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변신'을 통해서 본 가정의 의미

   가정이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겠지만, 가브리엘 마르셀(Gabriel Marcel, 1889~1973)이라는 프랑스 철학자는 가정을 ‘존재의 의미가 드러나는 장소’로서 파악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가정이란 사람이 그의 ‘어떠어떠함’ 곧 외모나 성격, 재능 또는 재산 등등 때문에 인정받고 사랑받는 장소가 아니라, 그의 존재 곧 ‘있음’ 그 자체로 인정받고 사랑받는 장소라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못생겼거나, 성격이 사교적이지 못하고, 게다가 특별한 재능이나 재산마저 없다고 한다면, 그는 가정 밖 사회에서는 인정받거나 사랑받기가 어렵지요. 하지만 가정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말입니다. 가정이란 가족 중 그 누가 설령 못생겼다고 해도, 또는 성격이 사교적이지 못하고 해도, 특별한 재능이나 재산이 없다고[…]

카프카의 '변신'을 통해서 본 가정의 의미
/ 2005-05-21
훈장 (1) 영감땡감

1. 영감땡감  영감땡감이 그예 또 삐친 것 같다. 하고 앉아 있는 꼬락서니가 벌써 딱 나 삐쳤소 이다. 눈꽁댕이가 하늘로 달아 매지려 한다. 애가 그러면 귀엽기나 하지, 이건 볼 만도 안 하다. 살집이라곤 하나 없는 버석한 얼굴에, 머리는 어쩌자고 저렇게 싹둑거려 놨는지, 어떤 이발소인지 가위질 한번 원 없이 해 놨다. 사람을 얼마나 허술하게 봤으면 저래 놨을까. 사람은 우선 허우대가 멀쩡해야 어딜 가도 대접을 받는 것을.  당장 영감땡감만 봐도 그렇다. 두어 달 시난고난 앓고 나더니 순식간에 영감땡감이 되어버렸다. 이제 겨우 육십 줄 넘어선 사람을 환갑 진갑 다 쇤 칠십 노인으로 본다. 그전에야 어디[…]

훈장 (1) 영감땡감
신용목 / 2005-05-20