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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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모두 잘 지내셨나요? 저는 종강과 더불어 사는 곳을 옮기느라 조금 바빴어요. 창밖의 풍경이 변하니 뭔가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6월에는 전달에 비해 꽤 많은 분들이 작품을 올려주셨습니다. 몇 년 전에 쓴 작품을 올려주신 분도 있지만 대부분 바쁜 와중에도 비교적 단편에 어울리는 긴 작품들을 써 주셨네요. 글을 올려주신 모든 분들께 고생했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소설은 정말이지 시간과의 싸움이거든요. 빈 커서가 깜박거리는 텅 빈 화면을 9~10면 씩 채운다는 건 저에게도 무척 힘겨운 일이에요.  어떤 사람들은 소설가들을 "엉덩이가 무거워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소설가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열심히 먹고 가끔 맨손 체조도 하고, 그러니까 체력을 길러한다는 말입니다. ^^

 

이번 달에 올려주신 10편의 작품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다들 글쓰는 실력이나 글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것이었어요.  10편의 소설 모두 제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장을 다루는 솜씨들이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어요. 1년 전 제가 처음 글틴에 가입해서 읽던 소설들도 좋았지만 지금은 훨씬 더 소설답게 소설을 쓰고 계신 것 같아 흐뭇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번 달 장원은 윤별님의 '플루토 카니발'과 여전사 캣츠걸님의 '세미콜론', 그리고 모로님의 '남자와 여자와 아이와 개' 이 세 작품을 놓고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6월의 장원은 모로님의 '남자와 여자와 아이와 개'로 선정했습니다.

 

소설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은 인물입니다. 그 인물을 그리기 위해 작가는 냉정하게 인물을 바라보고 그 인물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묘사와 진술을 충실히 이어나가야 합니다. 윤별님의 작품은 작가의 '냉정'면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사캣츠걸님의 작품은 이야기의 틀은 신선해서 무척 흥미롭지만 그 안에 담긴 인물이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각각의 댓글을 확인해 주시길. 모로님과 더불어 작품을 올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지금보다 더 좋은 7월이 되길 바라며 7월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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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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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동안 광주, 부산, 서울에서 있었던 문학창작 아카데미에 참가했습니다. 비록 촉박한 시간 탓에 오랜 시간을 같이 하지 못했지만 그곳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주로 방에서 글을 쓰거나 강의실에서 제한된 인원만을 대하며 지낸 저에게 그 기간은 특별했고 조금은 뭉클한 시간이었습니다. 여전히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글을 쓰고 싶어하신다는 사실이 기뻤습니다. 이 일(글틴에서 소설 멘토를 하겠다고 한 일)을 너무 가벼이 여긴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했습니다.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 한 달 동안 꽤 여러 편의 작품들을 읽었습니다. 댓글을 달 때마다 이런 조언이 지나치게 일방적인 것은 아닌지, 기존의 질서에 누가 되는 것은 아닌지, 혹시 누군가 상처를 받는 것은 아닌지 하는 조심스러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면 '대체로 잘'이라든지 '그만하면 꽤'라는 식의 조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순간적인 위안은 될 수 있을지언정 결코 도움은 되지 않는 조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발전적인 글쓰기에 도움을 주는 일이 제가 할 일일테니까요. 그래서 한 달 동안 제가 느낀 점을 정리하여 몇 가지 당부를 드리려고 합니다.

 

 

1. 매수를 지켜주세요.

이곳은 소설을 쓰는 공간입니다. 소설의 구성 요소로는 인물, 사건, 배경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제 어디서 누군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허구의 글쓰기가 소설이라는 말이겠지요. 그런 모든 요소를 만족시키는 글쓰기가 단 번에 완성되기는 어렵습니다. 기승전결과 인물, 사건, 공간을 형상화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 매수 이상의 긴 글을 쓰는 훈련도 동반되어야 합니다. 간혹 단상이나 습작 메모 형식의 글을 올리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소설을 시작하기 전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 올리는 작품은 15매(200자 원고지 기준)- 20매 (장편, 혹은 엽편 소설이라고 합니다), 혹은 50매-90매(단편 소설)의 완결된 형식의 작품으로 올려주세요. 쓴 글을 읽고 그에 대한 조언을 하는 일이 제가 할 일이지만 습작 메모까지 일일이 제가 조언을 한다는 것은 여러분에게 별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각자가 고민하고 궁리하는 과정이 생략된 원고가 완결성 있는 글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2. 댓글을 달아주세요.

