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엔 티누비엘
무감각 [2]

피가 흘렀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감각이 없었다. 내가 누구인지도 헷갈릴만큼. 내가 가장 좋아하던 하늘을 보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 손목에 붉은 후회가 하나둘 피어났다. 아프지 않았다. 가장 사랑하던 하얀 꽃도 잊고. 나도 잊고. 모든걸 붉게 물들이며 사라져갔다. 모든것이 사라져도 슬프지 않은건 왜일까.

무감각
/ 2021-01-09
루시엔 티누비엘
우주와 같은 검정에게 [1]

밝은 색들이 있음은 칠흑같은 검정이 있기 때문이다. 등대가 빛남은 등대 뒤의 어둠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우울과 무기력과 부정적인 감정을 떠안는 색은 우주와도 같은 검은색. 눈에 다 담을 수 없이 넓은 색은 너 뿐이리라. 낮이 있음은 밤이 있기 때문이다. 별이 빛남은 우주가 검정이기 때문이다. 모든 색을 비출 수 있는 유일한 색. 우주가 깃든 넓은 색. 눈에 다 담지 못할만큼 넘쳐나는 색은 너 뿐이리라. 우주와 같은 색은 너 하나 뿐이리라.

우주와 같은 검정에게
/ 2021-01-06
루시엔 티누비엘
ㅎ (퇴고) [2]

ㅎ 헛웃음. ㅎ 하나에 담긴것은 얼마나 가벼울까. 어이라는것은 모두 날아가고 공기만 남았구나 한숨이었나 내게 내뱉는 경멸이었나 그것도 아니라면 실없는 웃음이었나 흔적만 남아버린 여운만 남아버린 네가 나인듯 씁쓸하다.

ㅎ (퇴고)
/ 2020-12-28
루시엔 티누비엘
물음표 [1]

유연한 몸으로 점 하나만큼의 질문을 던진다 언제나 질문을 던지지만 슬쩍 휘어 답은 피해간다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매일 질문을 던지면서도 끝끝내 답은 알려주지 않는구나 너에게 물으면 물음만이 돌아오겠지.

물음표
/ 2020-12-27
루시엔 티누비엘
숲의 파도 [1]

지이이잉 쿠구궁 쿵 지이이이이이잉 콰직 콰쾅 굉음 소리와 함께 네가 사라져갔다. 고통없이 한순간에 사라진것이 아니었다. 가장 잔인하게 가장 끔찍하게 천천히 스러져갔다. 너는 그렇게 끔찍한 고통을 받으면서도 나를 지켜주었다. 나를 감싸던 너의 팔이 잘려나갔을때는 기다란 다리로 그들을 막았고 그 다리마저 잘려나갔을때는 온몸으로 나를 막으면서도 내게 이불을 덮어주며 자신은 괜찮다고 나만 무사하면 된다고 속삭여 주었다. 그때 너는 이미 결말을 알고있었던 것일까.. 오묘한 표정으로 내게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지?’ 하고 묻던 너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 너는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그런 무서운 말을 했었다. 너 없이 살라니… 그때 넌 어떤 생각을 하고[…]

숲의 파도
/ 2020-12-20
7 가입인사합니다 [2] 루시엔 티누비엘 2020-12-20 Hit : 75 루시엔 티누비엘 2020-12-20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