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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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지난 해보다는 따뜻한 겨울이에요. 그래도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네요. 글틴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이번 달에도 새로운 회원들이 많이 유입되었고, 기존 회원들 중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여주는 분들이 많았어요. 올해가 지나고 어떤 작가로 성장하게 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아침마다 미세먼지 수치 체크 꼭 하고, 마스크도 꼭 쓰고 다니시길 바래요.

 

이번 달 총평을 말씀드릴게요.

 

이번 달엔 짧은 꽁트들이 많이 올라왔어요. 꽁트에 다 표현되지 않은 갈등과 사연들, 꽁트 속에 드러났던 장면과 인물에 대한 애정이 단편소설로 연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설은 일단 나아가는 일이에요. 이야기의 공간으로 첫 발을 들여놓았다면 자신이 모르는 먼 장소와 이야기를 향해 두려움 없이 항해해 보는 것도 좋은 글쓰기의 경험이 됩니다. 또 1인칭 시점으로 쓰여진 소설이 많았어요. 1인칭 인물은 서술자를 화자나 주인물로 내세우기에 소설을 전개하기에 유리할 수도 있는데요. 그러나 1인칭 "나" 또한 서술자가 아니라 소설 속에 포함된 하나의 인물에 가깝습니다. 미학적 거리가 필요해요. 소설에 등장하는 "나"가 감정이나 생각들을 여과기 없이 꺼내놓을 경우 소설의 객관성을 해칠 수도 있구요. 또 서사의 전개가 "나"의 머릿속에서만 맴돌면 내용이 자의적이 될 수도 있지요. 1인칭을 쓸 경우에도 3인칭 시점과 유사한 거리감을 가지고 인물과 배경과 사건을 천천히 설득하고 보여주며 숨기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1월 월장원 후보를 발표할게요.

 

성현 님의 3편의 꽁트(헌책방, 환생은 실형입니다, 휴게소)를 먼저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소설들은 각자의 장점을 지니고 있는 꽁트들이었어요. 헌책방 같은 경우 공간의 서정성이 잘 전달되고, 환생은 실형입니다는 아이디어가 재밌습니다. 휴게소는 인물 사이에 교환되는 대화가 탄력적이고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성현 님의 단편소설이 궁금해집니다. <밤비 신드롬>은 조금 아쉬웠어요.

이꼴 님의 <아쿠아리움>은 인어를 아쿠아리움에서 바다까지 데리고 가는 환상성 짙은 이야기, 그리고 다인가족이라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뒤섞여 있었어요. 인어와의 대화나 "패딩을 던져"주는 장면에서 잔잔한 시적 감동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어와의 에피소드(대화)나 다인가족 에피소드가 충분히 진척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웠고, 문단과 문단 사이의 공백이 크다는 느낌 또한 지적할 부분이에요. 중간부에 더 쓰여질 부분이 많은 소설입니다.

최이수안 님의 <아라베스크>는 발레로 인해 갈등을 겪는 어머니와의 공감과 화해를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인물의 내면성이 서정적이고 차분하게 전달되어요. 특히 창미와의 관계가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우정이나 인물이 가진 상처에 대한 세부를 포착하고 그것을 문장으로 옮기는 솜씨가 일상적이기도 하면서 구체적이기도 해서 자연스레 독자를 설득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소설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나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의 단초나 그 화해가 도식적이고 평면적이었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서윤호 님의 <운전의 기술>은 두달 쯤 전에 게시한 적이 있는, 그리고 한 차례 퇴고를 거친 작품입니다. 후반부의 아쉬움이 많이 만회되어 있었습니다. 완성도가 높았고, 역시 어떤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운전을 매개로 차분하고 또박또박 전달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서술적 디테일 또한 빛나네요. 인물들 또한 이전 버전보다 구체적이 되었습니다. 집요하게 자신의 소설을 설득시키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외에도 장아연 님의 <파란 곡>의 발랄한 전개, 랑뚜 님의 <Last Mother>에서의 "들을 수가 없어요"고 되뇌이며 밤마다 편지를 쓰는 소년의 모습, 멜론소다 님의 <색깔>의 아름다운 문장, 빛낢 님의 <주제는 만남입니다>에 표현된 문학의 위안, 환월 님의 <교실 밖 풍경>에서 표현된 바깥으로 나아가려는 인물의 신실한 의지 등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분들의 소설들도 모두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점을 저울해본 결과, 이번 월장원은 최이수안 님의 <아라베스크>서윤호 님의 <운전의 기술>입니다. 다른 분들도 퇴고한 버전을 올려주셨으면 좋겠어요.

