 듯이, 파도가 특이하게 생긴 돌껍질을 소녀 도마뱀의 앞에 내놓고 갔지요. 그 도마뱀은 그걸 자신의 몸에 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끼면 뭔가 엄청 안전할것 같았죠. 적어도 남한테 피해보면서 살지는 않을 것 같았어요.

근데 딱 봐도 한 번 끼면 영영 못벗을 것 같았고 또 엄청 무거워보였어요. 청춘을 즐기라는 할아버지의 말씀과 완전 반대되는 행동이었죠. 남자의 말이나 다른 것에 의존한 안전한 삶 말고 도전해서 사회에서 성공하라는 할아버지의 멋있는 말씀이었어요.

할아버지의 말씀을 한참을 되뇌이다, 인생은 온마이웨이라고, 일단은 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근데 또 멈칫한게, 남들은 다 빨리 가기 위해서 안달일텐데 자신은 이 무거운걸 끼고 가도 되나 생각했어요.
그때 호랑이가 떠올랐어요.
'도중에 빨리 가려다 물리거나 다쳐서 죽는 것 보다야 늦게나마 도착하는게 낫겠지.'
소녀는 합리화에 능했어요.

마라톤 당일날이었어요. 이상한 걸 몸에 끼고 온 도마뱀을 보고, 동물들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봤어요. 그제야 도마뱀은 자신이 사회활동을 안 하다가 '저 아싸에요.'라고 몸에 도장을 찍어버리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했어요. 동물들은 이내 자신들끼리 떠들기 시작했어요. 그때 저 멀리서 내 또래의 소년 도마뱀이 자신을 동정의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어요. 눈을 마주치자마자 소년은 시선을 피했어요. 한 때 좋아했었는데, 늦어버렸어요.
'큰 숲에는 멋있는 남자 도마뱀들이 있을거야'
소녀는 합리화에 능했어요.

동물들은 나름의 의식 절차를 통해 출발했어요. 하지만 그 와중에 주최했다는 신이란 동물은 없었어요. 소녀는 생각했어요.

'신이 호루라기를 불어주거나 깃발을 펄럭여주는 게 아니네. 그저 누군가가 소문낸 거짓말이 아닐까?'
일단 음모론적이면서도, 나름 멋있는 선험적 가정을 세우고, 마라톤을 시작하는 소녀 도마뱀이었어요.

시작하자마자 동물들은 재빨리 뛰쳐 나갔어요. 그때서야 다른 동물들에 비해, 작은 숲 집단에 비해 자신이 턱없이 느리다는 걸 알았지요. 왜냐하면, 저 앞에 그와 같이 느린 동물들은 빠른 동물의 등에 얹어 타며 협동하면서 달리고 있었거든요. 소녀의 등껍질은 보란듯이 중력에게 자신을 내맡기고 있었어요.

소녀 도마뱀은 울었어요. 완전히 혼자가 되었거든요. 그녀도 작은 숲 동물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마음을 열었다가 상처받는 것이 너무 괴로웠을 뿐이었거든요.

할아버지 말씀을 따를걸.

주위를 둘러봤어요. 동물들은 어디에나 있었어요.
'작은 숲 동물들도 친해지지 못했는데 저 동물들이라고 다를까?'
이런 생각이 들 뿐이었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그녀는 그저 천천히 계속 걸었어요. 확실히 등껍질 덕분에 건드리는 동물도 없었지만, 말 걸어주는 동물도 없었어요.

더 이상 마라톤에 뒤쳐지는 것은 고통은 아니었어요. 왜 자신이 이 마라톤을 뛰어야 되는지가 고통이었죠. 그래서 다른 숲 동물들 집단으로 들어갈까했지만 겁났어요. 그냥 계속 걷는 수밖에요.

어느덧 그녀가 자신이 마라톤을 뛰고 있다는 사실도 까먹었어요. 어딘가로 가야한다는것만 알았어요. 낮에는 해의 방향을 보고, 밤에는 별자리를 보며 그들이 떠난 방향으로 걸었어요.

그때였어요. 저 멀리서 자신과 똑같은 돌껍질이 보였어요. 알고보니 출발선에서 눈을 피한 소년 도마뱀이, 그걸 매고 있던 거에요. 그제서야 마라톤을 상기한 그녀였어요.

