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짐
목록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이토록 상처받고 일그러지게 된 것이.
단순히 부정적인 환경,
그렇게 말하기에는 많은 착오가 있을 것이다.
슬픔이라는 감정은 처음부터 존재했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많은 것을 겪어 얻고 잃어가며
그 농도와 깊이가 짙어졌기에.

 

이 시간의 흐름 안에서,
나는 내가 자라나고, 성숙해지게 되면서도
그 너무나도 다른 현실 속에,
많은 처절함의 슬픔들을 가슴속에 담아내게 되었다.

 

아팠다.
스스로가,
너무나도 아팠다.

 

울었다.
아파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슬펐다.
한 줄기의 눈물 속에,
수 많은 아픔들과 울음들이 모이고 모여서,
슬픔을 자아내는 것처럼.

 

사람들은 어린 나에게 말해주었다.
슬퍼서 우는거라고, 그래서 눈물이 새어나오는 것이라고.
그러니 그 슬픔을 다 토해낼 때까지,
실컷 울으라고.
마음껏 울어보라고.
그렇게 하면 다 울어버린 후에는,
반드시 행복한 미소가 남을 터이니..

 

그렇지만 난 이해하질 못했다.
너무나 아파서 울고, 울어서 슬펐기에,
나는 울어서 슬펐다.
매일을 홀로 고개 숙이고 앉아서,
아픔이 담긴 눈물을 묵묵히 드리우면서도,
슬픔으로 위로받았었기에.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슬픔이란,
눈물로써 토해내는 것이 아닌,
눈물로(써) 느끼는 안도의 한숨이였다.

 

여느 때처럼,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에,
평소처럼 나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슬픔의 감정으로 삭이고 있었을 때.
눈물로 이 모든 것들을 품고, 달래어 스스로를 진정시키고 있던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을 옭아매는 이 슬픔의 진정한 의미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에게 남은 것 뿐이라곤 이 슬픔 뿐이였기에,
매일 밤 혼자서 외로이 울던 날들을, 따뜻하게 다독여주던 위안이였기에.

 

내가 무기력해진 것 같았다.
스스로가 많이 미워질 만큼이나,
또 그 감정에 대한 심한 무책임함을 느끼기라도 하는 것처럼.
정말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 자신이 눈물의 슬픔으로 위로 받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랬었다.

 

그날,
문득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이 내가 그래도 괜찮다는 듯이,
나라는 존재를 감싸 안아주면서
말해주었다.

 

"더 울어도 괜찮아, 넌 아직 어리고 순수하니까.
이렇게 컸음에도,
아직도 넌 여리고 가슴 아파하는 그 어린 아이,
그 옛 모습의 소년 그대로이니까."

 

'오늘만큼은,
이 내가 너의 아픔을 대변해줄게.
그러니 마음껏 울으렴,
나의 이 차가운 빗방울이,
너의 눈물이 되어줄테니.
너의 그 슬픔이라는 감정을,
이해해줄테니..'

 

투두둑… 툭.. 툭..
타다닥…. 탁.(.) 탁..

 

'그날'과 같은 빗소리.
잔잔한 음색이,
내 귀에 살며시 흘러들어왔다.

 

나는, 웅크렸던 고개를 들어 그 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차디찬 빗물에 나의 손을 대어보았다.

 

모든 것이, 따뜻했다.

목록
하루의 반나절
목록

 

 

하루라는 긴 시간과 짧은 순간 속에,

 

과거의 나는 참으로 많이도 외로웠습니다.

 

 

매일매일의 나날들은, 어제 내가 그랬던 것처럼,
쓸쓸함의 공포에 심하게도 일그러져서 외마디 비명을 소스라치게 지르고 깰까봐,
그래서 잠에 빠져들기가 너무나도 무서워서,
아무도 없는 이 텅 빈 방 속의 고요한 침묵들은
나를 이러한 우울 안에 깊고 짙게도 빠트려 앞으로 영영 헤어나오지 못하게 할까봐,
그러한 극심한 불안감들이 나를 계속 사로잡고 괴롭혀서,
이 모든 것들이, 어쩔 수 없이 저에게는 너무나도 큰 고통이였습니다.

