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ppel du v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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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치아로 서문은 만들어지나 내가 선을 그을 때 어떤 네모가 더 이상 네모가 아닐 때 어떤 바다가 더 이상 바다가 아닐 때

 

나는 잠들기 직전을 좋아하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표면의 광택이 질려버릴 때에도 선물은 착실히 포장당하지

 

취향은 해변을 따라 바스라진다

그러나 지금이 아니면 더 울지 못할 것 같은데

 

나는 네가 되었다가 여주인공이 되고 딱총나무 지팡이로 변하고 마틸다처럼 차려입고 리볼버가 되고 크림브륄레가 되었다가 다시 모래에 발자국을 찍는다

 

우리가 진정하지 않으려면

우리의 진실을 녹여 넣어보는 것 벨라도나처럼

 

너는 또 누군가의 진정을 위험하게 씹고 있다

누구의 선지로 요트는 만들어지나 나는 나의 반밖에 견딜 수 없는데 모두 커다란 부표만 맹신하고

 

천천히, 라고 말하면 어쩐지 누군가를 기다리게 되고

덤비지도 못하는 혼혈이 되고

 

강당에서 손을 들었다 파도를 낭독하는 순간부터 없던 실체마저 잃어버렸다 우리는모두결여된소식과

 

그만둬, 그만두라고

그러나 지금이 아니면 더 굳지 못할 것 같은데

 

나는 정말로 흉내라도 내고 싶어서

언제나 또 리본을 묶고 또 편지를 기다리고 남은 시간은 시간도 아닌데

 

그래도 우리 모두가 참여한 표절과 표정

요정의 말버릇은 우리, 우리, 우리와 우리

 

종아리와 우리, 정강이와 우리, 무릎과 무릎과 우리, 뺨과 우리, 발바닥과 손바닥과 우리, 사랑해, 그건 또다시 우리, 머리카락과 손가락과 우리,

 

정의가 없는 것들에게 정의가 생겨날 때 적의를 덮고 잠드는 밤도 있을까 우리가 없는 것들에게 우리가 생겨날 때 세계를 덮고 지새는 밤도 있을까

 

철자가 달라져도 단어는 단어라서

앞뒤를 바꿔 읽으면 반대가 되는 무책임한 단어를 너라고 부르기로 하고

 

우리가 친절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잠자리에서 화병에 잠긴 진정제의 갯수를 가늠하고

 

순례길에서 누군가를 찾으면 누구는 더 이상 누구가 아니지

눈동자가 얼마나 커졌는지 물으면 나에게는 눈꺼풀이 소용없어요 헤아리는, 복종의 여파만큼이나

 

나는 잠들기 몇 초 전의 비좁은 구유를 좋아하는데

 

그래도 야자수를 피해 걷는 밤이네요

다행이야, 거짓말해도 혼나지 않는 날이라서

 

* 하지만 이유없는 충동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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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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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해주세요, 세상 물정도 모르고 견출지에 델타성의 이름을 적어 버렸어요 비도 오지 않는데 온통 젖어버린 나를 누가 흰긴수염고래에게 데려다 주고 싶겠어요

 

책상에 앉는 괴짜가 세계처럼 불어나는 편애를 알아요 의자엔 포장된 예비종이 말끔하고요 하나같이 나른해지는 후드들의 타살이었죠 그래도 빨간 모자를 쓰면 어느 선분의 닻에 걸릴 것만 같았단 말이에요 갑판 위에 올라가면 어느 종이비행기가 나를 지나칠 것만 같았단 말이에요

 

모비딕 모비딕 우리는 한밤중에 교복을 입어요

모비딕 모비딕 우리는 한밤중에 춤을 춰요

 

빼곡히 붙은 포스트잇이 싫어요 칠판 안에 갇힌 댄서가 싫어요 자꾸만 탭을 외치는 슬리퍼도 싫어요 물구나무를 서서 듣는 수업도 싫어요 나의 아프고 어리숙한 손가락도, 꼭 누군가는 연기 없는 영화가 되고 버블건을 겨누는 스크린 뒤, 파도가 자꾸만 둥글어지는데 운명이 자꾸만 서툴러지는데

