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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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지금 나는 베란다에 있다 5월의 베란다에 있다 1층 베란다에 내가 있다 나는 창밖을 본다 창밖을 보고있다 그때를 보고 있다 창밖에는 그때가 있다 그때의 놀이터가 있다 놀이터는 11월이다 창문밖에 11월이 있다 그때의 그네가 있다 그때의 아이가 있다 나는 그때를 보고있다 그네에 있는 그때의 아이를 보고있다 그때의 오후 햇살이 있다 그때의 하늘이 있다 냉정한 동공같은 그때의 하늘이 있다 손금을 파랗게 적시던 그때의 그네 쇠사슬이 있다 놀이터 스펀지 바닥이 있다 그때의 풀린 신발끈이 있다 그때의 헐렁하던 티셔츠 짧은 다리 짧은 손가락 시간을 따라 발끝으로 긋던 곡선들 그때의 그네의 삐그덕거림 삐그덕거리는 소리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듣는다 듣고있다 들리고있다 나는 지금 베란다에 있다 안에 있다 밖에 있다 아이가 바닥을 발로 찬다 그네가 뒤로 간다 그네가 뒤로 갔다 멈춘다 앞으로 간다 앞으로 갔다 멈춘다 뒤로 간다 뒤로갔다 멈춘다 앞으로 간다 앞으로 갔다 사람이 지나간다 그때의 사람이 지나간다 그때의 어른이 지나간다 아이들이 지나간다 모르는 어른과 아이들이 지나간다 아이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본다 그네가 흔들린다 베란다에 있다 흔들리고 있다 그때의 아이는 엄마를 기다린다 바람은 아주 천천히 불고 있다 느리게 불고있었다 그때의 춥지도 덥지도 않던 날씨 나의 표정과 닮은 날씨 그때의 아이는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를 기다리는 그때의 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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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형이지 이곳은,
너의 실종 이후의

 

13일과
수요일이지, 다음에 오는 것은
천진난만한 너의 컬러링 소리

 

어제의 발소리가
윗층에서 들려
너와 내가
뚜벅거리던
소리가

 

차가운 줄만 알았던 철문에
귀를 대면
의외로 따뜻했어서
두근
거렸어서

 

못 잊는 건가봐,
네가 잠깐 죽을 수 있었던 포옹을

 

초인종을 누른 것은
너의 그때
음의 유리수

 

그렇게, 파래진
약속
어제는 널 놓지 않을 거야 말하며
초침처럼 허공을 밀고 나가며

 

내일은
내 손금 사이에 새긴 푸른 타투

 

좋아, 이제는 천천히 조금씩
옆방으로, 옆칸으로
윗층으로, 아래
층으로

 

내게서 빗겨나간
너의 종착점에

 

내가 미리 가 있을게
내 시간을 모두 팔고 그땐
내가 대신 아이스크림을 사올게
정말로 꼭, 돌아올게.

 

 

 

 


여러분 반가워요 활동 못하는 줄 알았는데 만 19세도 활동이 가능하다고 해서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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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만 19세가 되면 떠나는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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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만 19세가 되는 날이네요…

다들 빠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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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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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한 후 눈을 뜨자 내 그림자가 물이끼 위에서 흐물거리고 있었고 축축하게 젖은 나무가 있는 놀이터. 그네에 나는 앉아 있었고 이곳은 아무리 봐도 죽은 그녀와 마지막으로 만났던 장소였고 젖은 낙엽은 나의 얼굴을 덮었다가 이내 다시 날아갔고 검게 늘어진 산책로의 끝에는 점으로 서 있는 그녀가 보였고 전신주 위에 앉아 뻐끔대고 있는 물고기, 찍히지 않는 발자국, 몇몇 자리에는 건축물들이 적당한 모양새로 놓여있었고 창문 새로 드나드는 구피따위의 것들 그녀에게 부딪혔다가 이내 흘러가는 모래 알갱이, 적막하게 흔들리는 짙은 색의 녹초, 그 녹초 사이로 보이는 너는 아무리 봐도 실존하는 것 이여서 나는 너와 볼을 맞댔고 끌어안았고 허공에 번지는 불빛들에 의해 감성적이게 됐고, 흔들리는 물상들을 보며 우리도 같이 흔들리기로 했고 그러니까 이곳은, 물 속이라는 것인데 우리는 물고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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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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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로 새의 형상을 건축하려 한다 낙엽으로 침엽수를 지으려 한다 숲을 조영하려한다 투명하게 녹은 눈을 다시 얼려 이글루를 지으려 한다 그 안에서 녹지 않는 불을 피우려한다 우리는 불투명한 입체 모형으로 타오를 것이고

 

너의 그림자 위에서 돌아가는 초시계를 멈출 것이다 역동적인 시간의 파도 위에 오를 것이다 우리는 견고한 새벽의 빙판 위에서.
너의 자리를 마련하여 방석을 놓을 것이다 너에게 유자차 한 잔을 내어줄 것이다 초록색의 안개로 너의 눈과 귀를 가려줄 것이다 이국의 추위에 내 뒷모습을 바라봤던 너의 손을 감쌀 것이다

 

너의 그림자에 이불을 덮어준다

 