 

 

이는 고독이라는 가장 근본적이고도 공포스러운 감정 아래,
검은 그림자, 그 미세한 형체가 드리워지는 것처럼,
내가 모르는 새에 어느새 진해지고 또 뚜렷해져버려서,
불타는 칠흑의 불결과도 같이 그 옆에서 냉소적인 어조와 얼굴을 띠고
그저 무기력하기만한 나를 계속 비웃으면서 쫓아오는 것이였습니다.

 

 

이 악의 구렁텅이,
좁고도 아득한 허무의 절벽에서 새어나오는 비참한 울음소리,
그 고독의 통곡에서 끝이 보이질 않는 어둠과 매일매일을 한없이 씨름하며
또 싫다고, 이제 제발 그만 와달라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괴로움의 부르짖음,
마침내 쓸쓸하기만한 서러운 감정들이 복받쳐올라
저 한편으로 고요히 내려앉기만 하는 이면의 공허감,
이 모든 것들에게서 결코 헤어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

 

 

나는,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었다,
앞으로 죽지않고 괜찮게 살아갈 뚜렷한 자신이 없었다.
나의 전부를 집어삼켜버린 저 거대한 무의식과 내면 속에서,
그저 하루하루를 썩어가고 있었을 뿐.

 

 

결국 이 썩어 문드러진 심장 안에는,
썩은 이물질들이 담겨있는 피가 흐르고, 또 흘러서
저기 저 고인 썩은 것들만 있을 뿐, 허울들만이 있을 뿐.

 

 

그렇게 /
'봄에서 겨울,
겨울에서 다시 봄.
그리고 또다시 봄에서 겨울,
이별은 가을, 슬픔은 가을과 겨울,
겨울은 허전함, 곧 외로운 죽음.'

 

 

희망과 사랑, 흡족한 기쁨들과 행복한 웃음들로 가득했던 시간들은
그 풍부함이 넘쳐흘러 지나쳤는데,

 

 

가을이 가벼이 시작되는 초가을에,
얇디 작은 비는 내리고,
서정적인 빗소리는 나의 두 귀에 흐르고,
애처롭기만한 빗물들은 고이고 고여서 작은 물웅덩이를 이루고,
비에 투영된 누군가의 마음은, 또 무너져내리고,
다시 되풀이 될 뿐,
이제야 시작됬을 뿐,
우울의 나날들이.

 

 

그리고 차디찬 순백과 빙결의 원경들이 아름답게 비쳐보이기 시작하여
낮은 계절의 겨울은 저 멀리서 슬프게도 흘러갈 뿐…….

 

 

그 후로부터 나의 가슴은 이미 허전함의 물결들만이 덧없이 위에서 아래로 '툭' 떨어져가고,
나의 마음은 끝내 헐어 없어져버리기 전에,
마지막 애잔한 눈방울들을,
하나, 하나, 하나씩,
'툭.툭.툭…'

 

 

참으로 불쌍하게도 흘리우는 눈물의 소리는
아무도, 아무것도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무(無)의 공간들에게 연약하게 울부짖고만 있을 뿐,

 

 

나는 그렇게 사그라져만 갈 뿐, 잊혀져만 갈 뿐.
원치 않는 세상에 태어나,
원치 않는 삶을 살고,
원치 않는 죽음으로 사라질 뿐.

 

 

적어도 나는 감당 못 할,
지독히도 외롭고, 허전하고, 힘겨운, 너무나 아팠던 삶을 살았을 뿐.
하루하루를 외롭게 살다,
너무나도 외롭게 죽었을 뿐,

 

평생 슬펐다.