이유인 즉슨 그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쳐진 그녀가 마음에 걸렸는데, 마침 바닷가에 그녀가 맸던 똑같은 돌껍질이 보이더래요. 그래서 그는 그걸 매고 그녀를 위해 출발점을 향해 바라보며 기다린 거에요. 길이 엇갈리는 두려움을 무릎쓰고요.

그들은 같이 걸었죠. 그가 옆에 있으면 아침과 낮과 밤이 똑같아 보였어요. 늘 혼자였던 그녀가 처음 느낀 강렬한 감정이었어요. 그것은 소속감보다도 더욱 뜨겁고 끈끈한 사랑이었죠. 마라톤을 한다는데 무거운 걸 지는 바보들은, 세상에서 그들 밖에 없었거든요.

서로는 깊은 사랑에 빠졌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그녀가 새끼를 밴거에요. 남편이 된 도마뱀의 도움으로 마련된 한 곳에 잠시 정착해 알을 낳았죠. 알에서 부화된 아이들은 놀랍게도 태어날때부터 등껍질을 매고 있었어요. 그들은 울었어요. 할아버지의 말씀 무시하다가, 사랑을 쫒다가 특별해진 그들의 존재가 세상에 인정받는 기분이었죠. 그들은 아이를 위해서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죠. 이 아이들의 이름은 '거북이'야.

애지중지 키웠지만, 새끼 거북이들은 얼마 후 말 없이 떠나가 버렸어요. 하지만 서럽지 않았어요. 그저 민들레 홑씨를 바람에 날리고 남은 풀이 조용히 흙에 잠기는 기분이었지요. 하지만 새끼 거북이들은 온 세상에 퍼지면서 그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려줄 것이었어요.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지 몰라요.

둘은 다시 걸었어요. 근데 작은 숲 동물들과 마주치기 시작했어요. 그들이 이 두 거북이를 보면서 놀라 했어요, 드디어 둘이 도착했다면서요. 놀랍게도 작은 숲 동물들은 큰 숲 입구 앞에서 모여 살고 있었어요. 놀랍게도 아주 멋진 마을을 꾸미며 살고 있었어요. 편의시설, 관광사, 심지어 종교도 만들고 있었죠.

한 동물에게 정황을 물어보니 다음과 같았어요. 소문이 퍼졌던 거예요. 저 어두컴컴하고 장엄하여 아우라가 넘치는 큰 숲에서 도저히 신이 말한 자유와 해방감은 찾아볼 수 없다고요. 그렇다면, 저 숲은 죽음에 이르는 저승일 것이라고, 죽음이 온전한 자유와 해방감을 준다며 말이죠. 만약 그렇다면 가장 뒤쳐져서 세상을 경험하고 온 거북이들이 1등이라는 거죠. 다른 동물들은 그 소문이 무섭고도, 거북이들에 대한 질투심에 결승선도 못 넘고, 뒤늦게 쫒기듯 세상을 구경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그들은 연못이 흐르던 큰 숲 입구를 떠나지 못하고 마을을 건설했어요. 그러다 그들은 인간들처럼 창조하는 재미를 안 거에요.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발전되는 문명에서 자유와 해방감은 현실이 아닌 이상에 존재해야 했어요.

작은 숲 동물들은 그제서야 삶을 즐기려고 노력했죠. 거북이 둘은 큰 숲에 들어 가려했어요. 다른 동물들은 그걸 보고 두려움에 떨었어요. 혹시 죽으면 어떡하냐고. 꼴지가 되고 싶냐고.

하지만 한 때 연약했던 겁쟁이 도마뱀이,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는 거북이가 된 것은 마라톤 덕분이었어요. 그리고 마라톤을 위해 걱정하다, 신이 주신 돌껍질로 많은 걸 느꼈죠.

덕분에 어차피 인생은 혼자라고 나무라며 무겁고 힘든 고독감을 짊어지게 해줬고.

그렇게 기나긴 시간 혼자로 존재한 존재를 인정해주고 같이 길을 걸어준 남편의 사랑을 느끼게 해줬고.