억울하지

 

이 모든 것이 감은 눈의 세계라는 사실이
내가 눈을 뜨고 있어도 나는 눈을 뜨고 있지 않고
태양이 동공의 형상으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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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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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구토처럼 차도 위에 놓이다 새벽이 폭우처럼 나를 들이박는다 푸르딩딩한 황량함 까만 흐름이 살갗을 스친다 끊어진 전신주 윤곽뿐인 가로등 녹이 슨 카페 발을 내딛는다 바닥에 쌓인 손가락들이 밟힌다 부스럭, 걷는다 악취 거짓으로 첫눈이 내린다 그것은 새인가 비상구인가 새로운 계절은 죽은 고양이의 구내염으로 도래할 것이라는 단상 건조하구나 눈이 없는 까마귀가 내 가슴을 쫀다 아직도 암막을 걷어내면 나는 작은 놀이터 앞일 것 같은데 엄마, 나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야 라는 말을 할 수도 없이 태반 같은 하늘 아래 나는 웅얼거림처럼 살아있구나 볼펜을 잡고 벽을 긋는다 시를 쓰던 버릇이 남은 것처럼. 이 외침 또한 침묵이여라 흩어지는 입김 나는 나의 검은 손가락을 으드득 뜯고는 응시한다 이 길의 끝을 멀고 먼 저 빛은 누구의 말장난일까 누가 나를 아들로서 있게 할 수 있을까 무릎을 껌자국 위에 눕힌다 이내 쥐새끼와 함께 하수구로 떠내려가는 빛이 있다 잿빛이 흐르는 이마 흉부와 그 사이에 십자가를 그으며 눈을 감았다 뜨자, 내장을 쏟으며 주차장 위로 추락하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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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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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젖었지

 

살색이 보여
창백한 살색으로 된 물이 흘러
그 안에 너의 눈코입도 보이는 거 있지

 

얼룩이 지워질까봐
숨을 참았어

 

춤을 췄지
얼룩을 온몸에 묻혔어

 

너로 세수하고 싶어
얼굴이 얼룩으로 범벅이 될 만큼
미묘하게

 

애매모호하게
죽고

 

내 몸을 두고, 몸뚱어리를 두고
여기서 익사하고 싶어

 

물을 많이 섞은 바위처럼
흐려지고

 

발이 푹, 빠지고

 

휘젓고
섞이다가

 

투명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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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발하는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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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울음소리 같은 햇빛이 창살 같다 생각하다 대화동의 숲에 돌입하다 녹아가는 두 다리를 끌며 나의 헐벗은 몸은 일생동안 누군가의 춤이였고  불멸하는 그림자였고, 감각이였고. 손금 같은 오솔길이 꿈틀댄다 숲은 견고한 그릇이고 돌계단을 발자국도 없이 이동하는 새처럼 지나다 발뒤꿈치가 마모되다. 무릎이 스러지고 날갯깃이 자라다 파랗게 녹아내리는 두 팔을 보며 나는 흐르는 속도가 빠른 사람이고 당신은 흐르는 속도가 느린 물일 뿐이라고. 나는 흐려지다 흩어지다 하나의 이름으로 수렴되기로 한다 당신은 아직도 우리가 소문인 줄도 모르고 종착지는 당신의 귓속이 맞겠지 혼자 묻고 혼자 답하다 나는 신체도 없이, 음악이나 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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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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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살 속에 안방이 있고
문을 열면
네가 서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쩌면 그 방 한가운데에 내 요람이 있을 거고
너는 분유를 탄다 나는 그곳에 눕고 싶다고 생각한다

 

첫 기억은 컴퓨터 앞에서 혼자 밥을 먹는 장면
몸을 최대한으로 웅크려도 나는 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내 안에 있는 것은 전부 나보다 작았고
나는 너의 뒷모습도 본 적이 없다
네 품이 내 안에 있다

 

나는 내 안의 안방에 들어가기 위해 내 몸을 카피했다
나는 나의 흉부를 절개했다 그리고 나를 분석하고 조립했다
고등학교 1학년 방과 후에 공부를 하던 때의 일이다
갈비뼈를 벌리고 안방의 문을 연다
그곳에 머리를 넣고 나는
모성애를 느낀다

 

어른이다 젖을 빨아본 적 없이,
라면을 끓이듯이
분유를 탄다 꽤나 맛있다
분유를 타듯이
삶을 산다 그래도 나는
한 번도 엄마를 원망한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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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대답했다
"선물할거에요"
종업원이 물었다
"좋아하는 사람인가봐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눈이 내렸다 그는 걸었다 허공에 말을 걸기 전 상황처럼 걸었다 없는 길을 따라 걸었다 없는 그녀에게로 갔다 무덤 앞에 꽃을 내려놓았다 눈은 문득 내리다가 문득 그의 손바닥 위에 불투명하게 쌓였다 꽃향기는 그가 아직 갈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갔다 그의 양말이 젖었다 그의 몸이 하예지고 있었다 그는 눈에 묻혀 녹고 싶다고 생각한다 손 위에 쌓였던 눈이 투명하게 녹았다 그는 피어오르는 입김을 잠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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