 

– 12/18/2018 (00:17 AM)

 

*본래 '나절'의 뜻은 '하루 낮의 반'이다.
따라서 '한나절'은 '하루 낮의 반'이고,
'반나절'은 '하루 낮의 4 분의 1' 이다.
가령 하루의 낮 평균이 약 12시간이라 할 때,
어림잡아 한나절은 5 시간, 반나절은 2-3 시간이라는 뜻.

목록
안녕하세요
목록

평소에는 제 주변 친구들과 많은 생각들을 주기적으로 주고받기만 하다가, 최근 갑작스레 알게 된 몇몇 지인분들이나 이미 알고 지냈었던 지인분들에게 '자신 스스로의 글들이나 나의 생각들을 한 번 펼쳐보면 어떻겠느냐' 하는 좋은 인상이 담긴 제의들을 여럿 받아서 아직은 나를 모르는 사람들과, 혹은 내가 앞으로 알아갈 사람들에게도 오직 나만의 것들을 정직하게 보여주면 어떨까하는 소소한 생각들을 가지고 이곳 글틴에 조심스럽게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본디 저는 잘 적극적이지 못하고, 때로는 무언가 아주 작은 사소한 것들에게마저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소심한 성격이라, 이곳 글틴에 회원가입을 하고 로그인을 하기까지 이 문장이라는 사이트를 알고 나서도 많은 시간들이 걸리고 또 걱정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다라는 이 미미한 마음과, 나라는 존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나의 솔직하고 정성스러운 글들을 볼 때에 어떤 마음으로 읽고 또 어떤 방식으로 좋아하고 어떠한 면에서 또 싫어하는지 궁금하고 알고 싶어서, 그래서 그 큰 결심을 하고 가입하게 된 것 같기도 해요. 저는, 분명 매일매일을 어려워하고 불안해해서 저의 이 아픈 손가락들에게 심한 상처, 그리고 수많은 핏자국들을 남겼지만 제 글들이라는 사소한 공간 안에서, 저의 것들이 점점 저의 것들만이 되어갈 때, 정말 기쁜 감정들과 허무한 시간들 속에서 무언가 채워지는 듯한 느낌들을 품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많이 즐거울 것 같아요,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저의 이 서정적인 글들을 내보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의 말들을 전해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그리고 나 자신이라는 보잘 것 없는 조각이 글들과 함께 모이고 모여서 뚜렷히 완성되어질 것만 같아서.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하인리히 하이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헤르만 헤세, 모두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독일어권 시인들이자 소설가들이고 닮고 싶은 위대한 문학가들이지만, 또 '이상'이라는 아름다운 것들을 수려한 문체로 이끌어낸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이지만, 저는 이러한 영향들을 받고 또 받아서 저의 것들을 쓸 수 있는 저만의 세계를 이루어내고 싶어요.
이 작지만 큰 광장인 글틴이라는 곳에서, 저의 글들의 완벽한 결합을 추고하고 싶어요.
무의식과 의식, 이상과 현실, 신념과 사상, 내면과 외면, 본질과 그 테두리, 결국 이 모두를 아우르는 이유없을 감정들에 대하여.
그리고 논리학과 심리학, 철학, 문학과 같은 전체적 '언어'에 대해서도요.
이들은 모두 아마 지극히도 어렵고, 쉽지는 않은 일이겠지만,
그때까지 열심히 해볼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글틴. (꾸벅….)

– 글이 많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ㅠㅜ

목록
나이 제한 관련해서 문의드려요
목록

글틴 광장을 이용하고 싶은데, 회원가입 시에 핸드폰으로만 본인인증이 가능해서 제 폰이 없는 관계로 부모님 (모) 의 핸드폰으로 인증을 했습니다. 혹시 이렇게 되면 글틴 광장은 이용이 불가능한 건가요? 처음 이용해보는 것이다보니 '쓰면서 뒹글'이라는 게시판에서 글쓰기가 안되는 것만 같아서 질문 드립니다. 혹여 기타 정보나 필요한 것이 있다면 곧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1년생 현 고등학생입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