 

그래도 나는 당신이 싫어

그래도 아름다운 당신은 나쁜 꿈을 꿔

 

어쩔 수 없어요 꽉 끼는 등대가 흰색으로 비칠 때마다 나는 조만간 뛰어들 계획을 세우고만 싶은걸요 낮은 천장에 박힌 야광별은 늘어나도 늘어나도 파도에 몽땅 떨어져 버릴 걸 아는걸요

 

바다를 열면 바다, 바다를 접으면 헐벗은 우리, 교실의 창문을 활짝 열어요 풀지 못한 파도들을 절반만 접을게요 너의 선물은 솜사탕이고 나의 선물은 나이프겠죠 (오지 말라고 해도 올 거지) 사라진 리본을 건져내는 동안 눈금은 점점 짧아집니다 어쨌거나 수몰된 별들을 앞니로 한 입 베어물면 짠 결정들이 돋아나는데

 

새로 자라지 못할 살갗들을 눈꺼풀 속에 감춰두면

잠겨버린 맨발처럼 퇴화한 아가미

 

우리는 이토록 순결해져야만 하나요

모조리 깎여나갈 귀퉁이들을 위하여

 

용서해주세요, 나는 오늘도 돛대에 매달려 복습했던 슬픔을 다시 배울 수밖에 없었어요 희고 단단한 맛이 죄라면 모르겠다고 대답해도 괜찮을까요 밖과 밖을 구분하는 원은 도대체 어디쯤을 걷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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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글레이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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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을 가르면 쏟아지던 플랫들 잉크를 껴안고 마젠타 케이크로 뛰어내려보기도 해야지 설탕 손톱은 대문자로만 쓸 수 있어 성장을 거부하면 발목의 리본이 길어지고 그러나 우리는 발자국이 없는 돌연변이, 발끝을 주름에 묻으면 박탈되는 자격들 내가 엎드리면 척추에선 희고 환한 무언가가 자라나는 것 같아

 

표류하는 계절들은 다 우습지 포장지가 창문에서 태어날 때마다 적당한 열기를 찾아 나선다 오늘은 통증에게 유에프오처럼 인사해볼까 여기는 여름인데 나는 있다가도 없고 너는 없다가도 얼어붙는다 너를 열면 네가 다치고 또 너는 점점 뜨거워져야지 빈칸을 뛰어넘는 입술이라서 야광별을 깨무는 달콤한 시술이라서 혀끝에서 혀끝으로, 열병을 담은 토슈즈는 수평으로 내리는 비처럼 옮아가고 손바닥에선 까마귀가 돋나 봐

 

여기서 우리 둘 중 하나만 코팅된다면… 어떤 어지러움은 전희를 통째로 잃어버리기도 한다 눈의 미뢰가 단단해지는 동안 너는 예쁘게 미쳐버리는 법을 알지 근처의 근처, 기구해지는 근처의 손가락, 머리카락을 담는 근처가 난처해지면, 또 우리는 어떤 연민을 먹고 사는 세대인가요 그런 말을 하는 너희는 꼭 연인들 같아 혀끝은 여전히 높은음자리표를 기르는데 너는 여전히 평평하지 않은데

 

방금 삼킨 건 유통기한이 지난 면사포 아직, 하고 발음하면 눈물이 조금 단단해지는 것 같지 익숙하게 뭉치는 결정들과 일정하게 발발하는 난반사들 나는 거꾸로를 잘해요 나는 거짓말을 잘해요 네 알약은 파랑이고 내 알약은 노랑이에요 서로의 부적합한 각도를 가장 잘 알고 있어요 함께 미끄러지고, 멀어지고, 이해처럼, 죽음같이, 중심, 벌려진 입과, 천칭을, 몽땅, 아직 춥지도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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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볼 발푸르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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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볼 발푸르기스