글은 혼자 쓰는 과정의 연속이지만 그 '글'에는 독자가 필요합니다. 습작기의 학생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조언이 필요합니다. 오프라인에서는 그 시간을 '합평'이라고 칭합니다. 합평에는 틀린 것과 옳은 것이 없습니다.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만이 있을 뿐이겠죠. 또한 그 다른 입장과 생각을 통해 시야를 넓혀가고 안목을 길러가는 것입니다. 그 과정이 합평입니다. 이 공간을 방문하고 글을 올리시는 여러분 모두 그런 합평에 좀더 적극적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댓글을 다는 건 저 뿐인 것 같은데, 여러분도 서로의 작품을 읽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것에 인색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의 작품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조언하고 또 조언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작품을 점검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게 글쓰기의 유기적 훈련 과정입니다. 기회가 되는 대로 좋은 '댓글'도 추천할 생각입니다.

 

3.  올린 작품을 지우지 말아주세요.

간혹, 공들여 읽고 댓글을 단 원고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쓴 글을 자신이 지운 것을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고 여겨 자신의 글을 지우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건 특정 개인에 국한된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들 저마다 조금씩 그렇게 의기소침했다가 또 쓰기를 반복하겠지요. 저는 여기가  일방적으로 글을 올리고 일방적으로 댓글을 다는 것으로 끝나는 공간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아카데미에 참석했다가 여러분처럼 한때 이곳에 시를 올리고 소설을 올리며 글쓰기를 하던 선배들을 만났습니다. 아마 그 선배들의 선배들도 있겠지요. 그 말은 역설적으로 여러분의 후배에 후배들도 생기리라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 작품을 올리며 타인의 작품을 읽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그 작품에 붙은 댓글도 읽으며 자신의 글쓰기를 교정하는 시간을 뺏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이곳이 소모적인 공간을 넘어 '보물창고' 같은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꼭 필요하다 여겨집니다.

 

*

본격적인 추위가 곧 시작되겠지요.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따뜻한 겨울을 시작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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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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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모두 평안하셨나요? 새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지고 다시 새 꽃이 피는 계절입니다.

어제 작약 두 송이를 선물 받았는데 꽃 선물이 이렇게 반갑기는 처음이었어요.

삶이 계속되어야 하는 것은 늘 삶 속에 숨어 있는 의외성에 있다는, 어디선가 읽은 문장이 떠오르는 밤입니다.

이번 달에는 총 5분이 작품을 올려주셨어요. (많이들 바쁘셨나봐요. ㅠㅠ)

작품을 올려주신 5분 모두 고생하셨다는 말을 전하며 이번 달 총평을 하겠습니다.

단편의 묘미는 압축, 그리고 정교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더 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상태. 그런 상태의 글에서 좋은 소설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겠죠. 다섯 작품을 읽으며 공통적으로 든 생각이에요.

예를 들어 볼까요?

화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려고 해요. 수줍음이 많은 그(그녀)는 말로 하는 대신 글로 자신의 말을 전달할 결심을 하죠. 작은 선물과 함께 말이에요. 카드에 뭐라고 쓸까요?

  1. 나는 너를 사랑해.
  2. 나는 너를 너무 많이 사랑해.
  3. 네가 너무 너무 너무 좋아.
  4. 영원히 사랑할게.
  5.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 같아.
  6. 너를 볼 때마다 숨이 멎을 것 같아.
  7. 사랑해

너무 유치한 문장들이라 모두 웃으시거나 혹은 자신이 생각한 문장은 없어 답 없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그래도 이 중 답을 고르라고 하면 답이 너무 뻔할 겁니다. 7번. 사랑해가 정답이에요. 소설도 마찬가지에요. 슬픈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그 슬픔을 어떻게든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슬프다 슬프다 슬프다 죽을 거 같다 슬퍼 죽겠다… 등등의 말을 반복적으로 쓰는 것보다 슬프다는 표현을 아예 쓰지 않고 슬픔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예를 들면 인물이 바라보는 풍경이나 사람들의 표정, 타인을 대하는 태도,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는 인물의 행동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말이죠.

