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웅
초월 [1]

삐          삐  아들아 침대 옆에서 무력하게 울고 있는 네 모습을 보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나는구나 너는 맨날 동네 형들한테 맞고 와서 울곤 했지 그럴 때면 나는 흥분해서 그 집에 쳐들어가 고래고래 소리 질렀고 그 애들 부모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항상 사과 했어 그 사과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뿌듯했다. 너도 알다시피 자식 문제에 이렇게 빨리 순응하는 부모들은 보기 힘들거든 대부분의 부모들은.., 뭐랄까 정당성 없이 싸우려 들지 삐                 삐 그나저나 너는 내가 그런 짓을 할 때 마다 어땠니? 무서웠니? 자랑스러웠니? 삐   […]

초월
/ 2020-12-23
윤영웅
(가장 탈콤한 세상의 퇴고) 침몰 [1]

모든 것이 무너지고 난 뒤의 항해는 내게 달갑진 않았어요 담배냄새 나는 돈뭉치 그리고 그걸 가리기 위해 뿌린 역겨운 향수 제가 어떻게 그걸 사랑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침몰한 당신이 나에게 찾아왔을 땐 이 항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죠 당신이 천박함과 당당함으로 돈뭉치를 조롱할 때 얼마나 웃긴 줄 알아요? 가장 원했던 거잖아요 바보같이 아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를거에요 당신이 가르쳐준 양팔에 가득 세상의 찬 향기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를거에요   …   오. 잭 미안하지만 사과할게 있어요 침몰하는 타이타닉 속 당신의 눈을 보고 그만 다시금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웃기죠? 사람이 죽는데 사랑이라니   …   잭[…]

(가장 탈콤한 세상의 퇴고) 침몰
/ 2020-12-13
윤영웅
(빛바랜 시의 퇴고) 미운 오리는 단 한 번도 태어난 알을 보지 않는다 [1]

사진을 한 장 꺼내 본다 누리끼리한 필터 뒤에 있는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 웃음이 나오냐? 그런다고 네가 남한테 행복해 보일 거 같아? 또 다른 사진을 한 장 꺼내 본다.  누리끼리한 필터 뒤에 있는 말 잃은 인어공주 또또 다른 사진을 한 장 꺼내 본다. 누리끼리한 필터 뒤에 있는 초대받지 못한 말레피센트 하.. 공부 빼곤 다 재미있을 시절이었어야 했는데 쩝 어쩔수 없지 뭐 아 신님 당신이 그 자리에 있기엔 너무 무력하신 거 같네요 쩝 쓰읍 라이터 하나를 꺼낸다 나머지 사진들도 꺼낸다 초딩 중딩 고딩 세 개의 뭉텅이의 빛바랜 사진들 불붙인 사진들을 내려놓고 떠난다[…]

(빛바랜 시의 퇴고) 미운 오리는 단 한 번도 태어난 알을 보지 않는다
/ 2020-12-12
윤영웅
얼굴 [1]

행복은 고통의 또 다른 얼굴일 뿐이다 갓난아기를 놀리듯 양손으로 가린 얼굴일 뿐이다 쾌락은 고통의 또 다른 얼굴이 아니다 태양을 가리듯 내 양손으로 가린 얼굴일 뿐이다   고통을 직시하지 못하고 떠돈다면 행복을 위해 살고 싶다고 고통을 위해 살지 않겠다고 고통은 없앨 수 있는 것처럼 떠들 것이고   고통을 직시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고통과 함께 태어났고 우리는 고통과 함께 떠난다고 고통은 우리의 결말과 함께하는 유일한 벗이라 떠들것이다   하 고통을 없앨 순 없다 태양을 가리듯 내 양손으로 가릴 뿐이다 벗은 고통의 또 다른 얼굴일 뿐이다 갓난 아기를 놀리듯 양손으로 가린 얼굴일 뿐이다

얼굴
/ 2020-11-23
윤영웅
아침이슬 [1]

넓은 하늘 시원한 바람 짜릿한 높이 난 어디로 가게 될까? 시골 도시 고양이 콧등 난 어디든 좋아! 슈우우웅 똑 초록 잎 나무 아 나뭇가지 난 어디든 좋아! 데굴 데굴 데구르르 난 어디로 가게 될까? 작은 새싹 떨어진 사과 고양이 콧등 난 어디든 좋아!    

아침이슬
/ 2020-11-22
윤영웅
빛바랜 시 [1]

모두 말한다 그랬지  이랬지  저랬지 빛바랜 사진들 가지고 난리다   저게 그렇게도 좋을까? 과거가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람은 과거를 잊었을 때 가장 가치있다 과거를 잊어야지 미래를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빛바랜 과거를 잊으면 빛바랜 미래를 잊을 수  있다 미래를 잊으면 현재가 보인다   현재가 보임으로써  나를 보잘것없는 사진속 주인공이 아닌 사진작가로 만들어 준다 말그대로 밥을 먹여준다는 말이다.   세상에는 참 부질없는 투성이다. 이랬구나 그랬구나 저랬구나   이럴거야 그럴거야 저럴거야 남 걱정만하다 빛바랜 사진들만 공장마냥 찍어낸다   참! 오지랖도 넓다 저게 그렇게도 좋을까?      […]

빛바랜 시
/ 2020-11-21
8 가입인사 드립니다. [2] 윤영웅 2020-11-21 Hit : 111 윤영웅 2020-11-21 111
윤영웅
가장 달콤한 세상 [2]

텅 빈 가을 하늘이 가장 큰 바다가 되는 걸 아나요? 회색빛 나날이 색채로 빛나게 되는 걸 아나요? 전 알아요 비록 지금  옆에 없지만 예전에 당신에게 배웠는걸요 온세상을 쓰디쓰게 바라봤던 나의 옆자리에서 달달함을 가르쳐 주던 당신을 너무 보고 싶어요 지금 당장 당신 곁으로 가고 싶지만 알아요 지금 당장이란 건 너무 빠르단 사실을요 이제 당신의 곁이란 건 없다는 사실을요 당신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줘도 되나요? 가을하늘을요 다른사람에게 가르쳐 줘도 되나요? 빛나는 나날을요 다른사람에게 가르쳐 줘도 되나요? 당신과 함께 만들었던 세상 가장 달콤한 세상을요      

가장 달콤한 세상
/ 2020-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