잠깐, 그리고 이번엔 중등부에도 월장원이 있어요. 멜론소다 님의 <색깔>입니다.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소설인데, 눈여겨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곧 다시 뵙겠습니다. 건강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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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새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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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9월부터 글틴 소설 게시판에 새로 멘토로 부임해 온 양선형이라고 해요. 반갑습니다. 모두 가을 맞이 잘 하고 계시죠? 아직 낮에는 조금 덥지만 저녁 즈음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 저녁 산책을 나가기 좋은 날씨인 것 같아요.

 

글틴은 제게 각별한 공간이에요. 저 또한 글을 보여줄 공간이 부족했던 청소년 시절, 종종 글틴 사이트를 찾아 시를 올리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그래요. 글틴 사이트에서 함께 문학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도 많이 하고 취향도 공유하면서 문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갈 수 있었고, 당시 멘토 선생님들께 조언을 들으며 글쓰기에 대한 깊이를 늘려나갈 수 있었어요. 시간이 지나 다시 글틴 사이트를 멘토로서 다시 찾게 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아 스스로 신기하고 기쁩니다. 제 청소년 시절에 대해 다시 회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제가 활동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할 수 있는 조언을 폭넓게 말씀드릴 예정이에요. 문학으로 향하는 입구에서 글틴이 이로운 창문이 되길 바랍니다. 저 또한 성실하게 읽고 글틴 친구들이 가진 문학에 대한 열의에 누가 되지 않도록 차근차근 드릴 말씀을 생각해 보도록 할게요. 댓글을 자주 달아 주시면 일방적인 조언이나 합평이 아닌 함께 소설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고 소통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글을 게시하고 말을 기다리는 심정, 그리고 자신의 글에 대해 의견이나 감상이 달렸을 때의 설렘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학은 즐거운 게임이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밤새도록 생각을 교환할 수 있는 열린 매체에요. 문학은 정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게시판에 소설을 올리는 친구들 또한 서로의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으면 해요.

 

자주 찾을게요.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세요.

 

양선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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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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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갑습니다. 새해가 된지도 어느덧 열흘이 넘었어요. 12월 말에 A형 독감에 걸려 앓았었는데, 역시 건강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틴 친구들은 새해 계획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저는 여러가지 계획을 세웠지만 벌써 몇 개는 실패했답니다. 올해도 잘 쓰고 잘 놀고 잘 공부하는 해가 되길 바랍니다. 방학도 중간으로 접어들고 있는데 써낸 결과물은 꼭 업로드해 주시길. 독감도 조심하시길 바래요.

 

  이번에는 새로 온 회원 분들이 다양하고 이채로운 글들을 보여주었어요. 계속 활동하시던 분들 또한 언제나처럼 자신만의 스타일과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글들을 업로드해 주셨습니다. 게시판 운영과 관련한 몇 가지 사항을 말씀드릴게요.

 

  1. 이 게시판에서 월장원 심사 대상이 되는 글들은 일정한 분량이 넘은 소설들입니다. 꽁트의 경우 최소한 원고지 15매 이상, 단편소설의 경우 원고지 40매 이상이 되는 글들을 업로드해 주세요. 이 형식은 소설 편당의 완성도, 그리고 그것이 독립된 작품으로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또 작가가 자신의 문학작품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읽어내는 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퇴고 전 작품과 퇴고 후 작품을 모두 올려주시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만약 퇴고 이후 작품이 일정 상태 이상 변했다면, 이전 달에 올린 소설을 다음 달에 다시 업로드하는 것도 무방해요. 작품의 질이 퇴고 전보다 좋아졌을 경우 월장원 심사 대상에도 포함이 되며, 다시 한번 평가 및 조언을 드릴 거에요. 이 게시판의 주인은 소설을 쓰는 글틴 회원 분들입니다. 다양하게 사용해주셨으면 좋겠어요.