 
사실 그건 접힌 옷 사이로 휘어져 돋아나는 긴장들이지. 디온, 나의 만들어진 신. 맨발로 루비를 깨뜨린다. 꺼뜨려진 꿈들이 손가락 사이사이에 달라붙었다. 연한 성수에 네 목걸이를 뿌릴게. 숲은 보이지만 디온은 숲이 되겠다고 했어. 반복은 물구나무와도 같은 것이라서. 각자의 겹을 이파리 사이에 숨긴다. 찬란하게 무너지는 프랙탈이든 어제의 미친 사육제든 왜냐하면,

 

형언하지는 말자. 대신 세리프의 각도로 직조된 동선을 끊어버리자. 말하는 모자를 써 봐. 말하는 무릎을 알아. 말하는 수심을 알아. 그것보다 깊이 다이빙한다. 디온은 발레를 춘다. 아이스크림이 끓는 원반 위는 춥다. 바닐라, 바닐라, 용서를 외우다 보면 닳아 버린 손이 매워서 울게 되지. 너의 결정은 어떤 동물을 닮았을까. 다음 생에는 달콤하게 태어나고 싶어. 입을 열면 그동안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만. 네 발끝에선 사방으로 녹은 루비가 튄다.

 

누군가는 빨간 구두를 건네지만 디온, 걔는 마녀가 아닌걸. 너는 루비를 수급해야만 해. 그러므로 디온은 뛰어오른다. 않는 기억들. 없는 기억들. 너는 아무것도 몰라. 힘을 모아 할 수 있는 거라곤 샴고양이를 껴안는 것밖에 없거든. 말하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토슈즈는 차차 허약한 발목으로 기울어졌다. 모두가 미아가 되는 날엔 울지. 너는 매일매일 미안해하고 디온은 매일매일 괜찮아하다가 둘로 나뉜다.

 

차라리 주어와 키스를 해. 너는 아무것도 몰라, 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거겠지. 이제는 누가 누군지도 모르게. 체리꼭지를 물면 기다렸다는 듯이 없는 이름을 없애고. 너는 둘. 너는 하나. 이해는 조금 아껴두는 편이 낫겠지. 야옹이 너와 너 사이로 지나간다. 디온과 디온의 간격은 소량의 눈꺼풀과 튀튀만 있으면 된다고. 복사의 원본은 어디로 사라지고 너희 둘만 남았어. 몰라요. 몰라요. 따라하지 마. 따라하지 마.

 

다리미는 필요없다. 포옹이라는 단어만 있으면 너는 조금 더 냉정해지고 너는 조금 더 단단해지지. 우리가 재배한 조명을 꺾어 오독오독 먹어보기로 하자. 닮은 행성들을 찾아보기로 하자. 너는 빛날수록 점점 더 작아진다. 빛만 난다. 똑같은 속도와 다른 무게로. 그건 너와 너 사이에 놓인 기적에 중독되었다는 것. 힘주어 발음할 슬픔이 남아있었다는 것. 구분할 수도 없잖아. 얼마나 춤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눈동자로. 여전히 너도 짓물렀구나. 이제부턴 숲을 나무라고 부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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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삼분들 입시 파이팅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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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 남았어요 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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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y pr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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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사탕만 출전할 수 있습니다.)

 