그리고 그들 자신을 세상 전체에 '거북이'란 이름으로 존재하게 해준 자식들을 향한 모성애를 품게 해줬죠.

그 감사함을 잊으며 살 수 없었어요.

큰 숲 입구에 가장 가까이 있던 가장 권력있던 호랑이는 다가오는 그들을 쳐다보며 말했어요. 삶을 즐기다 죽음을 마주하는 것이 더 큰 자유와 해방감이라고.

사실 거북이들은 신이 말한 자유와 해방감이 어떤 것이든 가볍게 넘을 준비가 되어 있었어요. 관성의 법칙으로 계속 평범하게 걸어온 그들이 신을 사랑하는 방식의 길에는, 종교의 교리나 편견이 막아설 수 없었던 거죠.

그 둘이 큰 숲에 들어갔어요.

근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 모든 동물들이 허탈했지만 또한 방방 뛰어대며 좋아했어요. 동물들은 거북이들을 영웅대접해줬어요. 하지만 그녀는 그냥 태어난대로 살다보니 도움이 될 때도 있다고 말했죠. 동물들은 큰 숲에서의 삶을 준비했어요.

'작은 숲 동물들이 자유와 해방감을 느낀 건 어찌되었든 사실이 되었군.'
그녀는 합리화에 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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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의 이중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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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롱한 안개 속에서 눈을 뜬 기분이었다. 방 창문에 어스름한 푸른빛이 돌았다. 여름 중순이라 새벽4~5시쯤이라는 걸 자각했다. 문득 목이 말랐다. 냉장고를 열어 뭐라도 마시고 싶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향했다. 주황빛으로 물든 거실로 나왔다.

채련이 고개를 왼편으로 돌렸다. 저편에 여동생, 알퐁의 뒷모습이 보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알퐁은 커튼을 쫙 친 베란다 창가에서 다섯 발자국 떨어진 곳에 바퀴 달린 의자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알퐁은 베란다 창가를 배경으로 삼고, 그 앞에 간이탁자 위의 램프를 그림의 모델로 두었다. 그리고 두 개의 화판을 두고 각각 두 개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녀의 미술 작업은 언제나 채련의 호기심을 유발했다. 베란다 창문에 비친 풍경은 여느 때와 같았다. 산에서 막 나온 주황빛을 품은 해가 보였다. 산 아래로는 줄지어 모여 있는 주택가가 있었다. 사는 곳이 높은 층이고, 베란다 창문이 동쪽으로 나 있어, 항상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이 몽환적인 시공간에서 고등학교 2학년인 알퐁은 매일 다른 작품을 만들었다. 시간별에 따라 빛을 달리 받는 시계를 한 그림 안에 압축해 표현한 그림도 있었고, 컴퓨터 모니터를 뜯어 온 채 마우스 줄로 칭칭 묶은 것을 모델로 그린 적도 있었다.

채련은 고개를 돌려 탁자를 손으로 훑으며 냉장고를 향해 갔다. 냉장고 문을 여니 반 쯤 남아 있는 1.5리터짜리 포도 주스가 있었다. 평소에는 입 안 대고 그대로 들고 마시지만, 오늘은 컵을 꺼내 따랐다. 그리고 컵을 들고 천천히 알퐁의 뒤로 갔다. 알퐁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언니가 다가오는 것을 힐끔 봤다. 하지만 그녀는 신경을 쓰지 않고 계속 그림을 그렸다.

채련이 알퐁의 두 그림을 보았다. 두 그림 다, 산에 해가 걸친 풍경에 램프가 있었다. 다만, 약간 다른 점이 있었다. 왼쪽 그림은, 막 해가 산 위로 조금 얼굴을 드러낼 때였다. 주황빛이 강렬했고 어둑한 분위기가 남아 있었다. 또, 램프의 불도 켜져 있었다. 오른쪽 그림은 어느 정도 산 위로 해가 나온 풍경으로 어느 정도 밝아져 램프의 불이 꺼졌을 때를 담고 있었다.

“제목이 뭐야?”
갑자기 들려온 언니의 목소리에, 알퐁이 조금 머뭇거리다 답했다.

“이중 사고”
채련은 그 제목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예상외로 딱딱한 제목이었다.

“오……왜? 태양을 본 램프의 잠은 어때?”

