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명
하얀 침묵 [1]

* 주제 : 코로나 시대의 우리들   금 간 아스팔트에 우뚝 서 휘적휘적 녹아내리는 사람들 하얀 침묵은 숨통을 조르고 코와 입은 설 자리를 잃은 아침   꽃이 흐드러진 거리에는 죽음이 무심코 흘린 적막 바람을 타고 노니는 고독 아 어떤 청년들은 떨어지는 낭만처럼 사라졌더랬다   비닐봉지에 잡아먹힌 이들은 누가 누가 돌려놓는가? 신이시여, 처절한 부름과 절규가 변질된 종교에 얼음처럼 붙어버리고 보는 이 없는 책걸상만 쉬는 시간 종소리에 발 맞춰 강강수월래 강강수월래   유리벽에 가로막힌 점액질의 진심은 울음을 타고 우울을 타고 새파란 하늘에 번져나간다 덧없고 철없는 청명 새하얀 암흑을 파고들어간 병자를 실은 싸이렌[…]

하얀 침묵
/ 2020-11-11
4 가입인사 드립니다. [1] 혼명 2020-11-09 Hit : 50 혼명 2020-11-09 50
혼명
현위치 [1]

매연 가득한 도시의 썩은내 속이야, 우리는 구태여 말을 번복하지 않는다 그것이 게임의 암묵적인 룰 사람들은 후각이 마비된 양 귀를 막고 흔들린다 시끄러운 바람이 노래하듯 머릿속에 채찍질을 가해 아무도 악취를 맡지 못하고 내 코끝에 걸린 향은 영원히 간직할 침묵 내 폐를 썩어들게 하는 조용한 죽음 사실을 아는 시인들만 비밀스레 부르짖었다 가래 섞인 뒷말에 익사할 것 같았지만 기침과 함께 튀어나올 역린이 두려워 나는 군소리를 삼켰다 그것이 게임의 암묵적인 룰 찾으려 헤멘 자정의 불빛은 씨꺼매진 하늘 위로 드리운 우울 지겹게 겪었던 우울 한낮에 떨어뜨린 진실은 기필코 밤이 되면 어김없이 날 찾아와 문을 두드렸고[…]

현위치
/ 2020-11-09
혼명
혼명을 위한 장송곡 [1]

시인은 눈물을 쓰는 업 새벽 4시 39분, 시간과 시간의 틈바구니에서 이유 모를 해류에 잠긴 사람들이 마음 터놓을 쉼표를 쓰는 업 은빛 날개를 찰랑이는 물고기가 되어 쥐어짜듯 흐르는 홍조를 품어 깊이 들어갈수록 진해지는 감정을 센다 하나, 둘, 셋 속절없는 어둠의 수명은 한 시간 십 칠분, 찡그린 코끝을 숨겨준 암막 커튼 사이로 지저귐과 지긋한 노신사를 닮은 아침 시인은 마지막 도약의 대리인 새벽 4시 45분, 시간과 시간의 틈바구니에서 곧 제 명을 다할 흑암을 위해 여명을 닮은 현악을 연주하는 자 * 장송곡 Funérailles : 브라이언 퍼니호그의 말을 빌려, '커튼 뒤에서 혹은 아주 먼 곳에서[…]

혼명을 위한 장송곡
/ 2020-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