티피 텝. 하나의 근처는 원경이다. 날리는 건 쓸모없어. 티피 텝. 이빨 자국은 다리부터. 가지런한 창문들처럼. 그러나 반투명, 빈투명, 밀도의 성분들. 티피 텝. 둘을 곱해야 무게가 된다. 모두의 불완전한 연소도. 티피 텝. 플레이볼. 피턴은 가장 빠른 매개. 유기된 피. 티피 텝. <      >. 소리 내 읽어 보자. <    >. <  >. < >. <>. 경우. 반지름의 길이가 손이고 사잇각은 옷걸이. 너는 세탁기보다 볕을 좋아해. 그런데 왜 물렁거리는 그래프를 그리지 못할까. 무표정한 경력. 내가 아프면 어쩌지. 티피 텝. 가장 쓸모없는 뱃지. 글리터 글리터리 티피 텝. 너는 좀더 늘어나고 싶다. 만세. 나태한 입술들처럼. 식은땀. 은밀하게 물려 돌아온 물. 은밀하게 돌려 물러온 돌. 차라리 미쳐줘. 티피 텝. 티피 티피. 티피 텝. 세상에서 가장 짧은 단어. 저녁에는 공기놀이. 어제는 니모가 죽었대. 세상에. 수직선을 수평선으로. 맨바닥을 맨손으로. 너는 좀더 늘어나고 싶다. 볕 대신 빛. 빛 대신 빚. 내일. 내일. 내일. 티피 텝. 조금 더. 느려지고 빨라지고 깊이라곤 없는. 왜 죽었대? 넌 왜 버려졌을까. 퀸. 흰. 여자들. (       ). 줄이며. 낭독. P. 추천사를 길러온 정원. 기수. 악어. 부재하는 미열. 열. 더. 세 시간. 티. 티. 티키. 티피. 읽을 수 있어? 차라리 넘어지렴. 쓸모없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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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플로팅 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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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생 1을 학생 2의 코앞까지 당겨 아래로 겹친다 오퍼시티 50 특이 블랜딩 없음

2. 위쪽에 새로 생성한 학생 3을 가우시안 블러 처리한다 강도 5

 

9개의 좌석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는 롤러코스터에 3명의 다른 학생을 다음의 조건을 만족하도록 태우는 경우의 수를 구하여라* 학생 1은 병렬보다 직렬을 좋아해서 처음이라고 말할 입술을 잃었지만, 색 하나는 시시하니까 너는 나이트 혹은 비숍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어 물렁한 목소리 설마 이 간격에 숨어 있을 목소리 쏟아지던 신파는 금을 밟는다 뜀뛰기를 n명이 한다면 바닥은 n-1개만 준비해줘 네가 병들어 아름답다면 나는 더이상 건강해질 생각이 없지 인형은 피어나고 학생 2는 대관람차 꼭대기에서 붓을 삼킨다 머리칼 위로 연이어 떠오르는 끝들아 행방불명된 손끝과 발끝이라도 경찰이 되지 않을 거라고 슬픈 얼굴을 가리다 가르고 가르치는 켄트지처럼 손가락이 슬픔을 쓸어내면 어느 모양의 슬픔이 더 슬픈지 알 수 있을까 하지만 역방향으로 돌아가는 회전목마 위에는 질문들이 빽빽하고 모두의 무서운 패배가 가장 당당한 자세로 모여있다 여기의 정방향은 어디입니까 여기의 정반사는 무엇입니까 한 번만 무너져보고 싶었어 한 번이라도 무너져보고 싶었어 채도가 없는 사각형의 눈동자로 탄소와 수소수를 어림하는 목소리 결과를 낮춘 목소리 복제된다 복구된다 이름만 같은 이종은 반전된다 젖을 수 없는 돌을 두고 학생 3은 춥고 없는 세상과 없는 꼭대기에서 뾰족해지고 좌석은 자꾸만 사라지고 처음이라곤 없는데 null은 불을 잡고 의연하고 그러나 자꾸만 얼어붙는 물풀과 자꾸만 나빠지는 성별과 자꾸만 눈을 감기는 구멍과 그러다가 자꾸라고 말하는 걸 멈추기만 하면 누군가 빼어질 줄도 모르고 누군가 죽을 줄도 모르고 우리는 태초의 제로에 대해 공부한 적이 없지 어쩌다 짧아진 숨은 눈부시고 아름답게 나약하다 상승 직전에 우리는 포기를 배우지 또다시 나열된다 롤러코스터의 시행에는 제로를 태운다 어디로 도망칠까 목소리는 하나다 쌓으면 추락하고 높이면 디디지도 못하는 변수의 목소리 투명하고 희미해도 점점 표백되는 그