또한 단편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에는 반드시 의도가 필요합니다. 수업을 하다보면 간혹 그건 그냥 트뤼거에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단편에서는 가급적 자제해야 합니다. 영화와 문학은 엄연히 다른 장르니까요. 게다가 단편에서는 더더욱 말이죠.

 

이 모든 것들이 말처럼 쉽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여러분이 글을 쓰며 겪는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저도 거친 시간들이니까요) 저로서는 매번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는 잔소리쟁이가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작품을 읽다보면 노력한 흔적들이 보이고 달라지는 모습들이 보여서 오늘도 또 잔소리를 하고 맙니다. ㅠㅠ

 

각설하고 이번 달 장원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무제로 올려주신 29251314님의 글은 정말 감각적이고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었어요. 그러나 위에서 말한 압축에 대한 고려가 좀더 필요한 작품으로 여겨져요. 그래서 이번 달 장원도 다음 달로 넘기겠습니다.

간단히 29251314님의 작품에 쓴 댓글을 소개하며 물러갑니다. 제목은 "무제"입니다. (앞으로는 가급적이면 꼭 제목은 붙여주세요.)  6월에도 좋은 작품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우선 문장에 대한 얘기를 드리고 싶어요. 감각적이면서 결코 질질 끌지 않는, 단문의 문장들이 가독성을 높이네요. 이런 훈련은 쉽게 되는 게 아닌데 무척 잘 읽혔어요. (칭찬입니다^^) 그런데 부모를 잃은 상실감에 젖어 있는 설희의 아픔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절망의 과정이 다소 느슨하게 전개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 부분은 좀 단단하게 줄여보면 어떨까 싶어요. 그러니까 아주 큰 스폰지를 단단하게 압축하는 느낌으로 문장들을 덜어내면 훨씬 더 좋아질 거 같다는 말이에요. 다음은

"너는 온기에 녹은 근육을 쭉 펴며 화장실을 나선다. 갑작스러운 현기증에 비틀거린다. 흔들리는 시선사이로 말끔해진 바닥이 보인다. 왠지 모를 불안감에 너는 책상을 향해 달려간다. 쿠당탕 소리를 내며 넘어진다. 너는 두 팔로 기어 책상의 밑을 본다.

아직 남아있었다. 지울 수 없는 행복이."
이 부분에서 고개가 조금 갸우뚱해지는데 설희는 책상 밑에서 뭘 본 거죠? 그건 아마도 가족사진인 것 같은데 그 가족 사진이 하필 왜 책상 밑에 붙어 있는 건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 장면은 설희가 자신의 내면과 겪는 갈등을 해소하는데 아주 중요한 장면으로 여겨지거든요. 그 가족 사진이 왜 거기 있는지, 그 시절의 기억이 왜 설희를 일어서게 만드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해 보여요. 마지막으로, 조금 조심스럽지만 인물이 가진 전형성에 대한 얘기를 드리고 싶어요. 인자한 부모, 그런 부모를 사랑하는 착한 딸과 그의 오빠 또한 선하고 좋은 사람들이죠. 물론 이런 가족은 이 지구상에 백 만명도 넘을테지만 문제는 백 만명도 넘는 그런 인물들은 하나 같이 평면적으로 보일 위험도 있다는 뜻이에요. 물론 소설적인 측면에서 말이죠. 이런 점만 보완된다면 이 작품은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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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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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 달 모두 잘 보내셨나요? 아무래도 새 학기가 시작되고 중간고사 기간도 있어서 소설 쓰기가 부담스러운 한 달이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달에 올려주신 작품 수는 조금 적었는데요. 심사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하신 두 작품 외에 총 4작품을 올려주셨습니다. 모두 고등부 작품들이었는데 각각의 작품에 댓글을 달기는 했지만 다시 가져와 보겠습니다. (여러분의 호기심을 조금 자극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에요.^^)

잠깐 빛났던 당신의 얼굴은 (Lyeok)