  3.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 게시판에 활동하며 소설을 올린 분들의 경우 보다 상세한 조언이 가능할 것 같아요. 작품 편당으로 조언을 드리는 것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여러 차례 소설을 올려주셨던 회원 분들은 이전까지 제가 보아 왔던 작품 세계와 스타일, 천착하고 있는 주제를 고려하여 더 긴밀하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주 소설을 업로드해 주시길 바래요.

 

  이번 달 총평을 말씀드릴게요.

 

  이번 달에는 유독 자극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는 소설들이 많았어요. 살인이나 죽음, 자살과도 같은 극단적인 정황은 그것 자체로 “사건”이 되며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문학은 끔찍한 사건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합니다. 죽음은 실제로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고, 우리 주변에 있는 참혹하며 설명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 언급하며 그것을 들여다보는 일, 그들을 애도하는 작업은 문학의 주된 기능 중 하나이지요. 그러나 죽음에 대해 쓰는 일은 신중함과 성실함을 요구하기도 해요. 충격적인 드라마나 감정의 단순한 분출을 위해 죽음과 살인과 같은 자극적인 정황이 소비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죽음과 살인과 같은 사건을 다룰 경우 작가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그것이 자극이나 감정을 보충하기 위한 매개로만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죽음을 응시하는 “나”의 시선과 태도는 어떤 것인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이번 달도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글이 올라왔어요. 문학은 어떤 스타일이든 허용하는 체계입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지길 희망해요.

 

  이번 달 월장원 후보를 발표하겠습니다.

 

  연진수 님의 <안녕, 좀비>는 라이트노벨적인 스타일로 사회적인 메시지를 다루고 있는 독특한 소설입니다. 상자와 슈레딩거의 비유 또한 일본 라이트노벨에 가까운 문체와 섞여 참신하게 읽혔고, 상자를 환상적으로 사용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중층해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메시지는 직접적이고 우직하며, 환상을 전개할 때는 또 능청스러워지는 전개가 좋았네요. 설정을 풀어 놓는 부분에서 다소 납득되지 않거나 장황해지는 부분이 있었고, 몇몇 에피소드나 “슈레딩거” 캐릭터가 일본 애니매이션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 상황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다음 소설이 궁금해지는 작품이에요.

  열서 님의 <고설산>은 아름다움을 찾아 고설산에 오른 인물의 하룻밤을 다룬 소설이에요. 눈의 이미지와 “그녀”와의 몽환적인 대화와 그 장면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둘러싸고 있는 “나”의 생각이 다소 관념적이고 작위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었고, 그녀의 이야기가 드러나지 않아 그녀의 죽음이 막연해 보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퇴고를 한 버전을 다시 읽고 싶은 작품입니다. 퇴고한 버전에서는 “나”나 “아름다움”에 대한 관념을 줄이고 하룻밤의 이미지에 더 천착하는 것이 어떨까요.

  비룡 님의 <존재>는 안정감과 완성도가 있는 소설이었어요. 몸이 투명해지는 환상적인 정황과 인턴 사원 간의 에피소드를 통해 사회적인 문제, 개인의 소외를 알레고리적으로 감각화한 소설입니다. 투명해지는 몸과 인물이 느끼는 신체 감각들의 서술이 인물의 내면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해요. 만일 이 소설을 확장시킬 수 있다면 “수현 씨”와의 관계나 회식 정황을 늘려서 보다 다양한 긴장감을 전달해 준다면 좋겠습니다. 추상적인 제목과 짧은 분량이 아쉬웠어요.