 

 

 

* 서울대 일반전형 자연계열 수학 문제 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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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포름알데히드(k) = f'(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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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는 0부터 n까지 )

 

∴ 무도회를 시작하자 너는 흰색 가면을 써 나는 그림자로 함입되는 소설처럼 자정을 향할게 그건 반사되는 거울에 새파란 손끝을 납득시키는 일¹  너는 내 머리카락을 자르지도 않고 삼키지 나는 이제 수선화를 네 귓바퀴에 꽂으며 불그레한 뮤즈를 찾아

 

이건 ø도 아니지
네 발자국 위에 병든 내가 서 있고
불규칙적인 꼭짓점을 지나며 불안정한 각도로

 

Δ 춤을 추자 우리, 바이탈 사인처럼 교실에서 복도로 복도에서 매트리스의 모서리로 모서리에서 서로의 혀 위로 닳아버린 토슈즈는 벗어버리고 맨발을 뛰어넘어서 먼지 낀 바닥을 쓸고 그러나 옮는 기침을 굳이 막지는 말기로 하자 그건 어른이 된다는 약속과도 같은 거니까 견뎌 봐, 내가 너라고 부르지 않을 순간마저 서로의 목덜미에 도처에 널린 비밀을 은닉하고

 

( n → ∞ )

 

∫ 무수히 떨어지는 소행성 (d소행성) 도 우리를 방해하지 못할 걸 알아 나는 여전히 네게 대본을 쥐이고 너는 뜯긴 손끝으로 첫 장을 찢어먹어야지 눈을 볼 수 있어, 눈만 볼 수 있어 부푼 배를 쓰다듬으면 네 관절에서는 실이 자라나지 천국을 한두 번 겪은 것도 아닌데 네가 읊는 연출들은 왜 모조리 무채색이니…… 마치 두고 간 이름들에게 죄를 사하여 달라고 애원하듯이

 

∵ 그러므로 너는 내 구원도 천국도 아니지 다행이야 눈을 뜨지 마 얼굴을 벗지 마 아무것도 하지 마 우리가 공유하는 숨이 바닥을 치는 걸 알고 있잖아 우리는 점점 더해지고 보송해지고 묵직해지면서 결코 반구의 극점을 밟지도 못하지만 그냥, 끝까지 이 불온한 침전조차도 사랑이라고 우겨나 보자

 

 

 

