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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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언제나 찾아오지만 언제나 익숙지는 않다

10년전의 슬픔이라도 오늘까지도 마음을 사냥하는 뱀처럼 조인다

당연한 사실에 한 번, 못 이루는 현실에 한 번

고요함과 입을 다 문체 울부짖는다 천장을 향해

 

듣고 싶은 목소리, 늑대의 하울링처럼 불러보지만

세상은 너무도 평화로워 조용하고

이 고요함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난 너무 밉다

 

안기고 싶은 그 품, 두 팔을 넓게 벌려보아도

팔은 파르르 떨리고 가슴은 새벽처럼 차갑다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난 너무 초라하다

 

당연한 사실에 한번, 가슴에 시린 바람이 차고

못이루는 현실에 한번, 입술을 물고 구역질하는듯한 소리와 이슬 같은 눈물을 흘린다

 

보고 싶은 아버지, 당신을 떠올려보지만

쓸쓸함은 가시지 않고 여기 남아 날 괴롭히네

다시 보는 날이 오거든 낯설어진 목소리와 품에 익숙해지고 싶습니다

보고 싶은 아버지, 난 아버지가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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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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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색  물감을 덜어 바다에 덜읍니다

보물이라도 잠겼을까 황금빛 색이 바다를 채웁니다

꽃게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새들은 우렁차게 노래를 부르고

그에게 빠진 여인에 두 뺨처럼 하늘은 붉어지고

 

분홍색이 덜어진 구름과 빨간색이 덜어진 하늘

파도가 잔잔하게 연주하는 모래, 노래와 춤을 추는 꽃게와 새

물감이 덜어진 도화지는 어느덧 솜씨 좋은 화가에 그림이 되었고

감상하려는 밤의 손님 별들은 하나 둘 반짝이며 눈을 뜹니다

 

함께 있는 자에게 추억을 주었고, 혼자 있는 나에게 촛불 같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주었습니다 하늘처럼 붉고 바다 같은 황금빛 보물을

밝아진 밤과 함께 막을 내리는 듯 천천히 석양은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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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옆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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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믿습니다, 당신은 나의 옆에 있을 거라고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지면 하늘을 보겠습니다

저 넓은 하늘, 내가 보는 하늘, 당신이 보는 하늘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이 그리워진다면 바람을 부르겠습니다

당신 손끝을 스쳐 지나온 바람, 저의 볼에 맞닿은 바람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과 대화를 하고 싶거든 달빛을 빌리고

별들에게 말을 걸어 당신에게 보내겠습니다

당신은 여기에 있습니다

 

파아란 하늘과 바람 노오란 달과 별

당신들이 없다면 제게는 아름다울 수 없는 밤입니다

파아란 하늘과 바람 노오란 달과 별

당신이 없다면 제게는 의미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당신을 기다리며 당신을 봐봅니다 저 하늘 아래 당신은 나의 옆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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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 가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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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 가지 말아다오

날 위해 잠시 기다려다오

꽃아 떨어지지 말아다오

날 위해 잠시 버텨다오

 

분홍빛 잎 색 꽃이 피어난들

내게 분홍빛은 오지 않는구나

포근한 공기 따듯한 날씨란들

내게 쓸쓸함 밖에 없구나

 

부디 꽃이 떨어지기 전까지

부디 따스함이 끝나기 전까지

부디 하얀 봄이 가버리기 전까지

내게도 꽃을 피워줄 수는 없는가

 

살랑이는 바람에 춤춰보고 싶구나

따듯한 손을 맞잡아 보고 싶구나

내 두 볼에 분홍빛 피어 보고 싶구나

애꿎은 너에게 괜히 성을 낸다

봄아 가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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