-단편에 비해 분량이 상당히 짧습니다. 단편보다 짧은 분량에 이야기를 제대로 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저도 최근에 자주 느끼고 있어요. 압축의 미란 함부로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제대로 깨닫고 있는 중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에 대해 제가 느낀 걸 말씀드릴게요. 우선 플롯에 대한 이야기에요. 아무리 짧은 소설이라도 플롯은 중요합니다. 이 소설은 과거의 어떤 한 지점을 회상하고 있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중요한 배경이 되는 시간은 과거일까요 아니면 현재일까요? 이런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소설에서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전개되고 있는데 그(과거나 현재의) 행동(손자가 발견한 이니셜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왜 " 나이가 나이임에도 사람은 이런 유치한 일을 저지르고 마는 것이었다"는 문장이 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어서 주인공이 회상하고 있는 사건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알 수 없습니다)에 대한 개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시 말해 분명 숨은 서사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뭔지 알 수 없는 독자로서는 그저 화자인 '나'의 행동을 막연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분량이 짧다고 해도 분명히 드러내야 하는 갈등 구조(과거의 '그'와 '나', 혹은 현재의 나와 나의 행동)가 있어야 하는데 그 또한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다음은 시제에 대한 얘기를 드리고 싶네요.

" 당신의 모습이 역광으로 검게 물들고 있었다. 그것이 인류최초의 비행이었다. 지금도 믿어의심치 않는다. 당신은 하늘 높이 날아, 영겁처럼 긴-어쩌면 찰나일지도 모르는- 시간을 만끽했다. 나 역시 마치 꿈결 속에 있는 듯했다.
아직도 고향의 옛 집에 머무는 동안이면 창고에서 자주 시간을 보냈다. 당신의 흔적이 남아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내가 갈무리한 당신의 날개가 바로 그것이었다."

서두에 등장하는 이 부분은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과 현재의 '나'를 진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제는 모두 과거형이에요. 이런 경우 앞의 경우(과거를 회상하는 진술부분)은 "물들고 있었다. 비행이었다. 만끽했다. 듯했다"로 뒷부분의 시제는 "보낸다 곳이다. 그것이다"로 정리하면 한결 깔끔하고 자연스러워질 것 같네요.

양치 (지일영)

* " 그 쌉사름하면서도 철가루 비슷한 그 자전거 쇠가 녹슬었을때 비슷한 맛이난다." – "쌉싸름하면서도 철가루 비슷한, 마치 녹슨 쇠에 혀를 갖다 대었을 때와 비슷한 맛이 난다."

* 이어서 후편을 쓰실 때는 띄어쓰기, 비문 등에 대한 퇴고가 좀 필요해 보이네요.^^ " 하지만 아침을 안먹고 나가기엔 너무 배가고프고 후자는 나의 귀찮음을 못이기고 양치를 다시하느니 그냥 생명에 직결되는 의 식 주의 '식'을 포기하는 일이다." – "하지만 아침을 안 먹고 나가기엔 너무 배가 고프고 후자를 선택하기에는(후자가 아침을 먹지 않고 가는 것이고 전자가 밥을 먹고 다시 양치를 하는 것입니다만) 나는 너무 게으르다. 밥을 먹고 다시 양치를 하느니 차라리 거르는 게 낫다."

=> 간혹 글의 서두만 올려주시거나 전, 후편을 나눠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되도록이면 전편을 다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문장이나 띄어쓰기, 맞춤법은 몰라도 전편을 다 읽지 않고는 플롯이나 캐릭터등, 섣불리 조언을 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어요.

멜서리 다시 한 번 (비행선)

감각적인 한 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글의 서두 부분에서는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라는 소설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안 읽어 보셨다면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해드립니다.) 종종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글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왜 소설적 공간을 지금으로부터 먼 일제시대로 정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 작품에서 배경이 꼭 그때여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드리는 이유가 히카루나 멜서리나 화열의 만남과 배경과 갈등과 우정이 그런 공간과 상관 없이도 그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에요. 더불어 그 공간(일제시대라는)이 이 작품에서 그닥 생생하게 그려지지도 않고요. 물론 멜서리가 가진 배경이나 화열의 배경이 일제 시대의 그것과 관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지금'으로 옮겨 와도 무관할 거 같거든요. 이 작품 속 공간은 그저 주인공들의 배경에 개연성을 주기 위해 설정한 추상적인 공간으로 보여요.
다음으로 제가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이 소설도 서사가 다소 약해 보입니다. 감각적인 문장들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지만 그 감각이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거든요. 소설은 이야기입니다. 밑의 낭큼낭큼 님이 말씀하신대로 감각적인 이미지로 쓸 필요도 있지만 세 주인공의 관계와 갈등을 분명하게 그릴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왜 멜서리가 갑자기 도심 한 복판에서 춤을 추다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었는지, 멜서리와 화열의 관계는 어떤 식으로 발전한 건지, 그 둘의 관계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가 모호하게 그려져서 결말 부분의 멜서리의 자살이 그닥 설득력 있게 보이지 않네요. ㅠ

"네가 조금은 소년일 때. 당신은 약을 가끔 먹고 자주 아프다고 했습니다." – "당신이 소년이었을 때(조금은 소년이라는 표현은 어색합니다), 당신은 가끔 약을 먹고 자주 아프다고 했습니다" 처럼 호칭을 통일할 필요도 있고요.