¹ 나를 죽이고 나서 가장 먼저 떨어지는 성단 한가운데에 누구보다도 파란 꽃을 피워주겠다고 발끝으로 서약했잖아 너는 네가 근면한 소녀라고 부드럽게 속삭였잖아,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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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로맨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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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덩이를 따라 침몰한다. 한가운데로 허물어진다. 견디는 너와 달리는 너. 우산 끝이 내 몰골처럼 부러진다. 그래도 내려간다. 하강의 기질은 검정 같은 게 아니라서. 찬란과 착란 중 어울릴 통로를 고른다. 여기서 네 역할은 마음껏 무서워하는 것. 그러나 너는 숨을 크게 쉬는 법을 안다. 백덤블링을 하면 솟구쳐 오른다. 나는 도와주는 사람 없이도 녹을 수 있어. 너는 나의 유일한 자랑인 열병을 싫어한다. 그러니 깨끗한 걸 죄다 보여달라고 했다. 그 말 하나로 네가 사랑하고 있다고 오해한다. 뒤로 뜀틀을 넘어도 주워담을 수 없다. 피아노 건반에 앉아 나를 튕길 때를 기다린다. 오해를 눈동자마다 심고 싶어서. 문은 수직으로 열린다. 나는 아직 떨어지는 법을 배운 적이 없는데. 네가 가르쳐 줘야 해.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겠지. 신만 용서할 수 있는 색깔을 가진다. 새파란 독약은 사실 새하얗다고. 우리만 볼 수 있는 색은 색일까. 나는 해상력이 뛰어나지 않은 문제아. 하지만 오래 집착하지 않는다. 때가 거의 타지 않은 교복처럼. 첫 세 장만 깨끗한 참고서처럼. 잃어버렸다는 건 슬퍼할 시간마저도 없었다는 것. 너는 갇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건 내 소유의 낱말이었는데. 대신 나는 녹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시가지의 맨홀에서 튀어나온 건 너일까 나일까. 어쩌면 라플라스일 수도 있지. 화요일을 꽃이 피는 날짜로 정했다. 당기는 문을 밀어본다. 나는 화재에서 어차피 벗어날 수 없을 테니까. 처음으로 세상의 탓을 해본다. 나는 지구에 없다. 파편이 맨몸을 조각내도 여기가 좋아. 늘 주어와 술어가 뒤바뀌는 꿈을 꿨다. 손과 발이 뒤바뀌는 꿈을 꿨다. 끝과 처음이 뒤바뀌는 꿈을 꿨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서 너는 거기가 어딘지도 몰랐다. 나는 미련이라고 단정지었다. 너는 수없이 펼쳐진 객실에 빈 방이 없다고 했다. 안내방송이 나왔다. 모두 진부한 방으로 옮겨 주세요. 다같이 짐을 싸서 문 앞에 단정하게 정렬했다. 누구나 악마 가면을 쓴 새벽이었다. 유일한 너만 새하얬다. 거짓된 죄를 사하여 달라고 매일 체념한다. 오늘은 너 대신 내가 처음으로 투숙객이 된다. 이미 너는 발음을 견주어 변칙이 된다. 나에게는 처음이 너무 많다. 처음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건 내 발일까. 처음 정원 속으로 잡아먹히는 건 내 발일까. 내 발가락은 얼마나 더 자라날 수 있나요. 여분의 시간마저도 목이 졸렸다. 다시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 옆방에선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가르는 소리가 난다. 너는 냉장고로 들어가버리고 나는 민소매로 갈아입는다. 정오에는 비가 오는구나. 그래서 처음 목이 말랐구나. 너는 나약한 악마라서 뚱뚱해지는구나. 내가 너를 따라 자라나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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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아쿠아 아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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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무것도 이해하지 않기로 했다. 너는 덤블링을 하고 나는 움푹 패인 바닥에 웅크린다. 한 바퀴 돌 때마다 꼭짓점은 하나씩 늘어난다. 숨을 틈이 늘어난다. 아가미가 돋아난다. 너만 어둠을 다칠 숫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영영 베이지도 지치지도 않을 예정.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늘어난다. 이파리들이 손을 흔든다. 대관람차의 문을 열고 뛰어내린 치마들. 열쇠를 주머니에 넣고 투신한 주인공들. 겨우 반나절을 숨쉬었는데 벌써 숨이 차요. 뽀글뽀글뽀글뽀글. 오인된 줄기를 미끄럼틀로 개조한다. 나는 미끄러져도 화상을 입지 않는 변종. 교복과 연필이 다르다는 걸 처음 알았을 때로 돌아간다. 처음과 끝이 다르다는 걸 몰랐을 때로 돌아간다. 작도한다. 나쁘다. 토슈즈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꼬리지느러미가 비닐에 먹힐 때까지. 이제 아무것도 이해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나를 쓰지 않는다고 했다. 너는 울고 싶다고. 나쁘다. 발목이 묶이면 천장에 발끝으로 서본다. 지옥처럼 새하얀 눈이 쌓였다. 천국처럼 새빨간 거짓말이 쌓였다. 너는 완성되지 않은 피조물. 뺨이 붉은 무릎. 살아낸다는 건 결국 어항을 덧쓴다는 걸까. 그건 또다른 수면일까. 내 손가락은 여전히 목덜미에 박혀 있다. 물탱크 속으로 허물어진다. 유해의 밤을 이겨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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