  필심 님의 <남겨진 사람>은 따뜻하기도, 서정적이기도, 서글프기도 한 소설입니다. 문장이 정갈하고 그 나이와 시절에 느낄 수 있는 일상적 감정이 잘 전달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짧은 분량의 꽁트보다 단편소설로 늘릴 단초가 많은 소설이에요. 미진의 소외나 세실에게 갖는 감정의 변화, 환상적 존재인 세실의 사연 같은 것들을 추가해 소설의 분량을 늘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몇몇 시적인 문장이 좋지만 아이디어 단계에 있는 소설처럼도 보인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서윤호 님의 <스트레이트>는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적 디테일과 함께 "나"와 "아버지"가 처한 서글프고 고립된 상황이 전해지는 소설입니다. 주제의식 또한 지난번 소설보다 견고해진 느낌, 이야기를 펼쳐놓는 솜씨 또한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빽빽한 문장들 때문에 가독성이 부족해 숨구멍이 필요해 보였고, 인물들 사이의 갈등이나 서사가 다 전개되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이 아쉬웠어요. 퇴고 후가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이번에는 소설이 많이 올라왔고, 월장원 후보 또한 각축전을 벌였어요. 저 또한 어떤 작품을 선정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다섯 작품 다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었어요.

  다른 소설들의 퇴고한 버전을 기다리며, 이번 월장원은 연진수 님의 <안녕, 좀비>로 정하겠습니다. 이 소설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순수문학"에 전혀 가깝지 않고(그러지 않아도 되지만요) 슈레딩거 캐릭터나 일본 애니매이션적으로 과장된 몇몇 상황, 문체가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스타일적으로 참신한 시도였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더 주었습니다. 다음 소설들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곧 다시 뵈어요. 옷 따뜻하게 여미고 다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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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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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벌써 쌀쌀한 12월이네요. 최근 롱패딩을 한 벌 샀답니다. 얼마 전에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요. 글을 쓰거나 영화를 볼 때에도 발끝이나 손가락이 시려서 걱정이에요. 그래도 겨울은 글을 쓰기에 이로운 계절입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니까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한 해 겪은 경험이나 기억들이 마음속을 향해 천천히 가라앉지요. 산만하고 바쁜 삶의 시간 때문에 잊고 있거나 무던히 넘어가던 생각들 또한 정리를 해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자신을 반추하면서 여러 가지 사유들이나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자신에 대한 앎은 타인에 대한 앎이기도 하고, 내가 소설에 쓸 인물들을 창조하는 일에 단초가 되기도 하지요.

 

이번 달 총평을 말씀드릴게요.

 

이번에도 다양한 글들이 올라왔어요. SF 소설도 있었고, 동시대적이며 자본주의적인 조건을 알레고리로 형상화한 소설도 있었습니다. 꾸준히 소설을 올렸던 분 같은 경우 점점 소설이 느는 것 같아 보기가 좋았습니다. 저는 좋은 소설을 쓰는 작가의 조건 중 하나란 디테일과 세부에 관한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문장이나 어떤 사소한 에피소드라도 무던하게 넘어가지 않고 마지막까지 들여다보는 힘이요. 그것은 재능이나 상상력보다 체력, 그리고 인내와 성실성을 요구하는 작업입니다. 몇몇 소설들의 경우 시적인 문장과 아이디어, 감수성이 좋았지만 세부나 디테일. 그리고 서브 에피소드에서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서사적 전개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경우가 있었어요. 중요하거나 중심부가 되는 장면은 충분히 강조가 되었지만, 세부의 모습이 엉성하거나 느슨하거나 생략된 채로 결말을 향해 급하게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충분히 자신의 글을 검토하고, 편리하게 넘어간 부분이 없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완성된 작품을 만드는 일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이번 달 월장원 후보를 발표하겠습니다.

 

  dxy님의 <계절에게>는 한편의 독립영화 같은 소설이었어요. 흙 냄새를 풍기는 제희, 그리고 제희를 사랑하는 나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면 단위의 에피소드들은 인물들 사이에 흐르는 감정의 기류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어요. 단점이라면 생각과 관념을 표현하는 부분들의 문체가 장식적이거나 설명적이고, 뚜렷한 사건이 없어 다소 단조로운 느낌을 준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겠네요.