부서지기 직전 (Mono)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M0no님의 글에 타자가 등장한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 그런데 여태 쓰지 않았던 의성어들도 보이네요. 삐빅이라든지 꼬르륵이라든지 하는. 의성어는 가능하면 묘사로 대신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문 완료를 알리는 진동벨이 울렸다,라든지 뱃속에서 밥을 달라는 신호를 연신 보냈다 라든지 와 같이. 절대 쓰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의성어를 그대로 옮겨 적는 건 어쩐지 그 상황을 너무 쉽게 넘겨 버리는 듯한 인상을 주거든요. 각설하고, 이 소설은 열등감에 휩싸인 '나'에 대한 이야기로 읽힙니다. 그런데 그 열등감은 성적에 기인한 것인가요? 아니면 영민이라는 인물에 기인한 것인가요? 그 둘은 같은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층위의 문제입니다. 작품 내용으로 보건대 나(성민)도 서울대에 진학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나가 시골에 살고 있는 이유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나보다 사교적이고 활발하여 쉽게 타인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 마는 영민에 대한 적개심이 그리 크게 드러나지도 않는 것 같고요. 소설 말미에 등장하는 귀뚜라미들의 싸움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귀뚜라미를 죽여 버린 것으로 그 갈등을 해소하는 주인공의 캐릭터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좀더 주인공의 내면이 설득력 있게 그려질 필요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저는 가끔 단편 소설이 여러 개의 톱니바퀴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단어를 쓰는 순간 그 단어는 분명 그 소설 속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역할을 맞게 된다는, 그래서 정확히 톱니와 톱니가 정확히 맞물려야 한다는 그런 생각 말이에요. 그리고 시계의 톱니가 두 개든, 세 개든, 숫자판은 언제나 1부터 12까지인데 게다가 시간은 정확해야 맞아야 시계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이죠. 소재가 무엇이든,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든, 그게 선한 것이든, 악한 것이든 상관 없어요. 중요한 것은 충분히 이해와 공감이 가능한, 충분한 개연성이 있고 재미있는(새로우면서도 납득가능한)이야기여야 한다는 게 관건 거죠. 소설 쓰기의 어려움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 여러분이 올려주시는 소설들을 보며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은 '납득 가능한' 이야기여야 한다는 거예요. 우선 소설을 쓰기 전에 머릿 속으로 자신이 구상한 얘기들을 펼쳐 놓아 보세요. 인물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여 어떤 사건과 마주치고 거기서 어떤 갈등을 만들어 어떤 결말에 이를 건지. 쓰는 건 그 다음 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과정들이 힘들겠지만 조금씩 익숙해지실 수 있을 거예요. 꾸준히 작품을 올려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그런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 같아 기쁘기도 합니다.

지난 달에도 그랬듯 비행선님의 <멜서리 다시 한 번> 작품을 두고 고민을 했어요. 댓글에서도 얘기했듯 비행선님의 작품은 감각적이기는 한데 아직 서사가 약해서 소설적 완결성이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아쉽지만 이 번 달 장원은 다음 달로 넘기겠습니다. 비록 작품을 뽑지는 못했지만 다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다들 고생하셨어요. 5월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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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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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봄인가 싶었는데 미세먼지에, 황사에, 눈 소식까지 들려오는 4월이네요. 올해는 유난히 일교차도 심한 느낌이에요. 모두들 건강에 더 신경 써야 할 시절인 것 같아요.^^