“사람들은 우리 베란다 창문이 서쪽을 향해 있는지, 동쪽을 향해 있는지 모르잖아.”
채련은 그 말을 듣고 단순히 알퐁이 시간 순서대로 그린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치. 이 두 그림 순서에 따라 해가 지는 건지 뜨는 건지 달라지겠지. 그걸 정하는 건 사람들 맘이고 근데 그래서, 이걸로 ‘이중사고’를 어떻게 표현하게?”
채련이 포도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알퐁의 붓놀림은 느려졌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 마쉬었다.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골몰하는 표정이었다.

“음 그니까, 일단. 어떤 장치가 필요해. 이 두 작품을 좌우로 움직여서 순서를 배열할 수 있는 장치. 언니 말처럼 사람들이 생각하는 순서에 따라 해가 지거나 뜨도록 느끼기 위해서 말이야.”

“오, 뭐, 아무튼 그런데 넣어서, 사람들이 직접 그 두 그림을 움직여 순서를 맞춰보면서 어떤 느낌을 준다는 건데, 그런 거라면 굳이 그림 그릴 필요 없잖아. 그냥 사진을 찍어도 되는 거 아냐?”

“응, 근데 그리고 싶었어.”

“음, 그래.”

“아무튼 그 아래에 이런 문구를 두는 거야. 해가 지는 것과 뜨는 것을 동시에 느껴보라, 당신은 앞으로 어느 한 그림의 램프의 상태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

“흠, 잠만. 대충 뭔 말인지는 알 거 같아. 그니까, 막 사람들이 좌우로 이리저리 순서를 맞춰보면서 막 해가 지고 뜸을 동시에 느끼려다가, 정작 혼란스러워져서 어느 그림이 램프가 켜져 있든 말든 그걸 못 바꾼다?”

“응, 원래는 서로 다른 시공간 속에 있어야 하는 두 장면이 하나로 연결되어 보이면서 헷갈리는 거야. 그러면서 앞으로 어느 무엇도 선택하지 못할 거라는 느낌을 주는 거지.”

‘서로 다른 시공간?’
그 말에 채련이 웃음을 지었다.

“사람들이 이런 기분을 느꼈으면 한 거야?”
그 말에 알퐁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뭔가 부끄러워하는 눈치였다.

“글쎄, 의식적으로는 별 생각 없었는데.”

채련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걸 만든 이유는 뭐야?”

“글쎄 모르겠어. 이 그림을 이용하려고 영감에 따라 만든 것 같아.”

“그럼 이 작품 만들면서 어땠어?”

“솔직히 헷갈렸어. 이 작품을 구상하는 생각이.”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어 줄까 말까 하다가 방해될까봐, 컵을 씻으려 부엌에 갔다. 컵을 가볍게 씻고, 선반 위에 올려놓으며, 알퐁에게 말했다.

“여느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시공간적으로 말도 안 되는 여러 이차원적 이미지들의 생각에 혼동될 때, 너무 곤란해 하지 마. 저 ‘이중사고’란 작품처럼 사람의 이미지적인 생각은 삼차원 같은 이차원 공간에 시간을 더한 삼차원에서만 일어나니까. 중요한 건 삶에서의 행동이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삼차원에 시간을 더한 사차원이니까. 헷갈릴 때는 그냥 행동을 해봐."

알퐁이 그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하다 말했다.
"이리저리 지구가 고개를 젓는걸 모르고 한 사람이 그 지구 위에서 해를 바라보아 일출과 일몰이 반복된다면, 그러면 직접 지구를 공전하게 만들어야 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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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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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자라나고
해가 눈꺼풀 한 번 본 적 없는 나날

책장에 혈구를 얹었어

미쳐있는 종잇장, 너무
무거워 호두 알 굴렸지

커튼 쳐도 차가움은 투시되고

동면한 달팽이의
감각을 가두었어

-원인은 동면 안 한 짐승들-

뜬 눈, 보이지 말아야 할
반달이 보이고

손등에 침을 놓자
빼곡한 글자들 제자리 찾았어

망상증?
나는 책에 안 나와서 그래?

한 가지 소리가 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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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가 좋은 시입니까?

어떻게 하면 좋은 시를 쓸 수 있습니까?