  서윤호 님의 <운전의 기술>은 민식이 처한 삶의 조건을 “운전을 가르치는” 에피소드를 통해 알레고리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소설에서 의미의 밀도가 느껴졌고, 소설 또한 타이트한 내러티브로 조직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단점이라면 문장이 빽빽해 서술의 숨구멍이 부족해 보였고, 영민이란 인물이 특별한 기능을 하지 않는 점, 후반부의 시점의 활용이 다소 서툴러 보였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겠네요.

  윤별 님의 <더 레드>는 완성도 높은 SF 소설이에요. 긴 분량이고, 이 소설을 전개하면서 작가가 겪었을 노고와 사유, 치열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힘 또한 돋보였습니다. 문장 또한 공들여 쓰여진 것 같고요. 작자를 신뢰하면서 따라갈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사회적이고 비판적인 알레고리, 재밌는 설정, 시적인 문장들과 더불어 후반부에는 서스펜스와 긴장감 또한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어요. 피터라는 인물도 매력이 있었습니다.

 

이번 달 월장원은 윤별 님의 <더 레드>입니다. 다른 분들도 월장원에 손색이 없었지만, 이번 달에는 윤별 님의 소설이 압도적이었네요. 한 편의 소설을 붙잡고 끝까지 써낸다는 것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이 빛나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그럼 곧 다시 뵐게요. 감기 걸리지 말고, 몸 아프지 말고, 모쪼록 따뜻한 겨울 통과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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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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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틴에 부임한 지도 벌써 두달 째가 되었네요. 자주 글을 올려주신 분들도 있고, 드물게 올려주신 분들도 있지만 항상 재밌는 글을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11월이라 날씨가 부쩍 차가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모두 긴 겨울이 오기 전에 더 많이 돌아다니시고, 그 와중에 여러 글감을 수확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닥칠 겨울은 따뜻한 코코아나 커피, 홍차를 마시며 집에 박혀 소설을 쓰기에 좋은 계절이기도 해요. 한해 동안 축적하신 여러 경험이나 상상력들이 소설의 형태로 만개하는 겨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달 총평을 말씀드릴게요.

 

이번 달은 유독 재밌는 글들이 많았어요. 꿈을 전달하는 글, 하룻밤의 소동을 전달하는 글, 신화를 중심으로 그것을 다시 쓴 소설 또한 있었습니다. 글틴 친구들이 여러가지 시도를 하는 것 같아 저 또한 보기가 좋았어요. 소설은 보통 꽁트, 단편, 중편, 장편으로 나뉘어져요. 여러분이 많이 쓰는 원고지 20매 이하의 소설은 대개 "꽁트"에 속합니다. 꽁트는 짧은 분량이니만큼 그 형식에 맞는 이야기가 있어요. 많은 이야기를 평면적으로 축약하거나 인물의 삶을 짧은 분량에 단순하고 피상적으로 다룬다면 좋은 꽁트가 될 수 없습니다. 단편으로 쓰면 더 좋을 이야기를 꽁트라는 짧은 형식에 욱여넣기보단, 꽁트라는 형식에 맞는 이야기를 찾아내는 게 더 좋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또한 많은 글들이 주인물이 누구인지 모호한 경우가 많았어요. 여러 인물들을 만들고 난 뒤 다루고 싶은 주인물을 상정해 그 주인물의 내면에 깊이 있게 천착하는 것이 좋은 소설의 조건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이번 달엔 총 10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우선 고등부 월장원 후보를 우선 발표할게요.