3월에는 총 6편의 작품을 올려주셨는데요, 그 중 고등부는 <죄/MOno > , <신_영생_순환/대주군>, <A가 죽었다/따개비>, <acardiac twin/비행선>, <하연달/이꼴> 등 총 5편이었고 중등부는 <미치코의 이야기/SDO> 1편이었습니다. 탈퇴한 회원님의 작품은 심사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번 달 총평을 하자면, 역시 인물과 보여주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소설에서 인물(주인공)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물’이 가진 특징과 개성을 얼마나 잘 ‘보여주느냐’가 소설의 성격을 좌우할 수도 있으니까요. 일방적으로 착하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인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은 우리 삶의 반영이므로 -그 소설 속 주인공 또한 우리 모두가 각각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장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과 같이- 개성적인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또한 소설이 이야기라는 것을 좀더 염두에 두셨으면 해요. 맥락을 가진 서사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무엇을 했나에 그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개성적’이고 개연성 있는 누가(캐릭터)가 어디서(공간) 무엇을 했나(사건)가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이번 달에 가장 눈여겨 본 작품은 비행선님의 acardiac twin이었습니다. 작품을 읽어본 분이라면 느끼셨겠지만 이 작품은 감각적인 문장이 인상적인, 매력있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사 구조가 약하다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고민 끝에 이번달 장원은 다음 달로 넘기겠습니다. 비행선님, 그리고 작품을 올려주신 나머지 여섯 분,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말없이 열심히 작품들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 고생하셨어요. 모두들 의미 있는 4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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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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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해가 바뀐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이네요. ㅠ 모두들 새학기를 맞을 마음의 준비는 마치셨나요? 많은 것들이 어색하고 낯설어서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여러분들의 세계가 작년보다 더 커진 것만은 분명할 거에요. 그런 의미에서 새학년이 되신 걸 정말 축하드려요.^^

 

2월에는 총 일곱 작품을 올려주셨는데요. 고등부는 총 다섯 편

1. 전능하고 유일하신/M0no

2. 분기점/트수

3. 환상통/빛낢

4. 야누스 증후군/白河弦

5. 우물 밖/M0no

 

중등부는

1. 우물 밖/정 훈

2. 산속에서/강시현 등

총 두 편이었습니다.

 

그중  2월 월장원은 환상통(빛낢)으로 결정했습니다.

읽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읽지 못한 분들을 위해 작품에 단 댓글을 옮겨 보겠습니다.

 

"아버지의 사라진 손가락과 사라진 나의 육체, 그 없는 자리에서 생겨나는 통증을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망가질 때 까지 북만 치는 원숭이 인형 마냥"이라든지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었고, 고양이는 시끄럽게 울었다"와 같은 표현들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소리를 지르는 사람",에서 "고양이는 시끄럽게 울었다"는 문장은 글을 많이 써 본 사람들만 쓸 수 있는 '힘'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간혹 문맥과 맞지 않는 표현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앞에서는 "육체가 사라지자 모든 감각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가 뒷부분에서는 "죽으면 이렇게 다 무감각해질까."라는 진술이 등장하는데 어떤 맥락에서 쓰신 것인지는 알겠지만 뒷부분은 다른 표현을 고민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소설은 시와 달리 일관된 개연성,을 가져야 하니까 말입니다. 작품을 읽기 시작할 때는 '나'가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궁금했다가 작품을 다 읽고 나서는 그것이 이 작품에서 굳이 밝혀지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만, '나'가 쓴 편지를 노트 사이에 끼워 두었다는 부분이 좀 걸리네요. 제 생각에는 이야기 사이 사이에 내 죽음의 이유를 암시하는 몇 개의 에피소드를 추가하는 것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충분히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이 작품을 월장원으로 뽑은 가장 큰 이유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소재를 자신만으로 방법으로 표현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자살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쓰고 계신데 이 작품은 단순히 '자살'이라는 소재에 함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다른 이야기들과 차별화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죽음 이후 남겨진 가족들이 '사라진 나'에서 기인한 환상통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으니까요.

아쉽지만 중등부는 다음 달로 넘기겠습니다.

빛낢님 축하드립니다. 더불어 작품을 올려주시고 꼼꼼히 읽은 작품에 성의 있는 댓글을 달아주신 여러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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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월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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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모두들 잘 지내셨나요? 돌아오자 마자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또 명절 준비를 하느라 며칠 늦어졌습니다. 공지는 했지만 그래도 늦어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다 읽은 작품들이기는 하지만 1월에 여러분이 올려주신 소설들을 재차 훑어 보았습니다. 방학이라 밀어두었던 일들이 많았을 텐데 다른 때보다 작품 수가 많다는 것도 다시 확인했고요. 모두들 애쓰셨습니다. 1월에는 총 14편의 작품이 올라왔습니다. 그중

고등부에는

1. Home Of The Blues /쐐기벌레

2. 사의 미학/ 백송골

3. 마법의 주문, 4. 등껍질 속 가족/잇몸

5. 어느 젊은이의 슬픔/명멸

6. 순류/MOno

7. 알퐁의 이중사고/댱군 등 총 7편의 작품을,

중등부는

1.허구, 2. 공허, 3. 강풍주의보, 4. 생산적 인간/정 훈

5. 조이유 노엘/연융

6. 도박사의 오류/ 비행선

7. 로봇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SDO 등 7편의 작품을 올려주셨습니다.