언어와 사유들, 언어와 사유들, 언어와 사유들, 청새치같은 사유들, 새벽의 단어들, 입 안에서 뭉개지는 철자와 행간들.

 

머리를 쪼개서 뇌를 꺼내다가 차가운 맑은 물에 씻고 싶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별이 잘 보이는 밤 빈 산 상수리나무 가지에 걸어놓고요 그러면 이 산패된 몸뚱이에도 다시 생기가 돌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내가 뭘 모르는지를 알아서 니들보다 똑똑한가보다고요 소크라테스 옹?

예, 그런가봅니다 내가 뭘 모르는지도 이제는 모르겠으니, 나는 당신처럼 배고프게 죽을 생각도 없었지만 이제는 정말로 돼지로 죽게될까 무서워요 심지어 배부르지도 못한 돼지라니, 맙소사.

 

노트를 펼쳐보면 낯익은 단어들, 노트를 뒤져보면 엊그제 썼던 단어들, 양식장에 갖힌 이끼가 덕지덕지 붙은 고루한 생각과 비루한 정신들, 불도 잘 안 들어오는 허름한 횟집에 가본 적 있어요 삼십센티미터 수조 밑바닥에  가라앉아있던 광어무더기 난 그게 바닥인 줄 알았지, 걔들도 아마 그런 줄 알았을 걸. 난 다를 줄 알았나?

 

윤별, 곧, 여전사 캣츠걸, 멜랑콜리다성, 별환 난 니들이 미워, 니들이 싫어 왜 그런 시를 써? 너희는 이상해, 너희랑 안 놀아

(지랄 사실 부러우면서, 저 사람들 시에 비하면 니놈 시는 너무 별볼일 없어서 그런 거잖아? 열등감밖에 없는 한심한 놈, 국어 사전 뒤지는 척 하더니 왜,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없던? 당연하지, 그건 윤별이가 지난 주에 이미 가져다 썼거든 병신아, 상 같은 건 아무 상관 없다던 새끼가 이번주 우수작 월장원 게시글은 왜 그리 드나들었니? 못난 놈,)

 

나는 산 채로 죽어가고 있다.

살아 간다는 사실 죽어 간다로 수정되어야 할 것.

 

미친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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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도대체 시가 될 것인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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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로데오 건너편 새로지은 남정갈비식당 앞

기다란 풍선인형이 춤을 추고

핫팬츠에 탱크톱 아가씨 둘이서 엉덩이를 흔든다

어서 오세요, 영업 개시 특별 이벤트 파격 할인 원 쁠러스 원 사은품 증정 어서 오세요,

째-

지-

는-

전-

자-

음-

소리 커질 때마다 안무가 격렬해진다

엉덩이가 자꾸 바지를 씹는다, 휘익

늙은 남자 둘이 맞은편 구멍가게 앞 간이 테이블에서

막걸리를 홀짝거리며 흘끔흘끔, 아가씨의 맨살을 안주로 씹는다

시선이 아가씨의 출렁이는 젖가슴을,

짧은 바지 끝으로 비어진 볼기짝을 더듬거린다

누구든지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은 자마다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하이고, 예수 양반

점잔 빼지 말고 저것들 좀 보쇼,  돈도 안 받고 눈호강을 시켜준다니

그짝 동네는 하도 꽁꽁 싸매고 다녀서 영 힘들었겄소

사내 둘이 낄낄거리며 건배를 한다

예수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예수는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사내 사타구니 사이가 불룩 튀어나와 있다

꿀럭꿀럭 쳐들었다 내려갔다 한다

동공이 풀린 눈으로 사내가 주춤, 자리에서 일어선다

ㅇ, ㄴ ㅏ 물 ㅈㅗㅁ 빼고 와야 쓰ㅡ겄다ㄱ

 

 

빠–앙,

끽-

 

쿵.

 

아가씨 둘이 놀란 눈으로 입을 막고 비명을 지른다

어머 어머, 죽었나봐

앉아 있던 사내가 맞은편의 막걸리잔을 들고 마신다

아-이 씨발놈, 좋았는데

 

사내의 바지가 움푹 들어가 있다

 

 

 

 

 

*마태복음 5장 2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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