정훈 님의 <잊혀진 화초>는 담백하게 인물의 내면과 인물이 속한 환경, 그리고 인물이 시달리는 절망을 진술하는 문체가 인상적인 글이었습니다. 농촌 마을의 기억과 현재 인물이 속해 있는 자본주의적 환경의 대비 또한 알레고리적으로 읽혔어요. 그러나 좋은 주제와 문체에 비해 사건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소설적 개연성을 충분히 쌓아가지 못한 점 등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빛낢 님의 <씻김굿>은 천씨 할머니의 양옥집을 중심으로 할머니의 상처와 체험을 복원하려는 시도처럼 읽혔습니다. 현재와 과거가 풍경 속에서 뒤섞이고, 천씨 할머니의 고통스러운 기억, 시적이고 환영적인 과거의 이미지들이 퇴락한 마을에서 너울처럼 흔들리고 있는 느낌이 좋았어요. 다소 빽빽한 묘사적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을 더듬으며 풍경을 따라가면 그만큼 아름답고 서글픈 감정을 전해주는 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번 주 월장원은 빛낢 님의 <씻김굿>입니다. 두 소설 다 좋은 소설이었지만 빛낢 님의 소설은 문학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더 담담하고 끈질긴 태도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중등부 월장원 후보는 충분히 많은 글이 올라오지 않아 다음 달로 미루겠습니다.  다음 달에 올려주실 글들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곧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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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월장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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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싸늘해져 성큼 다가온 겨울을 느낄 수 있는 날씨에요. 더위 때문에 뒤척였던 시간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를 만큼 외투가 필요한 시기가 되었네요. 한달 동안 글틴 친구들의 글을 읽었고, 참 좋았습니다. 다들 글을 참 잘 쓴다는 생각을 했어요. 문학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들로 가득한 글도 있었고, 순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한 글, 내면을 성실하게 표현해보려고 노력한 글, 재밌는 아이디로 쓰여진 글도 있었어요. 9월에는 총 12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틴 친구들의 다양한 개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읽으며 내내 흐뭇했습니다.

 

이번 달에 올라온 글들의 총평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쩐지 극단적인 사건이나 드라마틱한 사건, 그리고 신파적인 사건을 플롯의 중추로 삼는 글이 많았습니다. 이런 글들의 경우 이미 익숙한 보편적인 감정에 의해 작동하거나, 아니면 극단적인 사건의 자극성 자체를 통해 작동되는 경우가 많아요. 전자의 경우 인물의 감정이나 내용의 개성을 확보하기가 힘들고, 후자의 경우엔 글이 가지고 있는 고유하고 좋은 감수성이 자극적인 사건들에 의해 훼손되거나 뭉개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셨음 좋겠어요. 또 자극적인 사건의 경우 개연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을 때 소설의 치명적인 단점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소설은 크고 드라마틱한 사건에 의해 힘을 얻는다기 보단 지금 여기의 세계를 관찰하고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작가의 문장, 시선, 관점에 의해 힘을 얻는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그럼 고등부 월장원 후보를 발표할게요.

 

토호루 님의 <피타고라스의 기억법>은 트라우마와 그것이 인물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끝까지 사유해보려는 작가의 의지가 느껴지는 소설이었어요. 마지막에 이르면 그 의지가 글쓰기에 대한 욕망으로 수렴되면서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단점이라면 관념적인 문체와 다소 감정이 과잉된 부분들, 그리고 그러한 문체에 비해 사건과 묘사가 적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여전사 캣츠걸 님의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는 2인칭 인물을 통해 시간의 변화를 포착하는 시적 문장, 참새 에피소드, 그리고 리듬감 있는 반복 화법들을 통해 도희,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인물의 심경을 포착한 글입니다. 섬세한 감각이 인상적이었어요. 단점은 참새를 펄펄 끓는 물 속으로 넣고 뚜껑을 닫는다는 극단적인 행동이 온전히 설득되지 않았고, 문장들이 에피소드 중심이 아니고 회고적으로 쓰여져 있어 사건의 전개가 빠르고 성긴 점, 도희와의 관계가 신파적인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번주 장원은 여전사 캣츠걸 님의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입니다. 두 분의 소설은 비슷하게 잘 쓰여진 소설이니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만 캣츠걸 님의 소설이 훨씬 마음에 차분하게 와 닿았다는 게 솔직한 술회입니다. 토호루 님의 소설도 다시 기다리고  있을게요.

중등부 월장원은 충분히 많은 글이 올라오지 않아 다음 주로 넘기겠습니다.

 

모두 겨울 준비 잘 하시고, 댓글에서 언제나 뵐게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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