 

1월의 장원은 고등부 <등껍질 속 가족> , 중등부 <도박사의 오류>를 뽑았습니다.

<등껍질 속 가족> – 댓글에서도 밝혔듯이 문학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말하기 입니다.  새로워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어떻게" 에 대한 고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 고민이 낯섦(다름)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등껍질 속 가족은 '가족서사'라는 오래된 주제를 동화적으로 풀어낸 방식이 흥미로웠습니다. 제 댓글을 가져와 다시 옮겨보면 "쓰는 '나'의 시선이 화자인 '나'와 '나의 삶'에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것도 돋보였습니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감성적으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 낸 것과 등장인물들이 기존의 가족 서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새롭게 정의한 것 같은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도박사의 오류> – 실제의 사건을 더하여 글쓴이의 상상력이 돋보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장도 안정되어 있어 가독성도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군데군데 드러나는 간결한 묘사들이 돋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묘사를 하는 것을 어려워하시는데 묘사는 형용사나 부사를 섞어 쓴 길고 복잡한 문장을 구사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황, 사물, 인상등의 특징을 개성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작품에서 아쉬운 것은 만남-헤어짐-이별-죽음이라는 다소 상투적인 관계의 형식이 답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습작을 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좋은 문장을 쓰는 것. 모든 글쓰기는 거기에서 출발합니다. 제가 댓글에서 오타를 지적하고 비문을 고치고 문맥을 고쳐 적는 이유입니다. 자신이 쓴 것과 제가 고친 것을 비교해 보고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기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남은 2월 마무리 잘하세요. 3월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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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월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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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날입니다.  어제에 이어 또 하루가 시작됐을 뿐인데 해가 바뀌었다는 사실 때문인지 다시 처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날입니다. 모쪼록 여러분 모두 올해는 작년보다 더 좋은 일들이 많길 바랍니다.

 

이번 달에는 총 일곱 편의 작품이 올라왔습니다. (도월현님이 올려주신 <발밑의 낙엽>은 작년 12월 월장원 작품이었으므로 후보에서 제외합니다.)

그 중 중등부는 <공중전화(마약)>, <슬럼프(ayeon)> 등 총 2편이었고

고등부는 <작은 손에 쥐어준 야구공(lyeok)>, <루시(museagain)>, <베이스와 우주(이꼴)>, <상어와 소녀(도월현)> , <여기 사람이 있다(잇몸)> 님 등 총 5편입니다.

 

제가 늘 얘기하는대로 소설에는 인물, 사건, 배경이 필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떤 캐릭터를 가진 인물이냐에 따라 상황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니까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여전히 인물을 설정하는 것에 있어 지나치게 막연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인간에 의해 온 몸에 화상을 입은 고양이 이야기를 화면으로 접한 적이 있습니다. 동물 병원에서 지내는 그 고양이가 회복 단계에 접어든 것을 기뻐한 직원들이 케익을 사서 축하는 해주는 장면에서 그 고양이가 보인 행동은 줄행랑이었습니다. 케잌에 꽂힌 초에 불을 붙이자마자 내뺀 것이지요.  아직도 몸에 붕대를 감고 하루에 한 번씩 소독을 하고 약을 발라야 하는 그 고양이가 불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고양이가 어떤 내력을 통해 그 병원에 오게 됐는지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이처럼 인물에게는 표면(현재)를 이루는 수 많은 심연이 있습니다. 그 심연은 비록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늘 '인물'의 현재 행동을 만들고 '생각'을 만드는 주요 기재입니다. 인물을 설정할 때 그 점까지 꼭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고는 독자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걸 잊지 않으시길. 그게 이번 달에 올려주신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독자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반드시 형상화된 인물을 통해서여야 한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각각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댓글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루시>와 <여기 사람이 있다>를 두고 고민했습니다. <루시(museagain)>는 여러모로 정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지만 인물의 형상화과 삶의 구체성보다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작가의 내면이 다소 직설적으로 드러났다는 점이 몹시 아쉬웠고 <여기 사람이 있다(잇몸)>님의 작품은 위에서 말한 '인물'에 대한 고민과 통찰이 아쉬웠습니다.

 

그리하여 12월 월 장원은 아쉽게도 뽑지 못했습니다.

작품을 올려주신 모든 분들께도 인사와 격려를 보냅니다.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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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월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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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잘들 지내셨는지요. 이번 달은 이것저것 바빠 조금 늦었습니다. 11월 초에 작품을 올리신 분들은 많이 기다리셨을텐데… 공연히 죄송해지네요.

이 번 달에는 총 13편(수정본 포함)을 올려주셨는데요,

세 편이 중등부, 나머지가 고등부의 작품이었습니다.

이달의 총평을 짧막하게 덧붙이자면,

많은 분들이 자신이 구상한 이야기에 대해 지나치게 막연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진다,는 서사는 흔하디 흔한 서사죠. 그 흔한 서사가 특별해지기 위해서는 만남과 헤어짐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수 많은 에피소드를 떠올리고 그중 적절한 몇 개의 에피소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어요. 소설은 에피소드를 통해 인물을 캐릭터화할 수도 있고 공간을 입체적으로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에피소드 없이 만났다는 사실과 헤어졌다는 사실에만 집중하고 계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사이의 빈칸은 일방적인 진술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보다는 상황을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상황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 상황 안에 또 다른 상황을 그려야 한다는 거죠. 소설은 이야기입니다. 그 사실을 늘 기억하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하여 결국,

 

속도님의 <틸란드시아>를 장원으로 뽑았습니다.

 

틸란드시아라는 식물을 통해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것이 아주 인상적인 작품이었어요. 플롯이나 상황을 통한 인물의 묘사 또한 적절했다고 생각됩니다.

중등부에서는 아쉽게도 작품을 뽑지 못했습니다.

작품 올려주신 모든 분들, 정말 수고하셨어요. 12월도 내내 즐겁고 평안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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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월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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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제가 가장 싫어했던 달이 11월이었습니다. 1년 중 가장 심심한 달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각 달마다 하루 쯤은 있는 공휴일도 없고 시험은 다가오고 축제나 다른 특별한 일이 거의 없는 달. 아마 그게 제가 11월을 싫어했던 이유였겠죠. 여러분의 11월은 어떤 느낌일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10월에는 총 7편의 작품(중등부 2편, 고등부 5편)이 올라왔습니다.

각각의 작품을 읽으며 여러분의 답답한 상황들에 대한 고민들도 엿볼 수 있었고 제각각 다른 상상력의 세계를 엿보기도 했습니다. 여러 댓글에서도 밝혔듯 결국 창작이란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겠죠. 하나의 상황이나 사건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상황(사건)은 같은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새롭다는 건 없던 것을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 혹은 알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늘 보던 곳에서 한발자국만 옆으로, 혹은 뒤로 물러나면 다른 이야기가 보일지도 몰라요. 부디 이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그리고 한가지 더, 플롯을 늘 고민하셨으면 해요. 내가 구상한 이야기를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낼 것인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시간의 순서대로 이야기를 늘어놓다보면 이야기의 핵심이 흐려지고 말거든요. 글을 시작하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그 이야기에 인과를 더하는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올려주신 작품들에 대한 감상평은 각각의 댓글을 참고해주세요. 덧붙이자면, 비록 자신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모두들 댓글을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그 댓글들은 한 분에게 하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여러분 모두에게 드리는 조언이기도 하답니다.

 

고등부에 올라온 작품 중

<낙타는 바늘귀에 들어갈 수 없다>와 <날개>, <미성년>을 두고 고민했습니다.

모두 나름의 장점을 가진 작품들이었지만

<낙타는~>과 <날개>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유기적인 구성으로 연결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미성년>은

완성도의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등부의 월장원은 11월로 넘기겠습니다.

 

중등부 월장원은 우재영님의 <아버지>로 결정했습니다.

비문이나 오타도 거의 없고 구성도 깔끔하다고 여겼어요. 무엇보다 우리가 마땅히 그러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비틀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더불어 글을 올려주신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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